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4학년 담임을 할 때의 이야기다. 교실에 2인용 소파를 갖다 두었다. 학기 초 회의에서 교실에 쉴 공간과 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학생 수가 20명 남짓이라 교실 한구석에 여유 공간이 있어 그 공간을 함께 채워나가기로 하였다. 열심히 손품을 판지 일주일 만에 인근의 어느 상점에서 무료 나눔을 받아 왔다.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 소파 주변에 매트도 깔고, 읽을 책과 보드게임·인형도 마련하였다. 함께 소파 근처 공간을 만든 아이들은 처음에 굉장히 뿌듯해하였다. 그러나 그때부터 소파 쟁탈전이 시작되었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은 소파로 달려가 자리를 차지하느라 아수라장이 되었다. 소파를 차지하고 지키는 것이 아이들의 주된 놀이가 되었다. 다른 놀이는 사라졌고, 주변은 너무 소란스러웠으며, 다툼이 생기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더 늘었다. 소파가 쏘아 올린 시민의식 개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만, 꾹 참고 지켜보았다. 그리고 일주일째 되는 날 아이들에게 물었다. “소파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아이들은 하나둘 불만을 쏟아 내었다. “아이들이 소파 근처에 몰려 있어서 시끄러워요.”
2025-04-09 10:00
지난 2월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교사의 흉기에 의해 목숨을 잃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교육부(2025.2.18.)는 곧바로 관련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글은 그간 이뤄진 정부대책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정부대책 설계에 반영해야 할 세부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아이디어 제안을 위해 체제 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상호작용과 정책에 대한 대응 등을 포함하는 복잡계 관점, 그리고 다른 제도 및 정책과의 관계를 함께 고려하는 체제공학적 관점을 동시에 사용한다(박남기, 2018). 물론 정책적 측면과 더불어 문화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노력으로 김하늘 양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 정부 대책 교육부는 ‘(가칭) 하늘이법’ 추진과 관련하여,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과 일반적인 심리적 어려움을 구분’하여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긴급상황 발생 시 (학교장) 긴급분리조치 및 (교육청) 긴급대응팀 파견 등 긴급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전체 교원의 마음건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제도 개선안은 ‘사안 발생(…
2025-04-09 10:00
이제 교실에서도 정치활동이 가능해진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삭제하면서, ‘학교에서의 정치 참여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뜨거운 논쟁이 시작됐다. 학생 참정권 확대와 함께 청소년의 정치활동이 점점 더 보장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이를 둘러싼 찬반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학생들의 정치적 권리가 확장되고 있지만, 그 범위와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청소년들의 정치활동이 실제로 학교교육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과연 청소년의 정치 참여는 어디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허용되거나 제한되어야 하는 것일까. 청소년 정치참여의 현주소 최근 몇 년간 청소년의 정치 참여는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2020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19세에서 18세로 낮아지면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22년에는 정당 가입 연령이 18세에서 16세로 조정되며, 청소년들이 정당활동에 참여할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국가의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2025-04-09 10:00
3년 전 그날, 난 속초 청봉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다. 갑자기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현장체험학습 중 교통사고가 났는데, 교감과 담임선생님만 있으니 가서 도와주라는 전화를 받았다. 현장 사고 수습을 지원하기 위해 서둘러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안타깝게도 손쓸 겨를 없이 학생이 사망했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았다. 갑자기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제자를 잃은 담임선생님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한참 후 연락을 받고 학생의 부모님들이 병원에 오셨다.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되는 그런 안타까운 사고였다. 교육지원청 현장수습팀이 나머지 일을 잘 처리했고, 도교육청에서도 진심을 다해 학생 사망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사건이 잘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원론적인 판결 취지 … “아무리 법에 감정이 없다지만” 그런데 얼마 뒤 들려온 소식은 안타깝기만 했다. 현장체험학습을 인솔했던 교사들이 업무상 학생 인솔 부주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고, 검찰에 기소되어 해당 교사들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지난한 시간이 흘러 지난 2월 11일 춘천지방법원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시간을 내어…
2025-04-09 10:00
교사는 일반 시민과 동일한 시민적 권리를 모두 누려야 한다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정치기본권은 2차 대전 이후 창설된 유엔과 그 산하 국제기구들이 채택한 국제기준, 즉 「국제인권법」에서 보장된다. 대표적인 국제기준으로는 1948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1966년 12월 채택한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3개가 있다. 「국제인권법」은 ‘모든 인류 구성원’을 위한 보편적 인권의 토대가 된다. 하지만 정치기본권을 포함한 여러 가지 권리를 제한당하고 있는 한국의 교원은 「국제인권법」에서 말하는 ‘모든 인류 구성원’으로 ‘모든 사람’의 범주에 당연히 포함되느냐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국제인권법」은 교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위한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천명하면서 자유로이 선출된 대표를 통하여 정부에 참여할 권리와 동등한 공무담임권이 보편적 인권의 기초임을 확인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교원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토대로 한 공무담임권을 비롯한 정치기본권의 보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교육과학문…
2025-04-09 10:00
