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의 역사와 문화 알기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시경계선을 답사하는 날이다. 답사 때마다 차량을 제공해주며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우진교통 시내버스를 타고 상당구 정하동 입구의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로 갔다. 차에서 내려 마애불 주변의 지형부터 살폈다. 왼쪽으로 상당산성 줄기에서 시작된 하천이 있고, 오른쪽으로 너른 미호평야가 시작된다. 마애불을 조성할 만큼 사람들의 통행이 잦았던 곳임이 금방 확인된다. 고려 초기의 작품인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충북 유형문화재 제113호)은 왼손의 둘째 손가락을 오른손으로 잡은 특이한 모습이다. 충북참여연대 강태재 대표가 회원들에게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정하'는 이곳의 지명이고, '마애'는 석벽에 그림이나 불상을 새긴 것이며, '좌불'은 앉아있는 불상을 말한다. 그러니 이 석불의 이름은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 비로사나 또는 비로자나불이다. 아울러 외지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게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 앞에 청주를 넣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마애불에서 나와 무심천 제방으로 갔다. 양편으로 바라보이는 무심천과 가을들판이 아름답다. 제방 길을 걸으며 이곳에 은행나무
2008-11-10 13:21가을이 내린다 붉은 입술을 하고 모악산 대원사 오르는 길 빈 몸으로 먼지 폴폴거리며 걷는데 뒤따라오는 아들 녀석 구시렁댄다 재미없다고 내 마음은 가을빛에 붉게 물드는데 아들 녀석은 또 구시렁댄다 팍팍하다고 그저 느리게 느리게 달팽이처럼 모악산에 오르니... 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복장을 온전히 하지 않고 산에 오르는 것은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그 친구는 낮은 산을 가든 높은 산을 가든 초등학교 1학년 만한 배낭을 메고 온갖 장비를 다 갖추고 산을 오른다. 그의 산을 오르는 방식은 앞만 보고 달리는 형식이다. 땀을 쭈~욱 내야 산에 올랐다고 말한다. 산을 오르는 게 목적인지 땀을 빼는 게 목적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난 정반대이다. 그저 느리게 느리게 달팽이처럼 오른다. 팍팍하면 쉰다. 아름다운 곳이 있으면 멍하니 바라보고 느릿느릿 오른다. 그렇게 느릿하게 오르다가도 숨이 차면 철푸덕 앉아 숨을 돌리기도 한다. 점심 무렵, 주말이면 가끔 찾는 모악산에 아들 녀석과 갔다. 산에 오른다기보단 그저 바람을 쐬러 갔다고 하는 편이 나을성싶다. 주차장은 자동차들로 만원이다. 축구장에선 동호회 회원들끼리 축구 경기가 한창이다. 아들
2008-11-10 13:20시골에서 자란 나는 풀과 함께 자랐다. 소를 먹이기 위해 꼴을 벨 때도, 토끼풀을 벨 때도 지금은 풀꽃이라고도 하는 잡초들과 뒹굴었다. 그것뿐만 아니다. 어머니와 밭을 맬 때도 그놈의 잡초 때문에 낑낑거렸다. 지금도 시골에 가서 풀을 뽑고 베어낼 때마다 풀은 그저 성가신 존재이고 잡초일 뿐 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잡초들이 작고 정겨운 꽃들로 다가올 때도 있다. 홀로 산길을 걷거나 들길을 걸을 때다. 또 도심의 길를 걸을 때도 돌이나 아스팔트 틈에서 살아남아 작은 꽃을 피우는 모습을 목격할 때 잡초가 아니라 생명의 풀꽃으로 다가온다. 꽃은 어디에나 있다.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도 있고, 꽃밭에도 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건물 귀퉁이에도 풀꽃은 있다. 흙이 있는 곳엔 작은 풀꽃 씨들이 날아와 생명을 이룬다.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은 그 풀꽃들의 이름을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친다. 꽃의 이름을 알고, 씨는 어떻게 맺고, 꽃이 어디에서 어떻게 피고 어떤 모양과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왜 그런 꽃이름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어떨까? 훨씬 친근해질 것이다.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풀꽃 도감 보통 크고 아름다운 꽃들만이 이름을 가지고 있
