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이미, 그 질문 자체에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자유학기제는 보편화 되어 있다. 2013년 자유학기제가 시범 도입된 이후 확대가 이루어졌으며, 현재 자유학년제의 형태로 대부분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자유학기와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학습평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의 꿈과 진로를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자유학기제는 표면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의 TY(Transition Year)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현재는 일부 학교들만 적용되고 있으며, 많은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여러 문제에 대하여 냉정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28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은「기초학력 보장법」및 시행령과 관련하여 ① 기초학력 진단 및 평가체제 전환, ② 학교 안팎 기초학력 안전망 내실화, ③ 평등한 출발선 보장을 위한 초등 저학년 집중 지원, ④ 국가-시·도-학교 책무성 강화를 제시하고 있
2019-07-05 10:30모든 교사들은 수업을 잘 하고 싶다. 하지만 경력이 많건 적건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또한 수업이다. 새내기 교사 때는 교직 생활 1순위가 수업이다. 4~5년 차가 되면 생활지도가 1순위고 수업은 2순위로 밀린다. 그리고 경력이 올라갈수록 행정업무량이 많아지면서 행정-생활지도-수업 순으로 자리가 바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력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수업 역량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죽하면 20대는 아는 것 모르는 것 다 가르치고, 30대는 아는 것만 가르치고, 40대는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가르치고, 50대는 생각나는 것만, 그리고 60대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가르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까.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교사들이 수업 전문성을 기를 틈을 주지 않는다. 수업코칭 전문가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교사가 수업에서 행복을 누리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버티듯이 하는 수업에서는 좋은 수업이 나올 수 없다. 학생만 배움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교사도 가르치는 보람을 느껴야 한다. 이 둘이 같이 살아 있어야 좋은수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1일 서울…
2019-07-05 10:3001 오래된 일이다. 회식 자리에 부하 직원들과 술잔을 나누던 나의 부장님은 약간 취기가 오르는 듯했다. 더러는 진지한 톤으로, 더러는 유머러스한 어조로 말을 했다. “다들 알잖아. 우리 부서는 단결이 잘 되는 부서야. 오늘 기분이 좋다. 나, 여러분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야, 박 선생, 너 내 마음 알지? 말 안 해도 알지 응? 좀 잘해 봐. 잘해 보자고!” 평소의 쫀쫀함을 버리고 부장님은 대화의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회식 자리의 대화처럼 대화의 현재성 즉, ‘지금 여기’의 현재성이 절절하게 드러나는 대화 장면이 있을까. 현재성? 그게 무슨 말인가.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지금 내가 무언가 진행하고 있다는 것’, 바로 그 점 때문에, 지금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느낌, 그것이 바로 현재성의 실체이다. 현재이므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각별함이야말로 현재성의 요체이다. 부장님은 부원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계속했다. 우리는 대화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불만 담긴 건의를 하기도 했다. 부장님은 해명성 답변 속에 자신의 불만도 피력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부장님은 미안하지만 먼저 자리를 뜨겠다고 했다. 누군가 부장님을 택시 태워서 보내 드리고 들어왔다…
2019-06-07 10:002018년 우리나라 초·중·고생 희망 직업 순위 10위권 내에 새로 등장한 직업이 있다. 바로 인터넷 방송 진행자(유튜버)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20위권 밖이었지만 1년 새 순위가 급등한 것이다. 이는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자란 요즘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튜브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세대를 일컬어 ‘유튜브 네이티브(Youtube Nativ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히 한 종류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넘어 우리 생활 속에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서 깊숙이 파고들었다. 교사의 유튜버 활동은 겸직 금지 위반일까? 이러한 변화는 비단 학생들만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알리고자 하는 교사들도 앞다퉈 유튜브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4월 교육부에서 실시한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934명의 교사가 유튜브 계정 976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수에 있어서는 1천 명 미만이 879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만 명 이상도 1명으로 집계되었다. 유튜브
2019-06-07 10:00첫 번째 만남 _ 당신의 교실에도 있는 아이 2016년은 특별한 만남이 있던 해였다. 국어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책을 돌아가며 읽을 때였다. 영주의 차례가 되자 힘겹게 한 글자씩 읽는 소리가 들렸다. 중간중간 글자를 빼먹거나 이해되지 않는 소리로 읊을 때마다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영주를 향했다. 다른 아이들은 영주와 나를 번갈아 살피며 내 반응을 기다렸다. 5학년이나 되었는데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아이가 당황스러웠다. 그만두게 해야 할지, 천천히라도 읽어보라고 격려해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색한 순간들이 반복되었다. 읽지도 쓰지도 못하니 5학년이 수행해야 할 모든 과제가 영주에겐 버거웠다. 또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영주를 아이들이 따돌리거나 무시하지 않을까 늘 경계했다.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지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이 오로지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열정만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쏟아부은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아이는 변하지 않았다. 열정이 가파르게 소진되는 느낌을 받을 때는 나 스스로 실망스럽기도 했다. ‘내 탓이 아니야’라는 쉬운 말로 넘겨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다. 학교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항상 분주했다. 담임교사가 혼자 책임지기에
