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겨울방학을 했다. '방학은 학교생활의 연장입니다.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생활로 부족했던 교과를 보충하고,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알차고 보람 있는 방학이 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겨울방학 생활계획에 학부모님들께 당부한 대로 방학기간 계획적이고 안전하게 생활할 것을 지도했다. 이런 날은 들뜬 아이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귀담아 듣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활동력이 넘친다. 교실 밖에만 내보내도 신이 나서 환호성을 지른다. 그런 아이들이 긴 방학을 맞는 기쁨을 어떻게 주체하겠는가. 방학식이 끝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르르 교실 밖으로 향한다. 텅 빈 교실을 지키고 있는데 우리 반 여자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친구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교탁위로 편지를 내밀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가 집으로 간 후 정성껏 눌러쓴 편지를 읽었다. 엄마와 늘 일기쓰기를 실천하는 아이라 글이 편지지를 꽉 채웠다. '이 세상 최고 선생님께', '이 세상에서 우리 마음을 잘 알아주시는 선생님께'로 이어지는 첫 부분부터 아이들을 가르치며 듣고 싶어 하던 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멋있는 건 아니지만 세상 어느 연예인보다 마음에서 빛이 나와 더 멋있어 보여요.…
2010-12-27 10:40*** 요즘 같았으면 폭력교사라고 쫓겨날 짓을 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잘 못 본 게 죄지! “장영길 ! 이리 나왔!” 선생님은 핏발이 선 눈으로 노려보면서 화를 벌컥 내었습니다. 영길이는 무슨 일인지 몰라서 눈이 둥그레 가지고 엉거주춤 일어섭니다. “빨리 나와 ! 이게 뭐야 ? 넌 이 시험지를 두 번째 본 거야. 이거 .... 이게 뭐냔 말 야. 이 따위로 하니까 군내 경시 대회에서 75점을 맞아서 우리 학교의 점수를 까먹 더니 다시 본 시험지에서 요 모양이란 말이냐? 딴 사람은 몰라도 넌 이 시험지를 두 번째 본 게 아니냐? 그런데 75점이 뭐냐? 엉 이게 뭐냔 말이야?” 선생님은 붉으락푸르락 하시면서 영길이가 앞으로 나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이미 손에는 넓이가 10cm, 길이가 90cm 쯤이나 되는 무서운 매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이 무서운 매를 들어서 사정없이 엉덩이를 두들겨 패는 무서운 분입니다. 만약 그렇게 하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교살에서 잠을 자면서 집에도 못 가는 생활을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무서운 매를 때리시면 반드시 왜 맞았으며,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지를 일러주시기 때문에 매를 맞을 때보
2010-12-24 14:19오늘 자 지방 신문 교육관련 소식이 교육자의 고개를 떨구게 만든다. 기사 큰 제목이 "수능 끝난 高3 교실 ‘놀자판’ 파행수업 여전"이다. 소제목으로는"'6교시 수업 의무화’ 말 뿐 TV 보거나 잡담하다 귀가" , "교사들 '통제 안 돼' 손 놔… 일부 학교 '단축수업 고려'"다. 기사 내용을 보니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경기지역 상당수 고3 교실의 ‘시간때우기식’ 파행수업이 올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아이들은 아침 일찍 학교에 등교하지만 기껏해야 영화를 보거나 잡담만 하다가 귀가 하고, 교사들도 아이들 지도가 어렵다며 수업 시간에도 교실을 비우는 등 신경을 쓰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자 3명이 출동, 현장 고교를 방문하여 관찰한 것을 그대로 기사화하였는데 3개교의 학교 실명이 그대로 노출되어 학교 명예가 많이 실추되었다. 이에 대한 도 장학관의 대안 제시도 나와 있지만 현장 여건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고입시험을 치룬 중학교도 그 정도보다야 덜하지만 거의 마찬가지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3학년을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로맨틱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 원래는 24일(금) 오후 7시 30분 공연인데 우리 학교 3학년을
