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주기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체제를 유지해 왔고, 외형상으로는 대부분의 교원들이 매번 새롭게 등장한 교육과정에 큰 무리없이 적응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경우에 개정 폭이 지나치게 커서 기존의 교육과정에 대한 경험을 무시하거나 기피하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적응하는 데만 급급하다보니 종래의 교육과정의 장점을 활용하고 그를 바탕으로 보다 개선시키려는 노력은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6∼7년 동안의 교육경험과 현장연구결과를 교육의 질 개선에 투입하여 누적적으로 활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의 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대부분 폐기처분하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또한, 전면적인 개정으로 인하여 교육과정상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유지되기 어려웠고, 점진적이며 누적적인 개선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과정 평가와 연구 결과에 기반을 두지 않고 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경험과 주장에 영향을 받아 교육현장과는 동떨어진 교육과정을 탄생시키기도 하였으며, 현행 교육과정과는 다른 특색있는 모습을 부각시키는 데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지나치게 앞서가는, 비현실
2003-04-25 16:10교총이 '교단안정 및 현장중심 교육개혁 촉구를 위한 40만 교원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지난 4월초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잠재되었던 교단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고, 교육개혁을 이유로 현장과는 동떨어진 교육정책이 새 정부에서도 계속되는 것을 40만 교원의 뜻을 모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교육공동체는 교육관련 당사자들이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학생교육을 위해 협동하는 교육체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교단갈등과 교육공동체 붕괴 현상에 대해 사회 각계로부터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공동체가 붕괴 수준에 이른 것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는 그 동안 학교 내에서 교육구성원간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대립은 물론 교육과 관련 없는 집단적인 연가투쟁 등에 대해서도 팔짱만 끼고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통렬한 반성과 함께 실효성 있는 교단안정대책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 교총이 전개하는 서명운동은 교단갈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과 새 정부의 교육개혁 추진이 지난 국민의 정부가 범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이번 서명은 교단갈등에…
2003-04-25 16:08
물질을 잃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작은 것을, 명예를 잃는 것은 보이지 않는 큰 것을,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교육부에서 초·중등교육에서 예체능교육이 경시될 소지가 있는 정책을 또 만들어 낼 모양이다. 사교육비가 문제되는 것은 우리 사회구조와 정서에 영합하기 위한 대학입시제도의 잘못이 그 근본 원인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등한시하면서 지엽적인 문제를 아무리 다듬는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디에나 배움의 욕구가 있다면 사교육비는 들게 마련이고,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장려할 것이기도 하다. 특히 그것이 자신의 정신적·문화적 성장이나 건강한 체력을 위한 투자라면 오히려 권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대학을 가야 최소한 직장을 가질 기본적인 자격이 구비된다는 사회구조와 학력중시 정서 때문에 등장한 대학입시를 위한 주지교과 사교육비이다. 지금과 같은 가치관이 존재하는 한 사교육비는 예체능이 아닌 주지교과를 위해 쏟아 부어질 것이다. 결국 이런 식의 지엽적인 치유책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대학을 가지 않아도 성실하고 건전한 국민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체제로의 전환이 없다면 어떤 처방도 헛일이 될 것
2003-04-24 16:07지난번 중앙일보에는 '예체능 성적을 내신에서 뺀다'라는 기사와 함께 새로운 정부를 위한 입맛에 맞는 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각 부서에서는 고민한다는 기사와 함께 실렸다. 결국 많은 비판으로 꼬리를 내리긴 했지만 교육부가 아무리 고민을 해도 대통령 공약사항에 따른 사교육비 절감안으로 내놓을 것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예체능 교과를 타겟으로 삼아 예체능 교과 성적을 등수화하지 않는 방안으로 결정지은 듯하다. 예체능 교과의 점수를 등위평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교육행정가의 탁상 위가 아니라 교실 현장이다. 안 그래도 공부에 찌든 학생들은 무조건 놀려고 들것이다. 음악 감상 시간에는 모자라는 잠을 채우려고 할 것이며, 미술 준비를 해오지 않아도 그냥 꾸중으로 때우려 들것이다. 손바닥만한 대도시 운동장을 돌리려 해도 체육 시간에는 피곤하고 아프다는 핑계를 대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다. 예체능 내신을 위해 과외를 시키는 강남의 5%의 학부모는 그 시간에 다른 중요 과목 과외를 하나라도 더 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중간 고사나 기말 고사가 다가오면 더욱 그러할 것이고, 고등학교에서는 연중 내내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정상적인…
