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학교에 출근하려고 하니 설렘 반 우려 반으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설마 작년과 같은 침울한 일이 학내에 또 벌어지겠나 싶지만, 왠지 자꾸 불안합니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위로는커녕 불길한 예감을 떨쳐내지는 못하겠습니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담담해진 것인지 무덤덤한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분해야 합니다. 둘 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상태지만, 담담함은 현실의 괴로움을 초월한 것이고, 무덤덤은 현실을 외면하고 무시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후자는 마음이 이미 무덤에 들어가서 생기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무심한 사람하고 같이 살 땐 생활이 힘들고 사활이 걸린 문제만큼 괴로운 것입니다. 왜 학교는 점점 정을 붙이기 힘든 곳이 되었을까요. 아예 학교에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사람이 교육자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 정이 없습니다. 그냥 기분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정한 곳입니다. 우리는 교육목표가 인지적(생각) 영역, 정의적(감
2024-03-05 10:30절강성은 중국 동해안가에 위치한 곳이다. 성도(省都)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항저우. 상하이에서 3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상해~소주~항주’로 이어지는 여행코스는 중국여행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지만, 절강성은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여행지는 아니다. 요즘 신선거와 설두산 등이 언론과 중국여행 마니아들에 의해 소개되면서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태주(台州)시 선거현(仙居縣)에 있는 신선거는 중국 사람에게는 꽤 유명하다. 신선거의 원래 이름은 영안(永安)이지만, 이곳을 찾은 북송의 진종 황제가 산세의 기이함과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신선거’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신선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선이 살 만할 정도로 압도적인 풍경을 지닌 곳이다. 중국인들은 이곳에 대해 “장자제(張家界)의 기이함과 화산(华山)의 험준함, 태항산(太行山)의 웅장함과 황산(黃山)의 수려함을 고루 갖췄다”라고 표현한다. 신선들의 놀이터 신선거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상해공항에 내려 3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3시간 거리는 옆 동네일 뿐이다. 신선거 가는 도중 왕복 6차로의 항주만 대교를 지나는데, 2…
2024-03-05 10:30인성이 경쟁력이다. 아무리 AI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결국 성패는 인성에서 좌우된다. 손흥민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실력보다 뛰어났던 인성 덕분이다. 누구나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는 것 또한 인성교육. 개념 자체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데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그럼에도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인성교육의 꽃을 피운 학교가 있다. ‘온·화·함’ 교육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대전 목상초등학교에서 해법을 찾아본다. 바르고 따뜻한 인성을 가진 실천하는 교육공동체 목상초는 대전시 외곽의 대덕 제3산업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한부모 및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아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많은 소규모학교. 특히 3교대 근무를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보니 불규칙한 생활로 방임되는 학생들 역시 많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심리·정서적 지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 고심하던 학교는 지난해 인성교육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고, 시행 1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 비결이 뭘까? 키워드는 온…
2024-03-05 10:30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업계에서 여걸(女傑)로 통한다. 적자생존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학원계를 두둑한 뱃심과 리더십으로 4년째 이끌고 있다. 지난 2020년 회장에 당선된 이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미술학도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사교육업계에 뛰어들어 34년째 외길을 걷고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협력적 공존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그는 학교든 학원이든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고 말한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 등록된 학원 수는 약 9만 1,600여 개. 업계에서는 학원 강사 등 사교육 종사자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양질의 교육이지 값싼 교육이 아니다” 2024년 봄, 학원계가 날카롭다. 늘봄학교 초등 전 학년 시행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정부 발표대로 하루 두 시간씩 늘봄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학원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은 타격이 크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는 게 학원계의 분석이다. 이 회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역대 정부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사교육 잡아 민심 달래기’가 또 시작되고 있다고 목소
2024-03-05 10:30지난 호에서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른 교육공무원 평정의 개관, 교원의 경력평정, 교원의 근무성적평정 및 연수성적평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의 가산점평정 및 승진후보자명부작성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교육공무원 승진 및 평정업무에 대한 안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산점 평정 가. 평정대상: 해당 직위 또는 전직 이전의 직위에서의 가산점 평정대상 실적 또는 경력 1) 교육전문직원 경력이 있는 교감: 교감자격증 취득 후의 사유에 한함. 2) 교육전문직원: 교감·장학사·교육연구사의 직위에서 취득한 가산점에 한함. 나. 평정시기: 매 학년도 종료일 기준으로 실시하거나 명부조정시기에 실시. 다. 평정경력기간 계산: 월 수를 단위로 하여 계산하되, 1개월 미만은 일 단위로 계산함. 라. 가산점 종류: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구분 1) 공통가산점: 가산점 취득사유가 있는 모든 교육공무원에게 적용 가) 공통가산점 평정항목 및 평정점(총 3점 이내) 나) 직무연수 이수실적에 대한 가산점 평정 •평정대상 연수: 직무연수(인사기록카드에 직무연수실적으로 등재된 학점) ※ 학위취득실적, 자격연수, 연구실적, 자격취득실적 학점은 평정대상이 아님. •
