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다는 것,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배울 것이 없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배움을 포기한 사람은 늙었다는 표시이다. 죽음을 바로 앞 둔 사람은 배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성장하고 향상하는 사람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우리 학교 학사력 오른쪽 상단에 있는 문구다.한국교육신문 '자발적 배움은 위대한 일인데'라는 기사의 일부분이다. 이것이 어떻게 학사력에 들어갔을까? 교장의 지시사항? 아니다. 담당교사가 알아서 자발적으로 넣은 것이다. 전임지 학사력 견본을 보더니 권학(勸學) 문구를 찾은 것이다. 전임지 학사력은 논어 문구다. 얼마 전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뜻 깊은 작은 연수가 있었다. 담당 장학괸이 연수 자료도 두툼히 만들었는데 자료명이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 지도자 과정 수료자를 위한 추수지도 및 협의회 자료'다. 도대체 이게 무엇일까? 평범한 연수 자료다. 그러나 여기 모인 사람들, 자부심이 대단한 분들이다. 우리는 흔히 교직에서의 최고 연수로 교장자격연수를 꼽는다. 학교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필수 코스다. 여기를 수료하면 학교라는 기관의 장이 된다. 학교에서 최고 의사 결정권자다. 그러다 보니 자칫 자만에 빠질…
2014-02-24 12:52지난2월 21일 광주교육대(총장 이정선) 풍향문화관에서 재학생을 비롯해 석사과정 및 학부과정 졸업생, 학부모, 교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학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이 있었다. 이날 광주교대는 2013학년도 학위 수여식을 통해 학사 424명, 석사 75명 등 총 49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수상에는 총장상인 우등상 12명을 비롯해 공로상 3명, 동문회장상 1명, 한국교총· 광주교총회장상 2명 등 총 18명이 상장을 수여받았다. 많은 학부 졸업생 424명이 4년 후에는 유능한 교육자가 되겠노라 결정하여 교대를 선택하였을 것임에 틀림없다. 첫 출발하는 이들이 모두 성공하여 행복한 삶으로 막을 내리길 기대한다. 그러나 가끔 교직에서 일하다 보면 '본래 내가 왜 교육자가 되고자 했던가'를 잊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때로는 절망에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교육현장에서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도중에 스스로 퇴직을 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어쩔 수 없이 교육현장을 떠나야 하는 사연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처음에는 희망을 안고 교실에 들어섰지만 가르치는 일에 실망을 하게 되고 도망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
2014-02-24 12:52우리 학생들이 읽어야 필독도서나 권장도서를 읽고 나면 한결같이 우울하다. 마음 썩 좋지 못하다. 안타깝다. 너무 가난한 환경에서 생활했을 때 썼던 소설이라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이런 소설들을 읽으면서 학생들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낙심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들까봐 걱정도 된다. 한과 울음과 슬픔과 고독과 괴로움 속에서 생활하면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건강까지 잃을 수 있다. 어떤 소설 속에서도 늘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밝고 건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의 소설이 주는 교훈이 있다. 불행한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았다는 점이다. 옥희의 어머니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을 잃었다. 이런 불운을 당하면 삶을 포기할 수도 있다. 딸 ‘옥희’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돌아갔다. 그래도 낙심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딸을 낳았고 딸을 자기의 힘으로 키워나갔다.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를 하숙생으로 받아들여 생활비를 보태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의 바느질을 해서 청어도 사고 달걀도 사고 옥희의 사탕도 사주고 이렇게 살았다. 우리는 주위의 환경이 좋지 못하면 좌절하기…
