여행을 떠날 때마다 나는 어떤아름다움과 더불어 마음에 화평을 가져다주는 자연을 기대하곤 한다. 그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가슴 찡한 감동을 안겨줄 풍경을 기대한다. 그런 여행이야말로 매일 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달래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끌벅적한 해수욕장과 여름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찾아간신두리의 겨울은 차분하고 명상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겨울바다의 진수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는 아스라이 해안 사구가 펼쳐져 있고 짠 냄새 섞인 파도 비린내가 상쾌하게 머릿속을 파고든다. 쓸쓸한 수평선과 바다 냄새. 아, 이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충분했다. 이처럼 위대한 바다 앞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까 싶다. 쏴-아 쏴-아 파도소리만이 인적이 없는 겨울바다를 위로하고 있다. 파도소리에 이끌려 해변으로 들어선다. 하얗게 펼쳐진 백사장을 밟는다. 발 밑에선 뽀드득 뽀드득 모래가 밟히는 소리가 들린다. 아름답다! 해변에 홀로 선 나에게 이미 언어란 형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가슴은 쉴 사이 없이 고동치고 울렁이고 떠들어댄다. 문득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뜬금 없이 언제부터
2010-12-20 08:11지난 12월 5일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을 출발해 독수리바위, 팔각정(378m), 작두산(430m), 문의 소재지를 돌아보는 원점회귀 답사를 다녀왔다. 작두산 능선은 높이에 비해 산행코스가 아기자기하고, 대청호를 끼고 있는 독특한 산세와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청주와 대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초입에서 대청댐 수몰지역의 문화재를 보존한 문의문화재단지를 만나고 명현을 많이 배출한 충효의 고장 문의 소재지가 600여m 거리에 있어 문화탐방을 하기에도 좋다. 문의수몰유래비가 있는 주차장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정자가 작두산 능선에 세워진 팔각정이고 오른편 화장실 뒤편으로 보이는 산봉우리가 양성산이다. 가파른 산길을 40여분 오르면 정상으로 가는 능선과 이어지는데 이곳부터 남쪽으로 대청호가 나타나고 양성산 등산의 백미인 독수리바위를 만난다.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독수리바위 뒤편으로 팔각정 정자가 보인다. 독수리바위에서 팔각정까지는 비교적 평탄하고 전망이 좋은 능선이 이어진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팔각정에 오르면 청원군청소년수련관,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 도원리와 두모리의 농촌풍경, 작두산과 양성산, 문의 소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팔각정 아래에…
2010-12-10 12:3111월 21일,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낙안읍성 민속마을로 생태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청주삼백리가 진행한 이번 행사는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의 생태보존과 청주의 사라진 문화재 복원방법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계획되었다. 이른 시간이었고 날씨마저 추웠지만 45인승 관광버스를 가득 채우는 뜨거운 열정으로 7시 15분경 흥덕구청 앞을 출발했다. 처음만나 서먹서먹하거나 얼굴과 이름만 알뿐 대화를 나누지 못한 사람들을 고려하여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가 개인별로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면면이 말을 앞세우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라 충북을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부터 사창동의 진범령 어른과 초등학생인 명종이 형제까지 참석한 사람들이 다양하다. 부지런히 달리던 관광버스가 잠시 덕유산 휴게소에 들렀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1시간 30여분이면 이렇게 먼 곳에 와있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 이곳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인 '창조의 빛'이 하늘을 향해 비상한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창조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본다. 차가 다시 출발하자 무