2010-12-24 08:11선생님들끼리 모임을 갖거나 회식이 있으면 주로 하는 이야기가 개인 신상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 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학생의 처한 환경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알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학생지도에 관한 정보를 얻게도 되고 초임 교사들은 선배 교사들의 교실 상황이나 학생에 따른 대처 방법에 대한 지혜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말은 교실붕괴 현상에 가깝다. 도저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는 교실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시험 볼 때 답 대신 담임교사 욕을 써 놓거나, 복도를 통행할 때 교사의 뒤에서 욕을 한다거나 수업시간을 지키지 않고 친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것이다. 어느 남선생님은 아이들이 잘못해서 야단을 쳤더니 앙심을 품고 차를 못으로 긁어 놨더라고 했다. 교사가 자기 학급의 아이들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고 외부로부터도 스스로의 교권을 지키지 못한다면 교사에게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모임 자리에서 학생들을 성토하는 교사를 보면 밖에서 제 자식 흉보는 못난 부모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교사 스스로 교권을 지켜내기엔 우리 교단의
2010-12-22 11:4312월은 1년을 되돌아 보는 반성의 달이다. 반성을 하면서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달이다. 학교는 물론 연수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는 지난 17일부터 1박2일간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원장 황용규)이 주관하는 '2011 연수 문화 개선을 위한 워크숍'(장소 라비돌 리조트)에 참가하였다. 올해 중등 교감 자격 연수에강단에 섰기 때문에 대상자가 된 것이다.필자는 율곡교육연수원에서는 강사가 처음이다. 황 원장은 환영사에서 "수강생들에게 감동을 준 강사, 높은 수준의 열강 강사 덕분에 연수원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미흡햇던 점은 개선책을 모색하여 내년도에 반영하고자 이 워크숍을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올 한 해 이 연수원을 거쳐간 수강생은 몇 명일까? 집합연수 8,000여명, 원격연수 15,000여명이다. 연수 후 수강생 설문조사 결과 95% 이상의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못한다. 강사들 150여명이 워크숍을 하면서 자체 자질 향상을 꾀하고 연수원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제1일차 첫강의로계명대 임현우 교수를 초청,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라' 특강을 들었다. 그는 문맹자를 정의 한다. "앞으로의 문맹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도 아
2010-12-22 08:14걱정으로 시작한 3월이었어요 우리 반 다섯 명을 처음 만난 3월 첫날. 숫자는 다섯 명 뿐이었지만 작년에 12명을 가르치던 때보다 더 신경이 쓰였던 너희들이었지. 잠시만 교실을 비우면 어느 순간 금방 티격태격 싸우고 울리던 장난꾸러기들 덕분에 선생님은 그게 속이 상했지. 생일은 제일 빠르지만 행동하는 것은 막내였던 진규는 예지 골려 먹기, 승희 놀리기를 하며 여자 애들을 잘 울렸지. 3월 전교학생회장 선거를 맡은 선생님이 강당에서 행사를 치르고 오니 진규는 엉엉 울고 태환이는 씩씩거렸어. 알고 보니 진규가 태환이를 건들어서 화가 난 태환이가 진규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아파서 울고 있다는 거야.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속상하지만 이젠 웃음이 나는구나. 시간이 가면 고통도 추억이 되는 모양이다. 다섯 명이 모두 다 나름대로 똑똑해서 서로 지지 않으려 하고 양보를 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거야. 선생님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친구를 칭찬하거나 박수를 쳐 주는 것보다 서로 일러바치고 예쁜 말을 쓰지 않아서 마음에 상처를 주는 버릇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지. 행복한 학급을 위해 노력했어요 어떻게 하면 너희 다섯 명이 서로 아끼고 위해 주는 학
2010-12-17 17:13간만에 해보는 감독이다. 그런데도 예나 지금이나 수능시험장의 긴장은 똑같다. 파김치가 되어 오늘을 맞이한 수험생들의 핏기 없는 얼굴들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오늘을 위해서 정신없이 달려온 학생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면서 일그러진 한국 교육의 현 주소를 본다. 끝없는 경쟁의 질주,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 진정한 배움의 궤도이탈, 교육 본질적 기능상실, 그리고 부메랑이 되어버린 우리의 미래 등, 몇 가지가 감독 내내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살아가면서 경쟁은 필수다. 다만 그 경쟁이 누구를 이기는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을 이기는 악순환의 경쟁 보다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그리하여 진정한 깨달음을 해가는 그런 생산적 경쟁 되어야 한다. 물론 자리는 적고, 하고픈 사람은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것이다. 슬기로운 대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과감한 시스템을 통해서 임금과 학력의 차별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 인권과 복지는 없다. 마치 흰 떡가래와 같은 존재다. 개성은 찾을 수 없고, 오직 하나의 교육과정이 입시 이데올르기에 매몰되어, 국가의 모든 에너지가 한쪽 통로로만 모아지는 현상이다. 그
