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깨끗한 물을 마실 수만 있어도 사람의 건강은 상당 수준까지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함으로써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일은 더 없이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학생들에게 깨끗한 물을 마시도록 대책을 강구하는 일은 학교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학교마다 여러 대씩, 큰 학교의 경우는 수십 대씩 정수기를 갖추어 놓고 음료수 관리를 하고 있지만 학교의 현행 물 관리 체계는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어 보인다. 첫째, 거의 모든 학교에서 관행화되어 있는 정수기 사용이 국가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수돗물을 은연중 불신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는 않을까. 지하수를 사용하는 학교는 물론 수돗물을 쓰는 학교들도 정기적으로 철저히 수질검사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이 물을 다시 정수해 마시도록 제도화하고 있는 것은 이중의 지출인 동시에 무책임 행정의 소산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돗물은 으레 정수해서 마셔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습관화시키는 일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의 수돗물이 상당히 위생적이고 그냥 마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의 수준임을 알고 있다. 사
2006-10-25 14:15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와 삼삼오오 즐거운 추억을 떠올릴 때면 항상 우리는 ‘특별한 데이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퇴근하고 나면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배움을 마치지 못한 어머니, 아버지들을 가르치는 야학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지금의 학생들이야 학원이나 학교에서 공부할 기회가 많지만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이들이 알기를 바라면서 가끔 야학에 아이들을 데리고 간 것이다. 청소도 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안마도 해드리고, 실과시간 솜씨를 뽐내 간식도 만들어보고, 나중에는 아이들의 아이디어로 바자회도 열어서 야학 학생들이 문제집을 살 수 있도록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야학 학예회, 운동회 때마다 참석해서 축가도 부르고 직접 만든 응원도구로 응원도 했다. 그날도 간식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과 일찍 야학에 도착했다. 요리 삼매경에 빠져있는데 은주가 소리쳤다. “선생님, 바닥에 물이 자꾸 생겨요!” 처음에는 누군가 바닥에 물을 흘린 거라 생각했지만 물은 점차 무릎까지 차올랐다. 뒤늦게 온 야학 선생님과 학생들도 영문을 모른 채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폭한으로 수도관이 터져서 생긴 일이었다. 물을 퍼내기 위해 다리까지 물에 담그고 있으니 몸이 오들오들 떨렸지만 나중에는
2006-10-23 14:42얼마 전 몇몇 신문과 방송들은 송유근이라는 아동이 모 대학에 입학했다는 기사를 대단한 뉴스거리로 보도했다. 초등학생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게 된 일은 여러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내 기억으로 초·중·고의 정규학교과정을 모두 뛰어 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간 일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그 기록을 찾아 볼 수 없는 것 같다. 또 그 아동을 입학시킨 대학에서도 대단한 결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학생을 위해 많은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초등학교에 다녀야 할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그 학생의 부모와 교육을 담당하는 어른들 모두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신문기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요즘 회자되는 영재교육, 혹은 수월성 교육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재교육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속진이고, 다른 하나는 심화이다. 전자는 자신의 연령과 학년을 뛰어넘어 능력에 맞추어 앞서가게 하는 방법이고 후자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수준의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게 하면서 좀더 깊이 있는 내용을 따로 배우게 하는 방법이다. 이…
2006-10-19 13:31교육개발원의 한 보고서가 “향후 5년간 초등교원을 신규채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자, 교육부는 “이 보고서 내용이 ‘2006~2020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의 소요 교원 수 추정과 차이가 있다”며 “2010년까지 매년 일정 규모의 초등교원 신규증원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누구 말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교원임용시험을 코앞에 둔 교․사대생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런가 하면 국감자료에서는 초중고 평균 교원법정정원율이 97년 92%에서 올 89.7%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전국적으로 교원 3만 6000명이 부족하고, 고교의 88.5%가 학급당 35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원들의 주당 수업시수가 97년 대비 초등은 0.1시간, 중학 1.3시간, 고교는 2.4시간이나 늘어났다. 더욱이 내년 일반고 교육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본지 보도(10월16일자)는 충격적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올 보다 부산은 6명, 인천은 4명, 서울은 3명, 경기는 2~4명이나 늘어난다. 이런 추세가 향후 3년간 이어질 전망인데 아직 교육부는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드러난 통계로만 보면 초등 여건이 중등보다 양호한 듯하나, 초등
