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법언(法諺)이 있다. 판사는 자기가 맡은 사건에 대한 의견은 판결문에 적시하는 것만이 효력이 있으며 판결 이외의 방법으로 드러내지 말아야 하고, 설령 그 외의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더라도 이는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이 말을 학교 용어로 바꿔보면 ‘학교는 문서로 말한다’ 정도가 될 듯하다. 문서로 남아 있지 않은 말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고 그러한 말이나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추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학교 현장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학교와 교사를 지켜주는 무기는 문서이다. 특히 결재를 받은 공문서는 더욱 강력한 효과가 있다. 혹자는 적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적자생존’이라고도 한다. 교사 특히 담임교사는 업무일지에 특이사항이나 지도사항을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사회성 부족으로 교우 관계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 있으면 담임교사는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자주 상담을 하고, 보호자와 연락하며 소통한다. 이러한 담임교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또래 집단에서 소외가 되는 것이 반복되면 보호자는 담임교사의 지도 소홀을 문제 삼을 수 있다. 혹은 안타깝게 해당 학생이 극단적인…
2019-04-03 13:30
올해부터 민주시민의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민주시민학교'가 생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민주시민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치활동 권한을 늘려 시민 의식을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민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 활성화 계획은 크게 △학교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 활동 지원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 활성화 지원 등이 핵심이다.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지적, 정의적 자질과 덕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효과적으로 시민성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시민 생활을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목 신설에 반대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념적 편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종전의 '인성교육'이 내용 변화 없이 민주시민
2019-04-03 13:30얼마 전 여성가족부가 이른바 ‘외모 규제’를 하려 한다며 큰 반발이 일었다. 여성가족부가 2017년에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는데, 2019년 개정판에 부록으로 딸린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문제가 된 것이다.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대부분 출연자들이 아이돌로 음악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며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고 안내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정부가 왜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하느냐, 아이돌 외모를 팬한테 맞춰야지 정부한테 맞춰야 하느냐, 아이돌도 각각 차별성을 확보하려 노력하는데 정부가 구분 못하면 획일적인 거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여성가족부가 완장을 찼다”며 과도한 권력행사를 비판하는 말도 나왔다. 심각한 오해다. 정부가 아이돌의 외모를 규제하거나 지침을 내리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돌이 비슷한 외형인데 그런 아이돌들이 출연을 독식하니 결과적으로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가이드라인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아이돌 출연 독점을 줄여라’가 된다. 이것은 타당한 문제 제기다. 음악
2019-04-03 13:30
01 1970년대 후반, 옛날 일이다. 교직에 있던 나는 어떤 계기에 교육방송국 PD 공채에 지원했다. 어렵게 합격을 하였다. 교장선생님께 사직서를 들고 갔다. 세 시간 훈계를 들었다. 선생의 길을 가기로 한 청년 교사가 교직 버리기를 이렇게 쉽게 생각하는 데에 실망하셨던 것이다. 내가 변명 삼아 말씀드렸다. “교육방송도 사람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순간, 아차! 했다. 이 변명 때문에 다시 한 시간 더 꾸중을 들었다. 사람이 사람을 인격으로 만나 직접 가르치는 일이 선생의 길이다. 그깟 기계와 영상으로 불특정 다수를 간접으로 만나는 일은 진정한 선생의 길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 목소리에 열기가 묻어 있었다. 나는 이 말씀이 아팠다. 훗날 내가 가르치는 자리로 되돌아오기까지 이 말씀이 나를 견인한 면이 많다. 글자 뜻 그대로만 보면, ‘선생(先生)’의 반대는 ‘학생’이 아니라, ‘후생(後生)’이다. ‘선생(先生)’은 먼저 난 사람이라는 뜻이니, 그 반대는 후에 난 사람 즉, ‘후생(後生)’이 맞다. 그러나 누구도 먼저 태어났으므로 선생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없다. 내면의 성숙으로나 외적인 자격으로나 선생의 선생다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선생(先生)의 ‘생(生)
2019-03-06 14:49
교사의 고유 업무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누구든지 학생을 가르치고 바람직한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가르치는 본연의 일보다 다각적인 업무 처리를 요구받고 있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학생을 만나게 될까? 설레는 3월 교육학자 Moscowitz는 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기에 학생들과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가 1년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였다. 그만큼 초기에 대응하는 교사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3월,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에 대한 인성이나 장단점 등의 특성을 파악할 틈이 없다고 한다. 학교내·외부에서 넘쳐나는 다양한 업무처리를 요구받으면서 정작 중요하게 해야 하는 학급 교육과정 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일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해마다 반복된다. 교사들이 업무의 과중으로 인하여 교육과정 전반에 부정적인 결과를 미친다는 연구결과1를 보더라도 교사가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하는 결과는 학생의 교육 손실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이 해마다 반복되어 왔으니 그 손실은 막대 할 것이다. 1920년대 미국 콜로라도 주 교육장 이었던 Newlon은 교사가 10