2010-12-01 10:20가을의 주인공 단풍. 추운 바람이 불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오색빛깔로 온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멋진 풍경이 유혹하는 창밖으로 자주 눈길을 보내고, 마음이 들떠 일손이 잡히지 않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이맘때면 유명한 산과 관광지는 자연과 벗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도로에 늘어선 차량과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이 즐거워야 할 단풍 길을 고생길로 만드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꼭 멀리 나가야 멋진 풍경을 만나는 것도 아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단풍물결이 산과 들을 지나 시멘트 문화로 삭막해진 도회지를 알록달록 단풍세상으로 만든다. 찬바람이 겨울을 재촉하는 계절에 차량과 사람에 시달리지 않고 도심에서 단풍을 즐겨보자. 그런 곳이 바로 인천대공원 안에 있는 인천수목원이다. 인천수목원은 도서해안과 육상의 주요 식물종을 수집ㆍ전시ㆍ보전ㆍ연구하고, 도시녹화의 다양한 정보는 물론 사람들에게 휴식과 자연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테마식물원지구, 희귀자생ㆍ비교식물원지구, 도시녹화식물원지구의 40개 전시원이 수목원을 구성한다. 1월 19일부터 12월 말까지 수목원의 자연ㆍ탐방ㆍ특강교실이 다양하게 진행된다. 사이트에서 사전예약하면 말린꽃을 이용해 책갈피를 만드는 꽃누르미교
2010-11-29 09:53인천중앙도서관(관장 최종설)에서는 2010년 한 해 동안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평생학습의 결과물을 전시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2010 평생학습 작품전시회'를 개최,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작품전시회는 새롭게 단장한 중앙갤러리에서 지난 16일 부터 한문서예와 한글서예의 수강생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23일(화)에는 동양화, 30일(화)은 문인화와 POP 그리고 12월 7일(화)에는 포커스 수강생들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전시한다. 도서관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순수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수강생들에게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갖게 하여 평생학습에 대한 열의를 북돋아주며, 도서관에서는 지역사회에 평생학습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11-24 16:08책 속에서 만나는 위대한 스승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독서에도 통합니다.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이 다른 책을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해서 새로운 책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친구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내 아이를 책의 바다로 이끄는 법이 그런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세 살자녀부터사춘기 자녀에 이르기 까지 책과 벗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책을 안내해 줍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도 매우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고맙습니다, 선생님은 책 속의 책으로 새롭게 다가온 책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의 필독서로 정해준 책이지만 아이들 책이라고 생각하여 내가 직접 읽지는 않았던 책입니다. 창작동화로 알았던 책이었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라는 소개가 마음을 끌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트리샤는 곧 이 책의 작가인 패트리샤 폴라코입니다. 그녀는 1944년 미시간에서 태어나 예술학박사(미술학)이기도 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남편과 함께 오클랜드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 책을 낸 작가입니다. 보바아저씨의 나무 어떤 생일 할머니의 조각보 선생님, 우리 선생님 바바야가 할머니 등을 통해 그녀의 가족사를…
2010-11-22 16:24청주토요산악회원들이 10월 23, 24일 홍도와 흑산도로 특별산행을 다녀왔다. 용암동에서 출발한 관광버스는 분평동을 거쳐 최종 집결지인 청주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체육관 앞은 주차할 곳이 없을 만큼 관광차들로 붐벼 바로 옆 공설운동장에서 회원들을 만난 후 8시 10분경 청주를 출발했다. 청주의 관문에 세워진 주상복합건물 지웰시티를 지날 때는 이른 아침이었지만 완연한 가을 날씨를 만들어 놓은 하늘이 잘 다녀오라고 환송했다. 도로와 교통이 급속히 발달해도 청주에서 목포까지는 4시간여 거리라 멀다. "일어나유. 잠깐 셨다가유." 친목회총무의 우스갯소리를 들으며 벌곡, 함양휴게소에서 휴식도 했다. 수확을 끝낸 논에 볏짚을 말아놓은 덩어리들이 알록달록 새로운 풍경을 만드는데 하늘은 남쪽으로 내려가며 점점 흐려진다. 목포를 상징하는 유달산이 차창 밖으로 나타나자 바다 냄새가 몰려온다. 점심을 먹고 현대식 건물인 연안여객선터미널로 갔다. 다도해 관광의 미래 비전과 역사, 문화를 전시한 해양관광홍보관을 구경하고 1시 20분에 홍도를 향해 출항하는 쾌속선에 올랐다. 노래에도 나와 있듯 목포는 항구도시라 오가는 배들이 많다. 쾌속선 승무원은 300억 원을 호가하는 쾌속선 12
