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었던 7월 20일은 청주삼백리와 대전옛생돌 회원들이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샘봉산을 답사하기로 한 달 전에 약속한 날이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때문에 답사장소가 현암사가 있는 구룡산으로 바뀌었다. 현암정 휴게소에 미리 도착해 기다리던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대전옛생돌 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대청호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팔각정 정자 현암정에서 대청댐과 대청호를 바라봤다. 청남대가 위치한 곳의 임금 왕(王)자 지형과 호수 너머의 계족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구룡산 중턱의 현암사도 이곳에서 가깝게 보인다. 휴게소 마당에는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흰색 백일홍 한 그루가 하늘의 구름과 어울리고 있다. 100일간 꽃을 피워 백일홍이라 불리고, 나무줄기를 살살 긁어주면 나무전체가 간지럼 타듯 움직이는 것도 재미있다. 그동안 자주색 꽃을 피우는 백일홍만 많이 봐왔는데 무더운 날 흰색 백일홍을 보니 시원한 느낌마저 든다. 108계단을 올라 현암사로 향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걷는데 순결을 고이 간직한 참나리들이 드문드문 눈에 띈다. 사찰 입구의 참나리들은 활짝 꽃을 피우고 오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사찰 마당에서 오던 길을 뒤돌아보면 대청호와 대청댐
2008-07-23 13:46불면증. 사전을 찾아보면 불면증을 ‘잠이 잘 오지 않은 병증’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좀더 경험적으로 들어가면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잘 오지 않은 게 아니라 ‘잠을 이룰 수 없는’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은 괴로운 증상’이 더 잘 어울린다. 불면증에 걸려보지 않은 사람은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의 그 고통을 짐작할 수 없다. 몸은 피곤에 늘어져 축 쳐지고 머리는 몽롱한데 막상 잠을 자려하면 잠은 오지 않는다. 머릿속에는 온갖 잡생각이 물속을 유영하는 피라미 떼들처럼 꿈틀댄다. 때론 어둠 속 물안개처럼 혼몽의 상태 속에서 허우적댄다. 그래서 불면증에 걸린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머리가 무언가에 닫기만 하면 금세 코를 드르렁거리며 잠 속으로 빠져드는 사람이다. 얼마나 부러우면 잠 한 번 실컷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는가. 그럼 불면증, 그거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결론은 글쎄다 이다. 경험에 의하면 완화시켜주는 방법은 있다. 한때 난 잠이라는 걸 제대로 자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써봤다. 수면제 같은 거 먹는 거 빼곤 말이다. 먼저 몸을 혹사시키듯 운동을 하든가 노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이나
2008-07-23 13:45- 음성 큰 바위 얼굴 조각공원에서 충청북도 음성군에 가면 참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장소가 하나 있다. 우선 이곳에 가면 그 규모에 먼저 놀란다. 또한 이곳이 한 개인의 집념에 의해 탄생된 공간임을 알 때에는 약간의 경외감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 가면 우리 민족의 영원한 노스탤지어인 광개토대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비록 복제품이지만 중국의 집안현 통구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실물 크기 그대로 재현한 석비가, 하나도 아닌 두 개나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국내외 역사적 인물과 현대의 인물까지 화강석으로 재현한 곳은 아마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할 것이다. 음성 큰 바위 얼굴 조각공원. 17만평 부지 위에 185개국 일 천 명의 인물들을 거대한 화강석으로 고스란히 재현한 곳이다. 세계4대 성인과 그 제자들이 재현된 제1관을 위시로 세계 각국의 정치지도자와 종교계 성인들,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과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들 등 총 19관의 야외전시장이 이곳에 있다. 재미있는 것은 서태지의 전신상도 재현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이 땅의 민주화 열사들도 그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 있으니 고맙기까지 하였다. 박종철 열사와 전태일 열사가
2008-07-22 14:31- 충북지방의 대표적인 물놀이 시설에서 여름이다. 여름에는 머니 머니 해도 물놀이가 최고! 충청북도 청원군 부용면에 가면 온천과 수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가 있다. 이름하여 효명온천스파이스. 이곳 온천은 예로부터 수질이 좋기로 소문난 곳. 게다가 즐거운 물놀이를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더군다나 이곳에 가면 일명 친친어라 불리는 닥터피쉬가 있단다. 이 닥터피쉬가 있는 탕에 발을 담그면 발바닥을 간질이는 재마가 아주 그만! 평일인데도 물놀이장은 사람들로 한창이다. 물미끄럼도 타고 물폭포도 맞고 유치원생부터 어른까지 마음껏 놀 수 있는 즐거운 물놀이장의 풍경을 여러 컷으로 담아보았다.
