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교육과정의 사소한 변화도 학교 현장에서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육계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국가 교육과정 개정에 큰 관심을 갖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공청회를 통해 발표한 교육과정 개정안은 제7차 교육과정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고민한 흔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 첫째, 고등학교 선택 과목군을 세분화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무관한 교과목을 강제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은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 교육에서 전인교육을 위하여 경쟁력이 약한 교과목을 필수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대학 입시를 목전에 두고 필요한 실력을 집중적으로 길러야 할 시점에서 자신의 진로와 무관한 과목들을 학생들에게 강제 이수하게 하는 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둘째, 교육과정 편제표의 수업시수를 미래 지향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 교육과정 편제표가 주6일 수업을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월2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할 경우를 대비한 수업 시수 감축 운영 지침이 추가되어 있다. 우리 학교에서 이미 월2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2007-01-29 09:0221세기 초, 국제사회는 현대문명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의 틀을 갖추고 질 높은 삶의 구조와 질서를 구축하고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 교육의 이상은 혼돈 상태에 빠져 있고 그 속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지식 쌓기만을 강요하고 있지 않는가. 청소년들은 오늘날 홍익인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이 되고 있으며, 단편 지식만 가득한 머리와 싸늘한 가슴을 가진 불균형, 부조화의 개인이 되어 가고 있다. 학교와 사회는 현실적, 단기적 목표에만 매달려 있다. 이상과 내면, 사고를 외면하고 현실적 요구와 지식, 행위에만 집착해 있는 동안 교육의 근본은 소멸되었고 교육으로 인간을 바로 세우고 가꾸는 일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러한 교육은 결국 인간정신을 쇠락하게 하며 허망한 욕심을 쫓는 사회를 만든다. 지금은 ‘조화로운 인간, 행복한 삶을 향한 교육’을 추구해야 할 때이다. 모든 나라는 예로부터 전인교육적인 가치 때문에 예술을 기본교과로 삼아 왔다. 그것은 음악과 미술이 사람에게 바른 품성을 갖게 하고, 인식력과 이해력을 높이고, 심미성과 창의력을 강화하는 교과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하고 질 높은 예술경험은…
2007-01-25 14:32
지난 해 12월 27일 교원승진규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개정안의 기본 방향은 능력중심의 승진체제 구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교직사회에 더 큰 문제를 유발시키는 ‘풍선효과’를 내포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우선 개정안은 교직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경력평정을 25년(90점)에서 20년(70점)으로 하향조정하면서 2009년까지 2년에 걸쳐 5년을 일시에 축소한다고 한다. 이 경우, 그동안 오랫동안 승진을 위해 준비해왔던 많은 경력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급격한 제도변화로 승진 경쟁에서 도태되는 교원들의 불만이 팽배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탈락자들이 아니라 교직사회의 기본질서를 와해시켜 전체 교직사회를 갈등의 골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교직사회는 다층화된 계급 질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경력 문화가 주된 질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는 호불호와 상관없이 우리 교직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엄연한 실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직의 경력 문화를 무시하는 것은 군인과 경찰 조직에서 계급을 무시하는 것과 같은 성질의 것이다. 그리고 경력중심
2007-01-11 14:07교육부가 지난달 27일 입법예고한 교원승진규정 개정안이 비현실적이어서 대폭 보완돼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많은 교원들이 이를 핵폭탄에 비유하며 불발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농어촌 교육의 황폐화를 걱정해 반대하고 있다.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근무 학교 크기가 작을수록 근무평정 고득점 취득이 불리해 숱한 소규모학교들이 하루아침에 기피학교로 뒤바뀔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농어촌 교육을 살리자고 도벽지근무 교사 수당을 신설한 게 엊그제인데, 한 나라 정책이 이렇게 오락가락해도 되는가. 10년간의 근무성적 점수가 승진을 좌우토록 해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것도 문제려니와 단지 근무학교 규모가 대․중․소냐에 따라 근무평정 점수가 큰 차이로 벌어지게 돼 있는 구조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예컨대 교원 수가 20명일 경우 1등수와 2등수 차이점은 4점인데 110명인 경우는 0.2점이라고 한다. 누구나 10년간 모두 1등수를 차지할 수 없는 사정임을 감안하면 치명적이다. 또한 개정안대로 하면 앞으로 교감 연령이 4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경력 탈락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조기 승진한 교원들도 교장