2019-06-07 10:00“어떤 난관이 있어도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합니다. 학교 밖에서 발생한 폭력은 경찰이 담당해야죠. 수사권도 없는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면 어떡합니까. 학폭법도 속지주의(屬地主義) 원칙을 적용,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지난 4월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한상윤 교장(서울봉은초)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학폭법 개정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법이 중등 실정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 현실과는 맞지 않는 대목이 많다”며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초협 운영과 관련해서는 정책 중심 교장회,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주요 교육정책들이 현장과 괴리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교장회가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는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한 회장과 일문일답.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신임회장으로서 소감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협의체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
2019-06-07 10:00한국교총은 그동안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법률 즉, 「교원지위향상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을 위해 힘써왔다. 교사의 양보와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 교총은 이른바 ‘교권 3법’의 개정을 위해 국회 기자회견, 교육부에 의견 전달, 국회 앞 릴레이 시위, 입법청원 서명, 헌법재판소에 서한문 전달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교원지위법」과 「아동복지법」은 개정되었고, 「학교폭력예방법」은 개정안이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여 법제사법위원회와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교권을 보호하자는 구호는 저 너머에 존재하는 이상이며,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교원과 학생, 학부모는 교권보호라는 총론에는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로 분쟁이 발생하여 논의하는 단계인 각론에서 교권은 가장 뒤로 밀리며, 종국에는 교사가 양보하고 희생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기에 교권보호는 학생·학부모·교사의 자발적인 노력이나 개인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고, 법과 제도가 뒷받
2019-05-03 10:00저는 최근에 교육학의 기반인 인간발달학과 심리학 공부에 푹 빠져 있습니다. 매우 재미있는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 몇 가지를 선생님들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거북해진 5월을 맞이한 선생님들께서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즐거우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육체적 웰빙, 정신적 힐링 심리학에 ABC가 있더군요. 심리학은 1900년대 초에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행동(Behavior, 신체)에 대한 연구를 필두로 철학에서 과학 학문으로 이전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컴퓨터 개발과 더불어 인지(Cognition, 생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였습니다. 주관적이어서 과학에서 배제되었던 감정(Affect, 정서)은 겨우 2000년대 초에 뇌과학의 도움을 받아 심리학에 포함되었습니다. 드디어 행복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우리는 육체적 웰빙을 거처 정신적 힐링을 추구하지만, 행복은 여전히 요원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과학적 이유가 있는 게 매우 신기합니다. 우리 뇌는 신경계를 통해서 초당 1천 100만개의 체감 정보를 접수하지만 겨우 50개 의식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종류의 체감 정보를 의식하게 될까요? 몸이 정상적일 때는 구태여 의
2019-05-03 10:00어느새 금요일 아침, 한 주가 끝나갈 무렵이지만 오늘도 정신없기는 매한가지이다. 6시 30분 무렵 눈을 뜬다. 이미 출근한 남편은 아마 오늘도 아침 식사를 거르고 갔을 것이다. 서둘러 밥상을 차리고 옷을 입고, 둘째 아이를 깨워 세수하라고 시켜놓고 화장을 한다. 밥상에 앉으면서 첫째 아이 방문도 열어 깨워둔다. 7시 25분, 둘째 아이와 집을 나선다. 다행히도 아침 돌봄을 시행하는 초등학교 덕에 아이를 맡기고 걸어서 학교로 출근한다. 중간에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양재천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봄 풍경을 곁눈질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걷는 출근길…. 이 시간이 조금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중학생인 첫째 아이는 혼자 밥을 먹고 8시 무렵 집을 나설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조금 일찍 철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첫째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을 미뤄둔다. 7시 50분 학교에 도착해 아침 전달 사항을 챙겨서 8시 조회를 위해 교실에 입실한다. 3월 마지막 주가 되니까 학생들에게 나누어주는 유인물의 양도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아차, 독감으로 결석했던 학생들이 미처 내지 못한 동의서와 동아리 배정서, 결석 신고서를 챙겨야지. 조회를 마치
2019-05-03 10:00살아오면서 많은 복을 누렸다. 그중에서도 좋은 스승을 만나고 가르침을 받는 복을 누렸다. 스승들의 가르침은 길을 잃고 헤매거나 나태해질 때 나침반이 되고, 격려의 다독임이 되었다. 중·고등학교 때 만난 스승들은 청소년기의 필자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일이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려주셨다. 대학에서 만난 스승들은 필자에게 평생을 견지해야 할 학문하는 방법을 알려주셨고, 또 학문으로의 길을 열어주셨다. 중·고등학교의 스승들이 인생의 큰길을 제시하셨다면, 대학 때의 스승들은 그 길을 살아갈 방법을 일러주신 셈이다. 시대를 앞서간, 남다른 교육철학을 가진 서원출 교장선생님 몇 년 전, 십여 명의 친구들이 모인 적이 있었다. 참석자 대부분이 고등학교 동창인 자리였는데 그날따라 필자가 약속 시각에 조금 늦었다. 필자가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 중 한 명이 “너 잘 왔다. 근데 너 보수야? 진보야?”라고 묻는 것이다. “나야, 건전한 보수지”하고 답했다. 필자의 대답을 들은 친구들이 일제히 웃으며 “네가 무슨 보수야, 넌 진보야 진보!”라며 놀리듯이 말했다. 그 자리에서 진보는 조금 부정적인 의미로 필자에게 들려왔다. 그래서 필자가 “내가 진보야?”하고 친
2019-05-03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