2008-07-22 08:57지난해 12월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큰 피해를 입었던 태안이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거의 회복되어 다시 이름처럼 크게 편안한 동네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도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바가지 요금없이 여유롭게 휴가를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올 여름에는 크게 편안한 태안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태안은 크고 작은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즐비해 여름 피서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 많은 해수욕장 중에 영화, 드라마 한편 촬영하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 많다. 태안군은 관내의 30여 개 해수욕장에서 ‘당신이 만드는 축제 춤추는 바다, 태안(www.dancingseataean.co.kr)’이라는 주제로 7월 26일부터 8월 7일까지 축제를 연다. 태안을 대표하는 해수욕장 중 한곳이 신두리해수욕장이다. 길이가 3km에 이르는 해수욕장은 드라마 [오!필승 봉순영],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해변의 여인] 등이 촬영되었다. 백사장은 대부분 차가 지나도 될만큼 바닥이 단단하지만,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백사장의 끝부분은 해안사구와 연결되어 있다. 모래언덕인 신두리 해안사구(천연
2008-07-22 08:56- 2008년 곤충과학전을 다녀와서 나비와 나방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아이들이 도우미 언니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자, 설명해줄게. 우선 나비는 나방에 비해 몸체가 작아요. 그리고 나비는 가느다란 더듬이가 있는데 반해 나방은 털이 달린 더듬이를 가지고 있어요. 또한 나비는 앉아 있을 때 날개를 접지만 나방은 날개를 펼치고 있어요. 더 큰 차이점은 나방은 날개에서 털을 날린다는 점이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나방을 싫어하지요. 이제 알겠어요. 아하, 그렇구나.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비와 나방을 관찰한다. 세계의 휘귀 곤충들을 모아놓고 전시회와 테마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곤충과학전에 가면 바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지난 7월 12일부터 열린 이 과학전은 그야말로 희귀한 곤충들을 맘껏 볼 수 있는 과학전이다. 어쩜 저리 큰 나방이 다 있을까, 어쩜 저리 큰 장수풍뎅이가 다 있을까, 게다가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저 소똥구리 좀 봐. 저 소똥구리는 아마 코끼리나 코뿔소의 똥을 굴리겠지, 하하. 국내외 200여종, 3,000여점의 곤충표본을 전시하고 있는 이 과학전은 총 6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고대어와 파충류가 전
2008-07-21 16:51기이한 바위가 하나 있다. 언뜻 보면 아무런 생명력이 없는 돌덩어리인데, 자세히 보니 두 남녀가 숲 속에서 짙은 애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길고 긴 입맞춤을 나누고 있다. 어느 호사가가 이 바위를 사랑바위라 이름 붙이고는 애틋한 전설 하나를 만들어냈다. 전설이 하나 붙으니 정말 그럴싸하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수명장자와 바리공주, 강림도령과 막막부인이 살던 그 오랜 옛날이었단다. 부모님이 호환을 당하여 천애고아로 자라난 오누이가 있었다. 둘은 불영사 계곡의 깊숙한 곳에서 약초를 캐며 정답게 살았는데, 어느 날 오빠의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산신령은 하늘의 옥황상제께서 병이 드셨고 불영사 계곡에서 자생하는 삼지구엽초를 다려 먹어야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산양들이 삼지구엽초를 다 뜯어먹어 기암절벽 위에 겨우 남아 있으니 그걸 구해오면 큰 상을 주겠다고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잠에서 깨어난 오빠는 꿈속에서 만난 산신령의 모습과 목소리가 너무 생생하여 사실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오빠의 기척소리에 어느새 누이동생도 잠에서 깨어났다. 누이는 천상의 선녀처럼 눈부신 미모를 지녔으며 입가에는 늘 촉촉한 이슬이 맺혀 있었다. 오빠는 누이에게