2003-04-24 16:06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 사건의 여파로 교총과 전교조 사이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어 가고 있어 유감스럽다. 나는 지난 11일 이 학교 등교 거부 사태와 관련된 전교조 교사 두 사람이 제자인 사실을 알고, 그 길로 보성초등학교를 방문하여 교직원들을 위로하고, 대책위원장과 대화한 뒤, 입원중인 최 선생도 찾아가 만났다. 그런데 최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관련된 교사의 교실에 "간접 살인마…"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이토록 증오에 찬 언사로 교권을 유린하는 데도 그걸 막을 사람이 없었다니, 교육계의 관리자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고, 전교조는 무엇하는 단체인지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못 미더워서 일요일에는 예산 교육청과 보성초등학교, 전교조 사무실도 다녀왔다. 예산 보성초등학교 정 교사, 최 교사는 83, 86 학번으로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문학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문학도였다. 학부 때 그들은 당대의 민주화에 앞장섰던 운동권이었고, 현장에 나가서는 전교조의 파수꾼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두 번 찾아갔고, 전교조 사무실에도 들러 저녁을 자장면으로 때우며 대화하고 설득하고
2003-04-24 16:051학년 2학기가 시작될 즈음이었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시간에 '고민'이라는 낱말이 나왔다. "선생님, 고민이 뭐예요?"하고 질문하자 다른 아이가 "걱정거리"하고 대답했다. "그래, 선규가 제대로 알고 있구나"하고 칭찬해주었더니 아이는 더 신이 나서 손을 들고는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질문을 했다. "선생님, 저요, 고민 있어요"하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 할머니는 배가 너무 뚱뚱하게 나왔어요. 거기다가 쭈글쭈글해요." "선규야, 그건 절대 고민거리가 아니다. 너희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듯이 어른도 오래 사시면 누구나 늙고 쭈글쭈글해진단다. 운동장가의 저 플라타너스 나무를 보렴. 너희들 팔로 서너 아름이 넘고 거기다 나무의 허리가 썩어 구멍이 뚫렸잖아. 그 구멍 속으로 청솔모, 다람쥐가 드나드는 집이 되어 주기도 하지. 몸에 상처가 나고 아파도 튼튼한 뿌리로 양분을 빨아올려 크고 넓은 나뭇가지며 이파리들을 키워낸단다. 너희들은 나무그늘에서 뜨거운 햇살을 가리고 시원하게 지내지? 저 든든한 나무처럼 할머니께서 쭈글쭈글해지시는 건 지극히 할머니다워지는 것이니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 할머니는 지혜와 슬기를 많이 지니고 계셔." "선생님, 이제 고민이 풀렸어요."…
2003-04-24 16:03
교육계를 엄청난 충격과 혼란으로 몰아간 충남 보성초의 서 교장 자살사건에 대한 논란은 경찰 수사가 끝나야 그 진실이 밝혀지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지진'의 진앙지는 여교사의 '차 시중'이었다고 한다. 관련 단체들의 대응이 정당하고 적절했느냐에 대한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 '차 시중'라고 하는 사안으로 논의의 폭을 좁혀 보기로 하자. 옛 스승이자 지금은 교육계의 선배이신 교장 선생님께 차 한 잔 타 드리는 것이 뭐 그리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거부하고, 서면사과까지 요구하고, 결국 죽음으로까지 내몰 일인가. 도무지 용납되지 않는다는 정서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 사안은 개인적인 관점이나 사적인 영역의 일로 간주하고 정서적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서 고인과 유족들에게 누가 되더라도 나의 무례함을 자책하며 몇 가지 언급하려 한다. 여교사의 차 접대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9년 어느 늦은 퇴근길, 광화문 네 거리의 일간 신문 전광판에 '교육부, 여교사 차 접대업무 시정권고' 라는 뉴스가 뜬 것을 보고, 이것이 주요 뉴스가 되는 현실과 여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안타까워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아직도
2003-04-17 14:51얼마 전 교장선생님이 신임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심부름을 하게 했던 기사가 언론에 처음 보도되었을 때 아직도 학교사회에 그런 일이 있을까 하고 같은 교사로서 자괴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만약 일부 보도된 대로 '차심부름을 하지 않고 윗사람 말을 듣지 않으면 전교조'라고 비하했다면 교장, 교감 선생님이 잘못을 한 것이다. 수업하고 있는 교실에 불쑥 들어간 것도 오해를 살만했다. 기간제 교사가 자기가 당한 부당함을 인터넷에 올렸을 때 사람들이 한 번쯤은 같이 고민해보고 도움을 주려는 마음은 동병상련이어서 나무라거나 비난받을 것이 못된다. 그러나 전교조에서 자신들을 비하했다 하여 교장의 사과와 교육청의 진상을 요구한 것은 조금 지나쳤다. 일단 교사의 복직은 됐으니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했어야 했는데 결국 지나친 요구로 인해 교장은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고 말았다. 전교조가 지난번 광주교육감의 온당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교육감에게 각서와 반성문을 쓰게 해서 나라에 일대 파문을 일으킨 것이 얼마전의 일이다. 교육감이 인사정책에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한 지역의 교육을 대표하는 교육감이 한 교원단체로부터 그런 수모를 받는다는…
2003-04-17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