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꽉 막혀 있다. 사회양극화와 정체성 혼란으로 다 막혀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물론 교육계도 예외일 수 없다. 교권이 실추되면서 갈수록 교사들이 설 자리가 없다. 몇 년 전 워크숍(Workshop)에서 장관(長官)을 지낸 분의 학창시절얘기를 인상 깊게 들은 적이 있다.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짓던 장관의 아버지는 배움이 부족한 전형적인 농사꾼이었다. 하지만 매년 논에서 첫 수확한 벼를 정미소에서 찧어 어린 아들을 앞세우고 아버지께서 직접 담임선생님 댁에 갖다드렸다고 한다. 장관은 세월이 지난 후 아버지의 깊은 속뜻을 이해할 수 있었고 오늘날 자신의 성공에 있어서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생각은 단순히 아들만의 선생님이 아니라, 아버지도 존경하고 따라야 할 사회적 스승이라는 인식을 가르쳐 주었으며 매번 선생님을 찾을 때마다 아들의 교육문제를 상담함으로써 아들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집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타일렀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교육에 대한 인식도 다양화된 요즘 세태에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그런 인식을 요구하고 본받으라고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실추된 교사의 권위를 학부모와 학생들의…
2008-07-14 11:23영재교육이 정규교육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재교육의 대상자는 영재이고 목적은 이들이 보여주는 뛰어난 잠재력의 계발이다. 영재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5·31 교육개혁위원회의 대통령보고서(1995)는 그 제공 방법으로서 크게 두 가지를 제안한 바 있다. 하나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의 시행이며 또 하나는 별도 영재교육기관에서의 제공이다.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동법에 근거해 2003년부터 공교육의 일환으로 시작한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그동안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을 통하여 학교교육과정과 상관없이 제공함으로써 주로 후자의 방법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다양성과 개인차를 인정하기 보다는 모두가 똑같기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정규 수업시간에 드러내 놓고 제공하는 것보단 따로 조용히 제공하는 것이 보다 손쉬운 방법이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제 5년이 지난 지금 학교교육과 유리된 영재교육의 제공 방법을 재점검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 개인의 가치는 모두 똑같지만 그 능력과 흥미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영재교육이 다시 출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그러한 차이
2008-07-14 11:21오는 7월 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왠지 불안하다.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우리나라 정치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교육감 선거가 말썽 많은 간접선거에서 주민 직접선거로 바뀐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좌익의 정치적 책략과 음모가 숨어있어 경계를 요한다. 2010년에는 전국의 교육감 선거가 시·도지사, 시·군·구청장, 광역의회, 기초의회, 교육의원선거와 함께 일제히 실시되는데다가 선거 당일은 공휴일이고, 정당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 것이나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1년 10개월의 임기로 보궐선거처럼 치러지고 공휴일도 아닌 여름휴가철이어서 투표율이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선거 판세는 전교조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전교조를 지지하는 좌익은 비록 소수이지만 투표장으로 달려갈 것이고, 그렇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은 기권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 전교조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왜곡된 촛불민심을 살려보겠다는 허망한 꿈을 꾸고 있다. 전교조는 자체 후보자를 내지 않고 어느 대학교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참교육학부모회, 민교협, 민변 등 좌파 시민단체가 가세하고, 민노총, 민노당…
