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용 전남교련 회장·해남공고 교장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대국민 규탄대회와 서명을 운동을 벌이고 정부차원에서 시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던 게 1982년 11월의 일이다.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성난 파도처럼 우리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그대로 좌시하지만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일본의 태도는 오히려 의기양양하다. 교과서 왜곡의 배후에는 단순한 극우집단만이 아니라 집권 자민당과 정부관료들이 포진해 있다는 의혹이 속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처방책이 없는 우리는 약한 자의 분노만을 삭이고 있다. 가슴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심심하면 한 번씩 들고 나오는 독도사건이나 교과서 왜곡사건은 일본인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 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침략행위를 했던 1900년대 초나 지금이나 그들의 근성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어야 한다.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면 역사로서의 가치를 이미 상실한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나라 역사나 힘을 가진 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보고 기록하려 한다. 그 흔한 말로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마련이다'는 말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순
2001-05-07 00:00누구나 존경하는 선생님, 잊혀지지 않는 선생님이 있듯이 교육과정에 있어서 오해로 빚어진 에피소드가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그 중 생각나는 게 백지장에 얽힌 이야기다. 초등학교 국어 시간인 걸로 기억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법한 속담 중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 같다. 물론 하얀 종이 한 장도 둘이서 마주 들면 도움이 되듯이 서로 협력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정도의 속담이다. 그런데 나는 그만 엉뚱한 상상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시골에서 백지장이란 소리를 들어보지도 못한 나는 아마도 그것은 간장, 된장, 고추장과 비슷한 종류의 醬일 것이라는 자의적 해석을 해 버렸었다. 평소 메주로 된장을 담그면 옹기 속에 오래도록 숙성시키는 것을 보아 왔기에 응당 시간이 경과하면 더욱 맛이 좋아지는 것으로 속단해 버린 것이다. `그래, 백지장도 맛들면 낫지. 맛이 들면 당연히 더 좋은 걸 갖고 무슨 속담이 생겼을까?' 누구나 아는 것을 속담이라고 지었는지 조금은 의아했지만 본래의 뜻을 이해하도록 가르쳐 주신 선생님은 한 분도 없었다. 내가 우둔했을까. 성장하면서도 이따금 그 속담을 되뇌며 어딘가 있을 그 맛있는 `백지장'을 찾았지만 어디서도 볼
2001-05-07 00:00학교와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고 한다. 교사들이 수업을 하기가 힘들고 교원들이 설자리를 못 찾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단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다니기가 재미없고 학교교육에 관심이 적어지고 학교가 싫다고도 한다. 이와 같이 언론은 온통 무너지는 교실에 대한 절망의 목소리를 크게 담고 있다. 교실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교권이 무너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아직도 살아 숨쉬는 교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주목하는 것은 우리에게 문제의 해결방안을 시사하는 희망이 된다고 본다. 지금도 열정과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의 교실은 살아있다. 결국 살아있는 교실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실의 주체인 교사의 자각과 지혜가 필수적이며, 학생들과의 진정한 만남으로 가르침의 황금률을 실천하는 선생님들의 교육적 사랑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교육행정은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이러한 기본명제가 실천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해야만 한다. 그러나 중앙의 획일적 정책과 행정만으로는 이제 더 이상 유치원·초·중등교육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 지방교육행정의 관심과 지원 수준여하에 따라서 그 질적 발전의 향방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러한 전제에서 지방교
2001-05-07 00:00교육부가 지난달 24일 장관 자문기구인 교원정책분과위원회 1차 회의에서 교원정년 단축 시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양 보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교육부는 교원정년 단축의 성과로 교직연령이 젊어지면서 학교현장이 쇄신되고 활성화됐으며, 학부모·지역사회는 새로운 학교문화 형성에 공감하면서 장기적으로 교육발전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고, 많은 교사들이 교장·교감으로 승진(전체교장의 약 73% 교체)함으로써 인사적체가 해소되고 교단이 활력을 되찾았다는 등 마치 정년 단축이 만병통치약인양 자랑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력이 올라가고 인성교육에도 바람직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등 구체적인 실증은 제시하지 못했다. 지극히 피상적으로 정년 단축으로 교원들의 평균 연령이 젊어져 활력을 되찾았음을 강조하며 성과가 크다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비과학적 태도로 인해 정년 단축 초기부터 비난을 산 바 있다. 교육부가 강변했듯이 정년 단축이 교육 논리에서 출발했다면 고령 교사의 경우 젊은 교사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능력이 떨어진다는 증거를 제시했어야 했다. 이러한 증거를 제시할 자신이 없으면 섣불리 정년 단축 성과를 운운하지
2001-05-07 00:00사설 매년 스승의 날을 전후한 1주일간의 교육주간이 어느덧 49회를 맞이하였다. 해마다 교육주간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교총은 금년에도 사랑의 꽃 보내기 운동, 1일 교사, 잊지 못할 선생님 및 사행시 공모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여겨 볼 것은 바로 '교실은 사회다'라는 교육주간 주제이다.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교육붕괴 현상에 대한 함축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이번 주제가 최소한 다음 몇가지 사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첫째, 교실의 공간적 기능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교실, 학생, 교육과정을 3대요소로 하는 교실은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독립된 공간이다. 즉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교육의 장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교육의 특수성도 '교실'이라는 공간적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교사는 교실을 통해 매일 학생과 만나기 때문에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교사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나 반대로 교사의 사소한 비리를 정부가 침소봉대하거나 흥미거리로 다루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교육주간이 교실이 주는 공간적 의미를 되짚어 보