예전에 한 방송사에서 ‘배움은 놀이다’는 프로그램이 4부작으로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도서관에서 학생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서교사에게도 큰 도전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 만약 배움이 놀이라면, 놀이를 통해 ‘어떻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일까? 조금 더 확대해서 그냥 재미있게 친구들과 놀기만 해도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부분 연구가 되어왔고, 계속 진행되어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놀이로 배움을 지원하거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을까? 이러한 관점으로 ‘학교도서관 교육활동과 보드게임’에 관해 생각해 보려 한다. 게임의 정의와 이론적 배경 _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 먼저 게임에 대한 간략한 정의와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자. 게임은 21세기에 새롭게 생겨난 놀이문화가 아니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라는 말은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적당히 경쟁해야 하는 게임놀이는 인류에게 생존을 위한 도구로 탄생하게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생겨나고, 변화되고, 더욱 진화해 온 아주 오래된 놀이문화다. 이렇게 발
2025-04-09 10:00
A 공립학교 B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으로부터 “선생님,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실 생각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학생의 질문은 교원의 정치적 신념을 알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현행 법령에 따르면 B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의 질문에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에 대해 말하게 되면 법령1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할 수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이 국가권력은 물론 특정의 사회적·정치적·종교적 집단 또는 세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는 원칙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학교라는 공적 영역에서 감수성이 왕성하고 신념체계가 단단하지 않아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기 쉬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사의 말이나 행동이 청소년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우리 사회와 교단에서 교사의 정치적 발언이나 정당활동에 대한 이슈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이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대법원판결(2012년 4월)과 헌법재판소의 결정문(2009헌바298)이 준거가 되고 있다. 교사의 집단적
2025-04-09 10:00
교원의 경력·유사경력·학력의 반영을 통해서 적정한 호봉을 획정하고 해당 호봉에 의해 보수를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호봉의 책정과 재획정·정정·승급의 과정을 알고 호봉 업무의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교원의 경우 학교 근무 시 호봉과 관련한 업무를 행정실에서 전담하는 까닭에 전문직이나 교감으로서 호봉 업무를 처리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호봉 업무가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차근차근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실제 업무처리 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호에서는 교원의 초임호봉 획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호봉관련 주요 규정 및 지침 가. 「공무원보수규정」(대통령령) 나.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교육부예규) 다.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예규) 라.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2. 대상 및 절차 가. 대상: 신규 채용되는 교육공무원 나. 시기: 신규 채용일 다. 호봉획정을 위한 준비(증빙)자료 1) 교원자격증: 학교급별 교원자격기준(1급·2급) 확인 2) 교원자격의 가산 여부(사범·특수) 확인 *2급 자격증 자격호수로 확인 가능 3) 졸업증명서(전
2025-03-05 10:00
헤이트는 행복의 가설에서 ‘세계 평화와 사회 화합에 가장 큰 장애물’ 후보를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순진한 실재론(naive realism)’을 들겠다고 이야기한다(Haidt, 2006: 135-136). 순진한 실재론이 무엇이기에 이를 세계 평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했을까?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순진한 실재론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순진한 실재론이란? 프린스턴대학의 에밀리 프로닌(Emily Pronin)과 스탠퍼드대학의 리 로스(Lee Ross)는 인간이 가진 편견에 대해 가르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편견을 극복하게 할 수 있을지 실험했다. 많은 연구 결과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이기적인 편견에 대해 배우고, 그 지식을 다른 사람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적용하는 일을 매우 즐겼다. 하지만 그것도 그들 자신을 평가할 때는 별 효과가 없었다’(Haidt, 2006: 135)고 밝혔다. 그들에 따르면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직접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에게 보이는 것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2025-03-05 10:00
기획과 글쓰기(개요 작성하기) 자기 글의 흐름을 만들고 본론의 내용 구성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만들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 글의 ‘설계도’인 개요 작성을 시작할 수 있다. 개요는 글의 흐름을 고려하여 글 전체의 전반적인 구성을 결정하고 그 구성 내용을 문단별로 구체적으로 작성한 글의 설계도다. 개요를 작성할 때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반적인 윤곽을 항목으로 짜고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도식화하는 것이 좋다. 도식화하는 방법에는 화제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가 있다. 화제식 개요는 각 항목을 핵심적인 단어나 어구의 형식으로 간결하게 정리하여 작성하는 방법으로 주제를 간단하게 몇 가지 항목으로 배열할 때 효과적이다. 문장식 개요는 각 항목을 하나의 구체적이고 핵심적인 문장 형식으로 정리하는 방법으로, 주제를 간단하게 제시하기 어렵거나 특별하고 적절한 문장 표현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둘째, 초고 쓰기와 고쳐 쓰기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개요는 최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요가 구체적일수록 초고는 쉽고 빠르게 집필할 수 있다. 화제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예시로 엘리트체육의 폭력 문제
2025-03-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