2010-11-20 09:37책 읽는 데 취미가 있는 데다교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동화책을 자주 접하게 된다. '창비어린이' 출판사에서 개최한 '제3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부문 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세간의 조명을 적지 않게 받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뭐랄까,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어 몇 글자 끼적거려 본다. 비교적 풍요롭게 살던 한 가정,가장인 아빠가 실직을 하게 된다. 아빠는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을 목적으로, 또 한편으로는평생의 소원이었던 목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뉴질랜드로 떠나고, 엄마는 힘든 카피라이터 일을 하면서 두 아이를 떠맡는다. 아쉬움 없이 살던 가족들은 졸지에 반지하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엄마와 함께 이 미련조차 없을 것 같은 땅에 남은 두 아이들은 순박한 동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은 그런 상황,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붙들어 준 건 사실 열심히 살려는 엄마의 의지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자기들 내면에서 우러난 현실 자각 능력 역시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맘때면 누구나 그랬듯이, 또래 친구들에게서 느끼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무엇보다도 큰 역할을 했고, 전혀 대도시라는 주변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전
2010-11-14 15:36SBS드라마스페셜 ‘대물’이 시끄럽다. 그도 그럴 것이 ‘대물’은 26.3%로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며 ‘뜨고’ 있는 중이다. “‘여성대통령 드라마’ 관전법” 같은 칼럼 등 일간신문들이 앞다퉈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있기도 하다. 원칙적으로 한창 방송중인 드라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종영까지 기다릴 수 없게된 이유이다. 논란의 한가운데엔 ‘여성 대통령’이 있다. 작가와 PD교체 등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위기다. 여야 정치권 반응도 제각각이다. 특히 민주당은 ‘박근혜 띄우기’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내 친이계 또한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불편한 심기가 완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웅 SBS드라마 국장은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봐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드라마로만 보더라도 ‘대물’에는 두 가지 문제가 엄존한다. 이제 4분의 1쯤 나간 초반 전개이니 속단할 수는 없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캐릭터의 희화화다. 희화성을 기반으로 하는 시트콤이 아닌데도 ‘대물’에는 웃기지 않는 등장인물이 거의 없다. 대통령(이순재)에서부터 지청장(이재용), 하도야 검사(권상우), 그리고 많은 국회의원들까지 딱딱하거나 엄격한…
2010-11-10 10:08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아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가을이 끝난다. 내장산에는 단풍놀이 인파가 10만명이 몰렸다는 뉴스도 들린다. 그렇다고 거기까지는갈 수 없고 토요일 오후가까이 있는 광교 저수지(수원소재)를 찾았다. 광교저수지는 1943년 완공되었는데 1953년부터는 수원시민의 상수도원으로 비상시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몇 년전까지는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였으나 지금은 수변산책로가 개방되어 수원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수원시에서는 산책로를 정비하고 곳곳에 안전시설을 설치하였고 벤치등 휴식공간도 마련하였다. 노약자의 경우, 광교산 등반은 약간의 무리가 따르지만 광교저수지 산책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체력을 단련하면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과 그 단풍이 수면에 비친 모습은 가히 절경이다. 저수지와 광교산 사이의 산책로는 곳곳이 단풍터널을 이루고 있어 가족단위로 가을 단풍 놀이를만끽할 수 있다. 당단풍 나무의 붉은 단풍잎은 얼마나 붉은 지 그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얼굴까지 붉게 물들게 한다. 붉은 색만 단풍이 아니다. 생강나무의 노란 잎은 정겹기만 하다. 수변 산책로를 1시간 정도 걸으면서광교 저수지의 가
2010-11-08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