2024-03-05 10:30들어가며 에듀테크(Ed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는 제품·서비스를 총칭한다. 또한 ‘에듀테크활용교육’이란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교수·학습·평가, 교육행정 및 정책 수립 등의 활동을 말한다. 최미애(2021)에 의하면 에듀테크는 이러닝과 스마트러닝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미래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실천에 적합한 것이라고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에듀테크 활용의 기회와 폭이 넓어졌으나,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교육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최첨단 디지털기술이 적용된 에듀테크 활용은 교육도구로서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업무와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도록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미래교육 체제로서의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측면에서 학교 교육에서 다루어지도록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에듀테크활용교육의 필요성과 특성 그리고 교육현장에 적용 시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에듀테크활용교육의 필요성 가. 디지털 전환 시대 대비 미래사회로의 체제 전환 및 디지털 전환에 관련해서 모
2024-03-05 10:30기획에 적합한 인간형 기획에 적합한 인간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알차고 유익한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고자 할 때, 어떤 태도와 자세를 견지하고 어떤 형태의 기획적 습관을 반복하여 체득화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우석이 나열한 기획에 적합한 인간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우석은 기획에 적합한 인간형으로 ▲커뮤니케이션형 인간, ▲호기심형 인간, ▲창조형 인간, ▲전략형 인간, ▲비전형 인간으로 분류하였다. 첫째, 커뮤니케이션형 인간은 자기보다 상대방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형 인간은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대방이 처한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이 프로젝트를 좋아할까, 상대방의 새로운 욕구는 과연 무엇일까’ 등의 생각을 기초로 앞서 나가는 기획, 성공하는 기획을 창출하고자 노력한다. 상대방의 생각·태도·신념·가치관을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결코 기획의 출발선을 넘을 수 없다. 둘째, 호기심형 인간은 호기심이라는 에너지와 수단으로 수많은 아이디어와 기획 재료 등을 모으
2024-03-05 10:30“선생님! 이 단어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이 문장은 이해가 안 돼요.” 도서관에 있으면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와서 질문한다.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학년 수준에 맞춰 보았을 때 알아야 하는 단어가 더 많다. 물어보는 문장 역시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자주 오는 친구들은 책을 많이 접하는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책 보다 유튜브나 쇼츠 등의 영상이 훨씬 친숙하다. 영상매체를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영상매체만 보면 글을 읽기 싫어진다. 시청하면 바로 이해되는 영상과는 달리, 글을 읽는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사고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교육계에서도 문해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언급할 때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 방법을 함께 묻는다. 사서교사로서 어떤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은 발령 첫해부터 필자를 괴롭히는 질문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전담으로 지정된 교과 외에 모든 과목을 담임교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사서교사의 독창성 있는 수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십진분류법이나 청구기호를 알려주는 도서관 수업은 특별했지만, 긴 호흡으로 수업을
2024-02-06 10:30이제는 일상화된 휴대폰을 넘어 챗GPT·자율주행차·AI 등이 모두에게 친숙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흔히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었고, 이와 함께 과연 앞으로 어떤 인재들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재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명한 점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 시기의 교육과 교육정책 틀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는 미래사회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노키아의 몰락과 애플의 성장이 주는 교훈 우리의 교육은 분명하게 정해진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는 데 특화되어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일 때에는 저 멀리 우리가 따라가야 할 나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그 나라들이 이룬 것을 쫓아가기만 하면 충분한 시기였다. 그 결과 우리의 교육도 주어진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는, 속도와 확실한 답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정형화되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이제는 베낄 나라들이 많지 않아졌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세상에 없던 물건들을 만들어 내거나, 이미 있던 물건이라도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혁신이 뜻하는 바다.…
2024-02-06 10:30어릴 적, 콩나물과 두부 심부름은 내 몫이었다. 오백 원짜리 동전을 하나 받아 들고, 동네 슈퍼마켓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걸어가는 것은 재미가 없었다. 달려가야 재미있었고, 부모님에게 핀잔을 들을지언정 넓은 길보다는 좁은 길, 낮은 곳보다는 높은 곳으로 다니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것은 당시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유희하는 인간, 아동의 유희는 몸의 움직임 몸의 움직임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은 요한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 관점에서 얘기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유희(놀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데, 놀거리가 성인만큼 다양하지 않은 어린아이일수록 몸(신체)을 활용해서 유희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이는 곧 정서발달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성인들의 유희는 어떠한가? 하나하나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범위가 넓다. 유행하는 드라마나 영화 감상하기, 독서, 공연관람, 악기나 운동 배우기, 사회적 관계(친구나 지인) 유지하기 등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성인이기 때문에 그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유희 욕구를 채운다. 어린아이는 어떠한가?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가 까르르 웃으며 손발을 흔들어 대는 장면을 연상하면 쉽다. 학교 복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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