2019-03-06 14:49
“처음 왔을 때만 해도 4년을 끌어온 예지중·고 사태와 비정규직 문제, 무상교복 갈등까지 전쟁터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이 어려운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업무 파악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직접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노력하고 당장 들어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다 보니 접점이 보이더군요. 이젠 교육청 마당에 그 흔한 플래카드 한 장 걸려있지 않아요.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면서 대전교육이 새로운 비전에 도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는 생각하는 아이, 잠재력을 가진 아이를 길러내 대전이 대한민국 교육수도로 우뚝 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부호 대전시부교육감은 교육전문직 출신으로 9년 만에 부교육감에 오른 인물이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교육부 연구사로 선발돼 대변인실, 국제교육, 교육과정, 교과서 등 초중등교육 정책을 두루 거쳐 전문성과 행정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 대표 교육공약으로 꼽히는 고교학점제와 2015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총괄 지휘했고 자유학년제도 그의 손에서 구체적 실천 플랜이 마련됐다.…
2019-03-06 14:49
영춘화(迎春花)는 3월 초부터 피는 꽃이다. 꽃 이름은 일찍 피어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영춘화를 보러 서울 길상사에 간 적이 있다. “어머, 개나리가 피었나봐. 진짜 봄인 모양이야. 뉴스 보니까 어디 매화가 피었다고 하더니….” 지나가는 아가씨가 친구에게 말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개나리같이 생겼네. 어, 좀 다른데….” 길상사에 들어서 법정 스님의 저서·유품을 전시한 진영각 가는 길에 접어들자 한 일행이 이런 얘기를 주고받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개나리’와 닮았지만 보름 먼저 피는 ‘영춘화’ 겨울이 춥고 길수록 더 간절하게 봄을 기다리기 마련이다. 필자가 꽃을 보면서 ‘이제 봄이 왔구나’ 생각하는 꽃이 영춘화다. 출근길 지하철역 근처 담장에 영춘화를 몇 그루 심어 놓았는데, 해마다 2월 말부터 꽃싹을 유심히 보며 다닌다. 3월 초 영춘화가 한두 송이 피기 시작하면 ‘이제 목도리를 놓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영춘화라는 이름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노루귀도 이르면 2월 중순부터 피지만 아무래도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꽃이라 경우가 좀 다르다. 영춘화는 개나리 비슷하게
2019-03-06 14:49조선시대 교육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초집(抄集)이다. 초집이란 ‘좋은 글들을 모아놓은 서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조선시대의 초집은 ‘주로 과거시험에서 출제 가능성이 높은 글들의 모음집’, 다시 말해서 예상문제집을 의미했다. 여기에는 고금의 유명 인사들의 글이나 과거 응시생들이 지은 글 중에 평판이 좋은 글, 그리고 기출문제에 대한 모범답안 글들이 주가 되었다. 혹자는 오늘날의 예상문제집을 떠올리면서, 초집에 대해 그리 특별할 것도 없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시대 초집은 단순한 사안이 결코 아니다. 이것은 당시 교육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바로미터로서 교육문화의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집은 얼마나 성행하였을까 우선적으로 확인할 것이 있다. 과연 조선시대에는 초집이 얼마만큼 성행했을까 하는 것이다. 다음 기록은 그 정도가 어떠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사헌부에서 상소하기를) 온 나라 자제들이 …(중략)… 초집만을 과거공부의 좋은 수단으로 여겨 책자로 만드는 경박한 풍습이 굳어져 비록 금지하는 법이 있어도 이제는 막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 세종실록 권77, 19년 6월 기미 이처럼 조
2019-03-06 14:49
누구에게나 가족과의 해외여행은 설렘과 두려움이 가득한 법이다.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여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여행길이기에 가족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행을 하고 싶은데,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특히 어린 아이와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부모는 더욱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아이의 낮잠시간과 시차, 컨디션이 여행의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끼리 여행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른 여행 스케줄을 짜야하고, 이를 고려해 숙소를 잡아야 아이도 부모도 모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아이와 여행하기에 매우 좋은 도시, 조금은 낯선 런던의 풍경 속으로 출발해보자. 숙소는 왕립공원(Royal Park) 옆으로! 런던에는 왕가에서 운영하는 왕립공원들이 총 8개가 있다.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 엄청난 규모의 오래된 숲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예전에 왕이나 귀족들의 사냥터 등으로 사용하던 곳이며 왕가에서 관리하는 만큼 아주 높은 수준에서 보존되어 온 매력적인 곳들이다. 그중 런던 사람들이 매우 사랑하는 하이드 파크는 고급 주택단지와 대사관들이 주변에 있어서 쾌적하고 조용하다. 어린아이들은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 너무 많은 새로운 자극에 노출되기…
2019-03-06 14:48
스웨덴식 성평등 교육 (크리스티나 헨켈·마리 토미치 지음, 홍재웅 옮김, 다봄 펴냄, 304쪽, 1만 5000원) 남녀 젠더 갈등이 사회적 이슈다. 나라를 반으로 가르는 첨예한 문제다 보니 중요한 과제임에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성평등 지수가 높기로 유명한 스웨덴의 성평등 교육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한다.
2019-03-06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