2001-05-07 00:00한완상 부총리의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 장관 취임 및 올해 대통령 업무 보고를 계기로 요즈음 다시 학교 폭력에 대한 예방책이 교육계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처 방안을 중심으로 학교를 비롯한 교육계와 정부 및 국회 측에 각각 다음과 같은 점을 주문하고자 한다. 우선 교육계에 대한 주문이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불만 중에 중요한 것이 요컨대, 학교 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즉, 폭력을 당한 학생측에서 학교에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학교나 교육당국은 쉬쉬하고 그냥 넘어가 버린다고 한다. 한 여론 조사는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의 단지 6%만이 학교에 그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생들의 33%가 '말해도 소용없기 때문' 이라고 답했으며, 실제로 피해 사실을 알려서 구제를 받았다는 답변을 한 경우는 22%에 불과하고, 36%는 '흐지부지됐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가해 학생은 오히려 떳떳이 학교를 다니고 피해 학생은 학교를 옮겨야 하는 모순이 빚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같은 현상이 학교폭력을 더욱 조장하는 원인으로까지 작용한다
2001-05-07 00:00우리 교육을 가리켜 걱정하지 않는 국민이 없다. 학교가 붕괴하고 있다, 공교육의 존재가 의심된다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은 이런 일이 학교와 교원 탓만으로 알고 있는 듯 하다. 물론 그 책임이 교원에게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교육의 위기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시작된 것이라면 분명 보다 큰 영향력이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갑작스러운 정년단축과 교육계에 접목시킨 검증 안된 경제논리 등 국정의 근간을 따라 교육이 기우뚱거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인간사에나 평가가 있어야 하고 평가에 따라 신상필벌은 있어야 한다. `우리'라는 개념을 전제로 다 함께 잘 살기 위한 제언이다. 잘못을 과감히 시인할 줄 알아야 `우리'가 있고 용서가 되며 새로운 앞날을 밝힐 수 있다. 미봉책은 `늑대 소년의 일화'와 같이 오히려 큰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의 교육위기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매듭을 지어야 했다. 책임자의 책임 추궁은커녕 자리바꿈이나, 오히려 또다시 중용하는 처사는 교원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교육을 책임진 자는 남 다른 교육애를 보여야 한다. 현실의 혼란요인을 간파했다면 대안을 확실히 제시하거나 요인을 시정할…
2001-05-07 00:00전용우 대전둔산여고 교사 현재 우리 나라 인문계 고교의 화두는 단연 자율학습과 모의고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 현장마다 자율학습 등으로 인해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으며 각 학교의 홈페이지는 물론 교육부와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온통 도배질을 하고 있다. 논점은 간단하다. 대학은 가야겠고, 그러자면 공부를 해야겠는데 공부할 데가 없다는 것이다. 독서실이나 학원을 가봐야 돈은 돈대로 들고 주변 여건도 좋지 못하다. 그러나 학교는 저렴한 경비에 교사가 감독을 해주는 양호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모의고사를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아이들, 당연히 자기 위치를 알고 싶고 수능에 대비한 경험도 쌓고 싶다. 그런데 교육부에서는 하지 말란다. 그리고 그 이유라는 것이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다. 정과 수업만 끝내고 일찍 보내므로 사교육비를 절약하고 자신의 적성에 따라 소질을 계발하라는데 그야말로 탁상공론의 극치이다. 공교육이 사교육에 의해 흔들린다며 모의고사를 못 보게 하는데 그럼 사교육이 공교육을 넘보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지 않은가. 해마다 대입제도를 그렇게 흔들어놓고 공교육이 탄탄하기를 바라는가. 그리고 똑같은 정책이 왜 재수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가.…
2001-04-23 00:00제30대 한국교총 회장 선거가 끝나고 그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두 분의 대학교수만이 출마한 이번 선거는 이전 선거보다 여러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다. 선거가 우편으로 실시된다는 점과 개표상황이 인터넷으로 생중계 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회원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결과를 알리고 한국교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우편으로 선거를 실시하면 수많은 선거인단이 한곳에 모임으로써 생기는 수업결손과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데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물론, 직접 모여서 투표를 하든, 우편으로 투표를 하든 선거인단들이 다양한 연령층의 분회 회원에게 얼마만큼 의사를 묻고 반영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대의원이나 분회장을 보면 대부분 교장, 교감 또는 나이 많으신 부장교사다. 수업결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다보니 연세 드신 선배 교사들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회원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경청하려면 분회장이나 대의원의 일정 비율을 젊은 교사들로 구성해 선배 교사들과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라도 후보자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가까운 분회장이나 대의원에게 전달하는…
2001-04-23 00:00어느 곳이나 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교문 앞 주위에는 학교의 규모나 도시·농촌에 따라 한두 곳에서 많게는 10여 개가 넘는 문방구들이 등하교에 여념이 없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유혹한다. 때문에 거의 매일 꼭 한 번씩은 들리는 곳이다. 어떤 아이는 정가에 100원, 200원을 붙여 부모에게 용돈을 타서 남은 작은 돈으로 군것질을 하는 애교스러운 면도 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학교에서 거의 대부분의 학습준비물을 일괄 구입하여 학급에서 배부해 주기 때문에 문방구의 수입이 50%이하로 줄었다고 야단법석이다. 그래서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죽는시늉을 하는데, 문방구 수가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경쟁적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상한 놀이기구나 사행심을 조장하는 투기성 장난감, 겉만 요란한 먹거리들이 진열돼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놀이기구나 장난감, 먹거리들이 백해무익한 것들이라는 것이다. 장난감은 유해색소나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재료로 만들었으며 특히 먹거리들은 저질의 중국산이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선정적인 것들도 상당히 많다. 그런가 하면 공부가 끝
2001-04-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