2007-01-11 10:02교육정책은 장기적이고도 종합적인 안목으로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하며, 그 중에서도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교원의 수급정책은 장기종합계획으로 수립․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원수급정책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에 근거한 합리적인 교원수급정책이라기보다는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식의 임시방편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리기 어렵게 한다. 예컨대 2007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예정인원의 발표만 보아도 시험일을 불과 20여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처음 발표한 후 교대생들의 거센 항의가 있자 부랴부랴 서둘러 그 인원을 증원하여 수정․발표하였다. 그러면서도 교육인적자원부는 ‘2006-2020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의해 교원을 충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교원수급정책이 합리적인 중장기계획에 근거한 것이라면 우리가 수급인원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나, 교육인적자원부는 갑작스런 정원감축으로 교대생들을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각 시․도교육청이 교원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하였다. 물론 교원수급은 여러 가지 변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이 수립되었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원수급계획은 지속적으
2007-01-11 09:57
근자에 들어 공무원 장외투쟁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을 꼽는다면 1998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열린 ‘교원정년단축 반대 전국교육자 총궐기대회’가 아닌가 싶다. 7만여 명도 더 되는 교원들이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 초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쿠데타적 정년단축 철회’를 외쳤다. 교원들의 처연하기까지 한 공분(公憤)이 표출됐지만 언론은 짐짓 이를 외면했다. 조선일보에 사진 한 장 달랑 실린 것이 전부인 것으로 기억된다. 신문․방송은 연일 ‘노령교사 1명을 퇴출하면 젊은 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앵무새 같은 보도를 내보냈다. IMF사태로 경제는 파탄 나고 실업자가 넘쳐나는 때에 이보다 더 확실한 여론몰이는 없었다.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심리를 부추긴 행태는 교육계의 어떠한 논리와 주장도 먹혀들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당시 이해찬 장관과 교육부 고위관료들의 언론플레이가 무용담처럼 넘쳐나기도 했다. 교육계는 대패(大敗)했고 정년은 3년이나 싹둑 잘려나갔다. 물론 교단을 뒤로한 교원들 대신 젊은 교사가 2.5배로 충원되지도 않았다. 정년단축의 결과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우리 교단을 황폐화시켰으며 지금까
2007-01-09 11:46친애하는 한국교총 회원 여러분! 정해년 새 해를 맞이하여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시는 바가 반드시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올 해로 교총은 창립 60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인생으로 치면 노년기에 접어들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오히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완숙한 경지에서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교총도 한 단계 도약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총도 변해야 합니다. “도대체 교총이 회원들을 위해서 해 준 게 뭐 있느냐?”라고 힐문하기 전에 ”나는 과연 교총회원으로써의 의무와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했는가?“도 반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총은 거대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자칫하면 빠른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멸망한 공룡의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교총은 유치원 교사부터 대학총장까지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집단의 다양한 목소리와 요구를 한데 아울러서 조화로운 소리를 내야하는 합창단과 같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처지와 입장만을 주장한다면 갈등과 반목만 있을 뿐 아름다운 화음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유치원과 초등과 중등과 대학의 입장이 서로 다르며, 사립과 공립의 입장이 다를 수…
2006-12-27 16:49올해 실시한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선발 인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전국 교대는 이에 반발하는 재학생들의 수업 거부 사태 등으로 한달여 동안 학사 일정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원인은 교육부의 초등교사 관련 수급 정책의 잘못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책 실패의 실제 피해자는 전국 11개 교육대학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했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초등 학생수는 2003년을 정점으로 하여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감소 현상은 2014년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은 연평균 20만 명 정도의 학생수 감소가 예상된다. 한편 전국의 교육대학 졸업생은 향후 4년간 연 평균 약 6000명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정년퇴임 예정자는 향후 4년간 매년 1800~2900여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등교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교과 전담교사의 확충 등을 통해 교사 정원을 매년 2,3천명 정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재정 확충이라는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재정적 부담이 적으면서 교사 수급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2006-12-27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