2008-07-19 20:18깃대처럼 뾰족하게 보이는 깃대봉은 정상 일대에 있는 화강암 절벽이 치마를 펼친 것 같아 치마봉바위로도 불린다. 깃대봉은 백두대간의 산이지만 조령3관문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이 코스는 너무 단조로워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용성골 계곡으로 산행을 한다. 깃대봉 등산의 초입은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의 자연부락인 새터다. 3번 국도상의 수옥교차로를 빠져나와 오른쪽 수안보 방향으로 조금가다 새터교라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바로 마을길이다. 마을 사이로 3번 국도의 다릿발이 서있는데 이곳이 주차장이다. 다릿발에서 가까운 식당 옆 계곡은 맑은 물이 반석을 타고 흘러내려 피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초입의 절벽 아래부터 시작되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멋진 소나무 숲이 보인다. 소나무 숲을 막 지나면 계류를 만난다. 계류를 건너 평탄한 산길을 걷다보면 오른쪽 계곡에서 반석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이 이 계곡의 최고 명소인 ‘말용초’다. 폭포와 바위소, 맑은 물과 반석이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폭포의 상부를 건너면 숲길이 이어지는데 이곳부터 능선의 바위전망대까지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 이어져 등반이 답답하다
2008-07-19 10:04일본 시즈오카현교육위원회는 신년도부터 공립초등학교에 입학하는 1학년의 학부형을 대상으로 「부모학 강좌」를 개강할 예정이다. 저출산 현상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끼리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어서, 자녀양육에 대한 고민 등에 조언을 받기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 배경이라 할 수있다. 부모의 삶의 태도나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길들이는 것의 중요함 등, 「부모로써의 본연의 자세」부터 배우기를 바라는 것이 목적이다. 2009년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학부형부터가 대상으로, 올 가을부터 시작되는 취학 시 건강진단이나 입학 설명회의 기회를 이용함으로써 「전원 참가」를 노리고 있다. 강좌 교재의 기초가 되는 것은 현교육위원회가 만든 「아버지의 육아수첩」이다. 아버지들에게 가정교육의 참가를 촉진하려고 2001년도에 작성하여 개정을 거듭하고 있다. 주로 그 실천 편을 사용한다. 「부모의 삶의 태도를 보여 준다」라는 항목에서는 「판단력이 키워지는 초등학생 시기에는 부모의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가 발달에 영향을 준다」라는 등 이유가 적혀있다. 부모로서의 자세뿐만이 아니라, 「저학년은 의복을 입고 벗는 것을 가르치고, 고학년은 때와 장소에 걸맞는 몸가짐을 하는 것이 예의라는
2008-07-19 10:03- 보련산에 피어난 목탑의 처마곡선을 쳐다보며 보탑사. 보배로운 탑이 있다는 사찰. 도대체 얼마나 보배로운 탑이기에 절의 이름에 ‘탑’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을까? 대저 탑이라는 것은 부처님의 흔적을 모셔놓은 것일진대 그럼 이 사찰에 있는 탑에는 부처님의 흔적이 오롯이 스며 있단 말인가? 충청북도 진천군 연곡리의 보련산에 위치한 보탑사로 작은 발걸음을 옮겼다. 산세가 연꽃모양을 이루고 있다하여 연곡리라는 명칭을 얻은 소담하고 조용한 마을. 보탑사로 가는 길에는 투명한 새소리가 옥색 구름과 더불어 조용하게 흐르고 있었고, 연꽃을 닮은 마을은 단아하면서도 정갈한 품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 조용한 서기에 마냥 마음이 끌려 하릴없이 걸어보았다. 한참을 걸었을까? 저 멀리서 보탑사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해맑은 웃음을 띠며 지나가는 과객을 맞이했다. 보탑사로 진입하는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사찰의 입구 계단이 나타났다. 눈부신 화강석으로 이루어진 순백의 계단은 싱그러움을 지니고 있었다. 청정무구한 비구니 스님들이 계시는 도량이어서 그런가? 보탑사에는 가녀린 향훈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귀엽고도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맺혀 있었다. 보탑사는 연륜이 그리 오래된 절
2008-07-18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