2014-02-24 12:49지난 주 우리 학교 졸업식에서 여러 학생들에게 상당액의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졸업식을 마치고 나오는 한 학생이 '나도 공부 좀 할 걸'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상당한 액수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조금은 부러웠던 것 같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삶의 한 단계를 마치고 나면 보람된 일도 있지만 후회가 되는 일도 적지 않다. 학생의 세계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10년 넘게 운전대를 잡고 살아 온 조카에게 주5일 근무나 하루 8시간 노동은 여전히 남의 얘기다. 정해진 월급을 받는 일이 아니기에 먹고 살 만큼 벌려면 언제나 ‘자발적인 과잉 노동’을 해야 한다. “나도 퇴근 시간이란 게 있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쉰다. 그러더니 “할머니가 공부하라고 할 때 공부 좀 할 걸” 하면서 껄껄 웃음으로 넘기는 것이다. 이런 후회는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후회다. 남녀노소 누구나 나이 든 사람에게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뭐냐고 물으면 “공부 좀 할 걸”이라고 한다. 한국사회처럼 사회 구성원이 열심히 공부하는 사회도 드물다. 그래서 자신이 나이들어 느끼는 것은 모두들 공부 안 한 후회를 한다. 그리고 과잉 노동과 저임금을 받는 것에 대하여 공부 안
2014-02-24 12:48우리 모두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개의 큰 바퀴가 달린 자동차를 타고 여행한다. 내가 어렸을 때에도 자본주의 사회였으나 대부분이 먹을 것도 해결하지 못했던 빈곤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도 국가는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가난하게 사는 나라들이 많다. 이처럼 한 나라의 부는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 창업자 잉바르 캄브라드는 어지간한 거리는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고 업무를 추진하며, 독일 할인업체 메트로의 회장인 오토 바이스하임 역시 억만장자이지만 폐지를 잘라 메모지를 썼다고 한다. 필자가 80년대 후반 일본 대학에 유학을 할 때 지금의 우리 나라 신문에 광고지가 끼워진 것처럼 광고지가 많았다. 그러나 그때 저택을 가진 일본인 가정에서도 광고지를 잘라 메모 용지로 활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 광고지를 메모지로 쓰는 사람을 아직 보기가 어렵다. 무조건 아끼고 절약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이 가진 돈의 크기에 상관없이 돈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하지만 누구나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2014-02-20 14:19학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 교장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가? 교장은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그냥 결재 올라온 것 승인만 하면 된다고? 그게 교사들이 원하고 교사들을위하는 것이라고?담당자가 하자는대로 하는 것이 편하다고? 그렇다면 교육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 학교,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마다 '반갑다, 친구야!' 공연이 중앙현관에서 펼쳐진다. 학생 자치문화 형성도 되고 학생들이 끼를 펼치는 것이다. 노래와 연주, 춤 등이 펼쳐지는데 재학생들의 관심도, 호응도가 높다.언제 무대에 서서 주인공이 되어 보는가? 자기 재능을 타인에게 보여준다는 것, 소중한 무대체험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이동식 앰프가 수명이 다 되었다. 성능이 좋지 않다. 스피커도 찢어졌다. 새로운 앰프가 필요하다. 기안 하나가 올라왔다. 앰프와 스피커 일체형인데 2백30만원이다. 현재 앰프와 비슷한데 꽤 비싸다.우리 학교 방송실 관리업체에서 추천한 것이란다. 교장이 생각한 공연용 앰프와 스피커가아니다. 담당자에게무대용 앰프와 스피커 의견을 제시하니 담당자가 말한다. 앰프에 대하여 잘 모르니 그렇다면학교가 원하는 것을 거래업체 맡겨 장비 설치까지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사후서비스도 되니 좋
2014-02-20 14:15햇수로 어느덧 32년째다. 30년 넘게 교직에 있으면서 필자가 주로 해온 일은 학생들 문예지도이다. 학교신문이라든가 교지 또는 문집제작 지도 역시 필자가 정규수업외 끊임없이 해온 일이다. 그야말로 눈썹 휘날리게 그런 일들을 해오면서 나름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가져왔기에 즐겁고, 신났다. 그러나 필자는 이제 문예지도를 그만둘까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가령 교내백일장에서 제법 쓴 학생이 있다. 그걸 다듬어 교외 공모전에 응모했다. 그리고 무슨무슨 상을 받았다. 수상 학생은 계속 글을 써야 맞는데, 그게 아니다. 그걸로 끝인 학생들을 여럿 보다보니 절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열심히 글을 쓰려는 게 학생인가, 나인가? 꾸준히 글쓰는 학생들이라해도 문제가 있다. 예컨대 학생의 초록 원고를 여러 번 첨삭 지도해 전국 공모전에 응모했다. 수상 가능성이 보였는데, 뜻밖에도 1등상을 받았다. 그런데 학생은 스스로 잘 써 받은 것으로만 안다. 그 부모는 더 심하다. 자식이 잘나 엄청 큰 상을 받은 것으로 알기 일쑤다. 필자는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을 거액의 상금과 함께 1등상을 받게 문예지도했지만, 어떤 부모로부터도 감사하단 전화를