2010-12-17 12:45오늘은 고입연합고사일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11학년도 평준화 지역 및 비평준화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 시험일'이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이날 선발고사를 시행하는 시.도 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전남과 전북, 제주, 강원, 충남, 전북,경북, 충북 등 9개 시.도 교육청이다. 우리 학교도 수험생 200명이 수일고, 수성고, 천천고, 숙지고, 대평고, 장안고, 영복여고 등에서 시험을 치룬다. 3학년 담임들은 출석 점검도 하고 쵸코렛을 나누어주며 시험 잘 보라고 격려 차 시험장 입구에서 제자들을 맞이한다. 교장과 교감도 오전 7시 30분부터 시험장을 돌며 애쓰는 선생님을 위로하고수험생들을 격려한다. 어느 중학교 재학생들은꽹과리를 두드리며 선배들의 힘을 돋군다. 따끈한 차 한 잔으로 입시 추위를 녹이게 하는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격려 표어도 눈길을 끈다. 수원지역의 경우, 해마다 정원 미달사태를 빚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소식이다. 무려 200여명 이상이 탈락한다. 불합격자는 패배의 눈물을 흘려야 하지만 결과는 정확히 나온다. 이제 평준화지역 인문계 고교, 공부 하지 않고 들어가지 못 한다. 후배들이 공부하도록 자
2010-12-15 19:37NSCI라? 신문을 보니 낯선 단어가 눈에 들어 온다. NCSI는 국가고객만족지수(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다.국내외에서 생산, 국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는 제품 및 서비스 품질에 대해 해당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이 제품과 관련된 서비스를 받아 본 고객이 직접 평가한 만족수준의 정도를 모델링에 근거하여 측정, 계량화한 지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것이 교육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교육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균관대학교의 아래의 예를살펴 본다. 성균관대학교는 올해 도서관 서고에 있던 서적 160만여 권 가운데 3만권가량을 뺐다. 몇 년간 교수나 학생들이 한 번도 대출해가지 않은 책들이었다. 대신 그 공간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새 책을 채워넣었다. 학교 관계자는 "책을 빌려가는 수요자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책을 다시 배치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가 올해 국가고객만족도(NCSI) 사립대학교 부문에서 4년째 정상을 차지한 비결은 도서관 서적 관리에서 드러나듯, 수요자를 가장 우선에 두는 학교 운영이다.성균관대는 2005년 학생들의 불만족 사항을 과학적으로 측정, 분석해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6시그마 기법을 국내 대
2010-12-14 16:54세계의 부러움을 받는 교육 한국의 현주소 지난 12월 7일 발표된 오이시디 34개 회원국과 31개 비회원국의 만 15살 학생 약 4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2009) 보고서의 내용은 여러 모로 생각할 바가 많은 자료였다. 우리나라 137개 고등학교와 20개 중학교 학생 5123명이 참가한 이번 보고서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자기학습능력 65개국중 58위, 읽기·수학·과학 등 성적 OECD 회원국 1~4위권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세계의 부러움을 받는 교육 한국의현주소는 단순암기로 올린 성적의 허점을 보인 거라는 평가였다. 2003년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집중 분석 과목이던 수학 성적이 상위권이었지만 흥미도와 학습동기에서 전체 41개 나라 가운데 각각 31위와 38위였고, 과학이 집중 분석 과목이었던 2006년 평가에서도 흥미도가 오이시디 평균을 밑돌아 단순 암기식 교육의 부정적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수치로 나온 성적으로만 보아서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매우 걱정스럽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만 15살 학생들의 읽기·수학·과학 실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4
2010-12-14 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