2008-11-08 09:57한국선불교 최고의 종가를 자부하는 벽송사는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에 예로부터 수행처로 손꼽히던 사찰이다. 벽송사는 지리산 칠선계곡의 초입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의 산 중턱에 있다. 추성리에서 표지판을 보고 왼쪽길로 들어선 후 다시 벽송산문 글자와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표석에서 왼쪽의 산길 도로를 따라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 바로 위에서 왼쪽은 서암정사, 오른쪽은 벽송사로 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벽송사나 서암정사나 이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 전후 빨치산이 야전병원으로 이용했을 만큼 앞뒤가 지리산에 가로막힌 깊은 산속이다. 그래서 속세와 떨어진 사찰터로 제격이다. 안내판에 의하면 벽송사는 1520년에 벽송지엄선사가 창건한 후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수행하여 도를 깨달은 유서 깊은 사찰로 한때 큰 가람을 이루었으나 처참한 비극의 역사였던 6.25전쟁 때 모두 불탔다. 10월의 끝무렵이라 입구의 오래된 나무들이 단풍으로 곱게 단장을 했다. 빨치산들의 아지트였던 계곡방향의 단풍은 더 빨갛게 물들었다. 사찰에 들어서면 사천왕 대신 벽송사 목장승(경남민속자료 제2호)이 맞이한다. 잡귀의 출입을 금하고 불법을 지키던 2개의 목장승은 몸통의 절반이
2008-11-08 09:56요즈음 일본에서 재미있는 텔레비전 게임의 유행 등으로 밖에서 놀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시마네현 청소년육성현민회의는 청소년들의 튼튼한 몸을 유지하기 위하여등산이나 사이클링에 도전하여 인정증과 기념품을 받는「야외 활동 도전 응원사업」을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27년 전에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자전거로 여행한 경험이 있는 이 회의의 차장 야마오씨(49세)가 자신의 체험을 초등학교 등에 가서 일일교사가 되어 수업을 하여, 밖에서의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전하였다. 응원 사업 지원 대상은 초등학생부터 고교생까지이다. 6월부터 11월말까지 기간 중에 학부형이나 지역주민과 함께 이 회의가 지정한 현 주변의 50개 명산 가운데 3곳에 올라가는「등산 프로그램」이 있다. 그리고 자전거로 총합계 200킬로미터를 완주하는「사이클링」과 총 50킬로미터를 걷는「워킹」이 있어, 이 세 가지 코스 중 어느 것인가에 도전하도록 한다. 이 사업을 담당한 야마오씨는 7워 17일, 히가시이즈모정 한 초등학교에서 일일교사를 했다. 5~6학년 학생들에게 여행간 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이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여러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맛있는 수박도 받아 먹었다」라고 밖에 나가서
2008-11-08 09:562008년 여름방학 기간중에 도쿄도 치요다구 치요다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과 학부형을 대상으로 한 과외 수업 기획이 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 산수나 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학부형과 어린이 약 200명 정원이 예약 개시 후 거의 하루 만에 다 찰 정도이다. 사회학자가 가르치는 산수 수업을 들여다보았다. 7월 하순 오후 6시 반에 이 도서관한 쪽에 초등학교 4~6학년 18명과 그 보호자들이 자리에 앉았다. 이날 주제는 「산수적인 사고방식」이다. 사회학자 하시즈메씨(59세)가 질문했다. 「수는 무엇일까?」라고 질문하자 어린이들이 고개를 들었다. 「일, 이, 삼. 어디까지 숫자를 알아요?」,「무량대수」,「아주 잘 알고 있네요. 다른 말로는?」,「원, 투, 쓰리」,「영어죠? 말은 다른데 의미는 같아요. 이것은 이름이야. 이름을 붙여 두면 수를 셀 때 편리하지. 수를 셀 때의 이름, 이것이 숫자예요」. 하시즈메씨는 덧셈과 뺄셈, 곱셈과 나눗셈, 소수와 분수의 구조를 설명했다. 그 후에도 숫자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을 계속했다. 한편 학생들 중에서 「무량대수는 너무 커서 돈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였나요?」라
2008-11-08 09:55삼천포항이나 상족암, 통영으로 가는 해안도로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로 앞에 있는 섬이 사량도다. 사량도는 육지와 가까운 섬이고 교통편이 좋아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오래전부터 사량도행 여행을 꿈꿨다. 그런데 사량도를 목적지로 정하고 남해안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태풍, 여객선 정기검사 등 배가 출항할 수 없는 여건을 만들며 자꾸 엇박자를 놨다. 10월 26일, 드디어 사량도를 눈으로 확인하는 날이다. 여행 좋아하는 내가 눈앞에서 구경만 하다 늦게 찾은 섬이기에 설렘이 컸다. 전설만큼이나 경치가 빼어나다는 옥녀봉도 빨리 만나고 싶었다. 아침 8시, 사량도행 배가 삼천포 팔포수협냉동창고 앞에서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을 울린다. 바다위에 길게 무지개를 만든 창선대교, 높은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삼천포화력본부, 물살을 가르며 부지런히 오가는 고깃배들이 만든 풍경이 여유롭다. 먼발치로 보이는 고성의 공룡엑스포장도 새로운 풍경이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뱃전으로 다가왔다 사라지는 풍경들을 감상하다 보니 40여분 거리의 사량도가 바로 눈앞이다. 사량도는 상도, 하도, 수우도로 나뉘는데 상도에서의 산행은 내지, 돈지, 진촌, 금평 중 한곳을 선택하면 된다. 배가…