2006-10-19 10:35초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소위 임용고사)을 불과 1개월 남겨놓고 있는 교육대학 4학년 학생들은 올해엔 또 신규교사 모집 인원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일련의 기사들을 접한 교대생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감사원이 교육부 감사결과 교대 신입생 정원을 현재의 6천명에서 4천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데 이어,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 논 ‘저출산 및 학교 교육 변화에 따른 교원정책 수립 기초 자료 조사·정책연구자료’에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초등 교원을 전혀 신규 채용하지 않아도 2012년에는 교원 수가 소요 정원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런데 이러한 제안들은 저출산에 따른 초등학교 학령아동의 감소를 경고하는 것으로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들이나 교원의 수급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제안들이 얼마나 졸속이고 무모한 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교육활동의 규모가 방대해짐에 따라 교원의 수요와 공급을 계획적으로 조절하는 문제가 중요시되고 있다. 교원의 수요는 교육 내적 요인과 교육 외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교육 내적 수요 결정요인은 취학
2006-10-18 11:57교실수업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전국교육자료전이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전시되는 작품 수는 13개 분야 총 200점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우수 등급으로 입상한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올해 대통령상, 국무총리상을 받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특히 금년에는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장에서 열려 마음만 먹으면 전국에서 접근이 용이하다. 37회째를 맞는 전국교육자료전은 다양한 교수․학습자료의 개발과 보급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연구보고서를 대상으로 하는 타 연구대회와는 달리 실물자료, 모형자료, 멀티미디어자료 등 매체를 출품하는 국내 유일의 대회로 연구영역의 다양성 측면에서 특수성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연구교원들은 수업활동과 각종 업무처리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아이디어 개발과 작품제작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 제작비용의 부담은 연구에 따른 고충을 가중시키고 있다. 질 높은 수업자료의 개발 정보를 나누는 교육자료전 같은 행사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당국은 우선 연구교원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자료제작을 위한 연수기회 부여와 소요 연구비를 지원하고, 시․도의 입상
2006-10-12 11:06지금은 교과서가 조금만 늦게 나와도 대서특필되는 세상이지만, 6·25전쟁 직후의 우리나라에는 종이가 없어서 1학년 때는 달랑 ‘사회생활’ 한 권만 받았고, 1학년 교과서는 원래 그것뿐인 줄 알고 지냈다. ‘국어’ ‘셈본’ 등 갖가지 교과서가 있다는 것은 차츰차츰 알게 되었다. 어떤 부자가 착한 일이라곤 거지에게 장난삼아 파뿌리 하나를 던진 일밖에 없어서 지옥에 갔더니 천당으로 오르려면 그 파뿌리에 매달리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일단 그거라도 잡았더니 다른 사람들도 주렁주렁 매달렸다. 큰일 났다 싶어 발버둥을 쳤더니 그 파뿌리가 뚝 끊어져버렸단다. 나는 별 착한 일은 하지 않으면서도 무슨 자선단체 같은 곳에 회비를 낼 때는 도덕책에 실린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살았다. 나중에는 이웃의 중국, 일본은 물론 세계 모든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로 발전시키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우선 교과서부터 새로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공부를 시키는 것은, 가장 뒤떨어진 후진국형 교육이고, 교과서를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교육의 수준은 천차만별이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10월 5일은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가 제정한 ‘교과서의 날’이다. ‘한국교
2006-10-12 11:04참여정부의 교육失政을 밝히는 사실상 마지막 국감이 지난 13일 시작 돼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든 바다이야기 사태로 예년보다 한 달 늦게 열리더니 북한의 핵실험 파장으로 올 국감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그럼에도 이번 국감에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교육투자에 소홀했던 참여정부의 실정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참여정부의 가장 큰 교육실정은 대통령의 약속 위반과 이에 따른 교육비전의 실종이다. 교육재정 GDP 6% 확보를 공약한 대통령이 교육재정 파탄 상황을 초래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해 놓고, 아직 구체적인 중장기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정부에서는 7.20 교육여건 개선 방안 같은 정부 부처 간 통일된 교육투자 계획이 있었는데 참여정부에서는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 감사원이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 혼란을 더하고 있다. 해마다 연초에는 교육부가 호언장담하는 교육여건 개선안을 내놓고 연말에 가면 타 부처의 외면으로 흐지부지되는 일이 되풀이됐다. 평등․획일주의를 기조로 한 3불 정책의 고수,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장공모제, 교원평가제의 무리한 강행,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의문시되는 대입시 개선안과
2006-10-12 11:012002년 실시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교육재원 GDP 6% 확보를 공약했다. 그러나 2003년 3월에 발표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고서는 교육재원 GDP 6% 확보를 중점 추진과제에서 제외함으로써 교육계를 실망시켰다. 교육계는 당혹스러웠으나 교육개혁 추진에는 교육재원이 관건이므로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정부가 교육재원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2004년 말 참여정부는 드디어 첫 작품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법률을 내놓았다. 교육계의 평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거부’였다. 교육계의 거부에 대한 정치권의 무마카드는 교부금법 개정을 2006년 말에 재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교육계는 내키지 않았지만 2006년까지 참을 수밖에 없었다. 2006년 3월 국회 교육위원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대책소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만 해도 교육계는 국회와 교육인적자원부의 역할에 일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속에 교육계가 받아든 교부금법 개정법률 입법예고안은 교육계 요구에 대한 강력한 ‘거부’ 자체였다. 교육재원의 확충요구는 철저히 외면당했고, 장차 사업비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유아교육에 대한 국고지원사업을 교부금 재원으로 시
2006-10-12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