2014-02-19 11:44'젊은 인력 해외건설 기피' 보도 소식을 접하고 우리 민족의특성인 도전과 개척정신,계속 이어져야 국가 융성의 길로 접어 들 수 있다. 학교교육, 가정교육, 직장교육을 통하여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이것이 새로운 교육의 과제로 등장하였다. 국가적 과제라 해도 맞는 말이다. 최근 보도된 소식을 보고 교육자로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중동 가라면 사표” 젊은 인력 해외건설 기피...“위험하고 힘들다” 기피… 퇴직자 재고용 파견 고육책. 최근 보도된 ○○일보의 기사 제목이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제2의 중동 특수가 불어야 될 형편인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인력파견에 있어 어려움이 처해 있다는 소식이다. 1980년이니34년 전 필자의 기억이다. 초등학교 담임 시절인데 학부모 중 중동 건설 인력으로 나간 사람이 한 반에 한 두명 정도 있었다. 그들은 '잘 살아 보자'는 일념하에 외화획득을 위하여 열사의 나라에 기꺼이 간 것이다. 하는 일이 힘들고 어렵다고? 그 당시 중동 건설은개인은 물론 국가 경제발전의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복지의 맛을 보면 사람이 변하는가?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 3D업종에 종사하기를 꺼린다. 실업자가 되고
2014-02-17 10:21소연아, 먼저 너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3년 동안 넌 광양여중에서 큰 변화를 이룬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학업을 마치기까지 정말 고생이 많았었지? 우리 학교 본관에 엘리베이터는 있었지만 체육관을 드나들기는 너무 힘들었었지? 어른들은 젊은 청년들과 얘기할 때 흔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하지만 막상 고생을 하는 당사자들은 어떠한 말로서도 위로받을 수 없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넌 졸업식장에서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졸업식에 참가한 학부모님들에게 보여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 왔다. 특별히 넌 독서를 많이 하였고, 지역의 독서 및 글쓰기 분야에서 상을 휩쓸었고, 신문 읽기를 많이 하여 너의 친구들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공부를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 시절은 기초를 닦는 시기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공부를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내가 아는 연출가요 작가인 이윤택 선생이 한 말이 기억난다. 그는 "시적, 연극적 상상력의 발원지는 '삼국유사'로 그만큼 '삼국유사' 가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감히 이 책을 한국인들에게 제1의…
2014-02-17 10:212월이 되면 무엇이 생각날까? 일선 교사들에게는 교육과정의 마무리라는 생각보다는 어디를 가게 될까? 아니면 어떤 학교로 가게 될까 등 인사가 핫이슈다. 이처럼 2월의 인사는 겨울철의 냉풍을 열풍으로 바꾸어 놓는다. 인사철이라 유난히 꽃바구니며 화분이며 떡이며 참으로 푸짐한 달이다. 승진을 위해 보내는 축하 화분과 꽃바구니, 다른 곳으로 임용되었다고 상조회에서 마련한 떡. 참으로 인정 넘치는 한국인의 푸짐한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 건너편 야산에는 하얀 눈이 온 산을 수놓아 2월을 마치 축복의 설국달로 만들어 내고 있는 듯하다. 차거움과 따뜻함의 조화, 검은 것과 흰 것의 대조가 주는 갈등의 진풍경은 한편의 소설 드라마와 같다고 할까? 2월에 겨울이 주는 오묘한 원리와 개념을 무엇이라고 한마다로 표현해야 할까? 마치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풀다가 이렇게 고치고 저렇게 바꾼 과정을 연습장에 펼쳐내 놓은 장면은 아닌지. 한낮에 창밖을 내다보는 겨울 모습만 보아도 그렇다. 거리의 아름다운 장식품도 빛을 잃어버렸는지 누추한 조형물같이 서 있고,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어디를 달렸는지 시커먼 물결자국으로 도배를 한 얼룩들, 인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두툼한 목도리 세찬…
2014-02-17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