2008-07-14 11:19연일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는 놀라우리만큼 많은 수의 군중이 모여 정부의 쇠고기 협상 잘못을 질타하였고 급기야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와 함께 대폭의 인적 쇄신을 단행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학자는 이를 인터넷 포퓰리즘의 승리로 명명하기도 하였다.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과 참여정신이 갖는 막강한 힘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이를 촛불문화제로 명명한 것은 일면 아름답고 참신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필자가 목격한 어느 집회의 모습은 촛불집회의 또 다른 일면으로 상식적인 이해가 어려웠고 교육자의 시각으로 보면 황당한 느낌마저 감출 수가 없었다. 다수의 고교생들이 연단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붓고 심지어 듣기 거북한 쌍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학생들의 발언이 끝나면 많은 군중이 촛불을 흔들면서 환호성을 지른다. 이에 고무된 학생들은 너도 나도 단위에 올라 비슷한 발언을 계속했다. 소위 ‘문화제’가 이런 것일까? 아직 정치적 사고나 판단력이 미성숙한 상태에 있는 청소년들을 이렇게 방임해서는 아니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놀라움과 걱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청소년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쟁점으로부터는 얼마간 떨어져 있어야 옳다
2008-07-07 10:44국가가수립하고 집행하는 정책 중 가장 난해한 정책 중의 하나가 교육정책이다. 2008년도에 시행할 교육정책 관련 주요과제는 100개가 넘으며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교원정책 개선방안,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운영,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사업,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 나아가서는 학생건강증진 내실화에까지 이른다. 다양한 교육정책과 관련된 대상은 직접적으로 학생과 교사가 될 수 있으며 간접적으로라도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서는 국민 모두와 관련된다. 모든 국민은 거주지역이 다르며 직업이 다르고 계층이 다양하며 소속된 집단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목적이 무엇인지, 긍정적 효과는 무엇이며 부정적 결과는 무엇인지, 나타나는 현상과 국가의 장래에 미칠 잠재적 영향은 무엇인지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특히 특정 집단이나 계층에 완강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정책을 수립할 경우는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 당·정·청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립적으로 역할을 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야 한다. 어려운 정책일수
2008-07-07 10:42우리 학교는 매년 6월이 되면 전교생이 참여하여 노래솜씨를 자랑하는 합창대회가 열린다. 그 덕에 5월초부터는 각 교실에서 들리는 고운 합창연습소리를 들을 수 있다. 때로는 말다툼이 생기기도 하지만 한 달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방법을 배우며 한마음으로 뭉쳐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올해는 특별히 개교 30주년을 맞아 아버지합창단과 교사합창단을 창단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평소에 자신감이 없던 사랑하는 딸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참여했다는 아버지부터 가족들의 성화에 마지못해 참가한 아버지들은 직장에 있을 때도 연습시간이 기다려지고, 소풍가는 기분으로 학교에 온다고 했다. 퇴근 후 한 달 동안 매주 학교에 나와 열정적으로 연습하는 동안, 가족들에게 예전보다 더 큰 사랑과 대접을 받게 되었다고 자랑하는 분도 있었다. 드디어 합창대회 날. 학생들의 ‘아빠, 힘내세요’ 노래 소리에 맞춰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무대 위로 입장한 아버지들은 귀여운 율동과 함께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와 ‘희망사항’을 부르며 멋진 무대를 연출했다. 그 순간 무대 위에 계신 아버지는 누구의 아버지가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아버지였고, 아버지들에게는 전
2008-06-30 11:47현 정부의 교육공약 중 하나인 한국형 마이스터고의 도입 육성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13일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문계고 702개 중에서 50개교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하여 한 학교에 25억씩 1250억을 투자한다고 한다. 그 동안 대부분의 전문계고가 재학생 수 감소와 대학진학 선호현상 등으로 산업기능인력을 양성하여 배출하는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지원 정책이다. 그러나 학생의 특기․적성을 살려서 특화된 분야의 ‘영 마이스터’(Young Meister)로 육성한다는 한국형 마이스터고가 성공한다고 믿는 전문계고의 교사들과 관련분야의 전문가가 과연 몇 분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특성화고 정책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성화고로 선정된 학교가 신입생 조기선발과 예산 지원 등의 특혜를 받은 것과 달리 나머지 학교는 상실감과 보이지 않는 열등감에 빠져있다. 신입생 모집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학급수를 줄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특성화고 신청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마이스터고 50개교 선정은 또 하나의 옥상옥으로 전문계고의…
2008-06-30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