2008-11-07 10:56통영의 미륵산(해발 461m)은 산림청 지정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한다. 미륵도가 관광특구로 오래전에 육지와 연결되었지만 그동안은 정상까지 등반을 해야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적었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미륵산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올해 4월 케이블카가 개통되었다. 도남동 하부정류장에서 미륵산 정상 부근의 상부정류장까지 1,975m를 연결하는 국내 최장 길이의 관광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시간당 1,800명을 수송할 수 있다는 8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6~9분 동안 멀어지는 통영항과 바다풍경을 구경하다보면 정상 부근의 전망대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통영, 환상의 케이블카'라는 글자에 걸맞게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환경친화적인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등산객들 누구나 안전하고 편하게 미륵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섬들과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 바다로 향하는 산줄기와 용화사, 이순신 장군의 혼이 서린 한산대첩지, 한산도에서 여수까지의 700리 뱃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제의 가라산에서 봉수를 받아 통영시 도산면 우산봉수대로 전달했던 미륵산 봉수대는 석
2008-11-05 13:5210월 25일, 제5회 사천 항공우주엑스포장에 다녀왔다. 사천비행장에서 펼쳐진 에어쇼는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흔히 볼 수 없는 구경거리를 연출했다. 이날 에어쇼에서는 경항공기 시범비행, 스카이다이빙 시범, 민간 비행팀 곡예비행이 있었다. 특히 폴란드 곡예비행단은 파란 하늘에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가며 수직상승, 수직강하, 배면비행 등 멋진 곡예를 선보였다. '항공우주의 꿈, 우리의 힘으로!'라는 주제에 걸맞게 종이비행기나 접을 줄 아는 어린이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곡예를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는 행사였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비행장에 전시된 F-5 제공호, F-4 펜텀, KF-16 팰콘, T-50 고등훈련기, P-3C 오라이언 대잠초계기, LYNX 대잠헬기, KA-32 산림청 헬기 등 한국 공군의 최정예 전투기와 헬기를 마음껏 구경하고, 만지고, 탑승할 수 있었다. 에어쇼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2008-11-04 09:37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곳이 통영이다. 통영에는 소매몰도, 한려수도, 연화도, 남망산조각공원, 달아공원 등 바다와 어우러진 볼거리들이 많다. 그래서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통영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 남망산 조각공원이다. 이곳에서 가까운 동피랑 마을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겼다. 동쪽과 피랑(벼랑의 사투리)의 합성어인 동피랑이 말해주듯 동피랑 마을은 중앙활어시장 뒤편의 동쪽 언덕에 있다. 항구에서 동피랑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듯 언덕 위의 동피랑 마을에서 바라보면 항구와 바다가 눈앞이다. 동피랑 마을이 관광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약아빠진 인간이 싫어서 그렇지 사람냄새는 누구나 그리워한다. 그냥 발걸음을 옮기게 할 만큼 바라만 봐도 사람냄새가 폴폴 나는 곳이 동피랑 마을이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과 몸집을 움츠린 작은 집들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유가 느껴지는 언덕과 행복이 넘치는 마을 풍경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통영사람들이 동피랑 마을을 찾는 외지인을 이해하지 못하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래서 행복도 멀리서만 찾고 있다는 것을 여행을 하며 깨우친다. 전북 고창의 돋음볕 마을을 시작
2008-11-03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