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글로벌 무한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국가는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인재 양성 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진국들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하여 ‘수월성’ 제고를 토대로 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은 교육 수요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국가는 이러한 교육으로 사회·문화·경제·복지 등의 다양한 혜택을 다수가 누릴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의 ‘모든 학생을’ 지향하는 수월성 교육 사례인 ‘공동 프로젝트 ‘(학업)성취가 학교를 만든다’(Gemeinsame Initiative ‘Leistung Macht Schule’(이하 LemaS)’를 소개하고,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교육정책과 그 실천 사례가 우리나라 교육의 수월성 제고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제고 교육개혁 프로그램 독일은 2001년 수월성 교육의 방향을 영재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기회균등의 원칙에 기초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교육은 학생들의 소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주는 방향으로 이…
2025-10-02 10:00“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눈앞에 성과가 안 보이니 문득문득 불안해지지?” 요즘 들어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힘들다는 학생에게 ‘툭’ 한마디 던지자, 금세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린다. 무슨 마법을 부린 것도, 특별한 상담기법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학생에게 건넨 말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이처럼 애매모호하고 일반적인, 즉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을 ‘나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설명’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부른다. 그리고 바넘 효과를 실제 대화에 활용하는 대표적 기법이 바로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다. 바넘 효과 _ 누구나 공감하는 말의 함정 바넘 효과는 19세기 미국의 서커스·쇼 비즈니스의 거장이었던 피니어스 T. 바넘(Phineas T. Barnum)에서 유래했다. 지금 우리나라로 치면 SM이나 JYP 정도의 엔터테인먼트 CEO였던 셈인데, 바넘은 ‘누구에게나 맞는 말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홍보전략으로 대중의 호기심과 보편적 욕구를 파고들었다. 바넘은 ‘우
2025-10-02 10:00
‘서울대 10개 만들기.’ 이름부터 도발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교육정책의 최전선이자 향후 5년간 교육 판도를 뒤흔들 핵심의제다. 대학입시와 대학 구조개혁은 물론 초·중등교육까지 연쇄적으로 변화를 예고한다. 지방대 몰락을 막고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 중심 대학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과연 현장의 저항을 뚫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다. 어쨌든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한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고 향후 5년간 교육정책의 중심축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학 입시와 대학 개혁은 물론 초·중등교육에도 큰 파장을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 구상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은 홍창남 부산대 교수다. 그는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장을 맡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설계의 핵심 역할을 했다. 홍 교수는 “대학이 바뀌지 않으면 초·중등교육도 달라질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차례 개혁을 시도했지만, 결국 ‘대학 입시’라는 벽에 막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대학이 변해야 초·중등도 변한다” 홍 교수
2025-10-02 10:00
복잡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사용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그런데 자동차 사용 설명서(메뉴얼)마저 읽지 않고 대충 사용하다가 고장 난 후에야 사용 시 유의점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차를 바꿀 때야 그렇게 좋은 기능이 있었는지를 알기도 한다.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대충 사용하면 위험하고 손실도 크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몸과 마음 사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어느 제품과도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한 것이 인간의 몸과 마음이다. 몸과 마음의 작동 원리, 즉 ‘인간 사용 설명서’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학생을 교육하는 교사들에게는 ‘인간 사용 설명서’에 대한 대한 이해가 더욱더 중요할 것 같다. 소설가 김홍신은 인생 사용 설명서에서 좋아하던 담배를 끊은 자신이 “참 독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독극물을 삼키는 사람이 독하지, 어찌 버린 사람이 독하겠습니까?” 그런데 실은 우리 몸과 마음은 독이 되는 줄 알면서도 거절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법구경은 우리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2025-10-02 10:00
가을은 운동회의 계절이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단체 경기와 매스게임 등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다. 많은 학부모는 학교 운동회를 통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자녀들이 운동장에서 뛰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거워한다. 최근에는 운동회를 이벤트사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교육적 의미보다는 노는 것을 추구하는 이른바 ‘외주형 운동회’라는 비판과 함께 운동회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외주형 운동회에 대해 긴 시간의 준비 단계를 없애고 축제로 즐기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시간이 줄고, 지나치게 흥미 위주라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이제 운동회는 체육교육과 학교교육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단순한 명랑운동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확산은 불가피하게 학교교육의 정체성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운동회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학교의 상황과 여건들을 고려한 정합성이 있는 미래지향적 운동회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위탁형 운동회의 확산 배경과 문제점 ● 위탁형 운동회 확산의 배경 최근 위탁형 운동회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
2025-10-02 10:00
교사들은 58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하고 싶어 한다. 정년을 5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면 본봉의 절반 되는 금액의 5년 치를 한꺼번에 명예퇴직수당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전에 임용된 교사들의 경우 만 58세에 퇴직해도 곧바로 연금이 나온다. 그래서 30년 이상 재직하였으면 학교 근무할 때 소득의 70% 수준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임용된 교사들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정년퇴직해도 65세부터 연금이 지급된다. 58세에 퇴직을 하면 연금 개시일까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명예퇴직을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최근 5년간 명예퇴직률은 교원의 약 1.8%이고 6,500명 정도 된다. 1995년에 주로 임용된 1972년생이 58세가 되는 2030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1~2036년까지는 명예퇴직이 급감하는 시기다. 2037~2041년까지 정년퇴직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해서 퇴직자 수가 2030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2031년을 기점으로 발생할 ‘명예퇴직 급감’ 현상을 분석하고, 정년연장의 방안들을 고민해 보는 글이다. 명예퇴직 급감 시나리오 교원들이 명
2025-10-02 10:00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토록 하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은 학생이 교원을 폭행하는 등 중대한 교권 침해로 출석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을 경우, 그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1일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학생부 기록은 입시에 불이익을 주기보다는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실효적으로 교권 침해를 예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교사·학교를 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학생 다수의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교총은 1일 “무너진 교실을 바로 세우고, 학교 현장에서 수년간 일관되게 요구해 온 과제가 발의된 것은 교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 조치로서 의의가 있다”며 환영했다. 이어 “학생 간 학교폭력 가해 사실은 학생부에 반드시 기재되는 반면, 교사에 대한 폭행과 같은 중대한 교권 침해가 기록되지 않는 것은 법적 불균형이자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학생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명확한 책임감을 부여하고, 자신의 문제 행동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인식을 통해 강력한 예방 효과를 발휘하는
2025-10-02 09:31
교실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것이 학교폭력 문제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늘 긴장되는데, 막상 사안이 터지면 해법을 찾느라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폭 사안에서 교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처리하되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학폭 상황을 ‘단순한 장난’ 정도로 치부하거나 ‘아이들끼리 흔히 있는 일’이라고 여긴다면, 피해 학생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자칫 학부모와 교사, 또는 학교 사이의 새로운 갈등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 행동 관찰하기 교사는 무엇보다 이런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예방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지도해야 합니다. 피해 학생이 보이는 특유의 징후를 재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 학생들은 평상시와 달리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교과서나 필기구 같은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아 야단을 맞기도 합니다. 교복이 젖어 있거나 찢겨 있어도 별일 아니라고 대답하고, 코피가 나거나 얼굴에 생채기가 있어도 괜찮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교무실로 와서 선생님과 어울리려 하고, 자기
2025-10-01 19:04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 산과 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기상정보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10월의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돼 첫 단풍 시기가 평년보다 늦어질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첫 단풍은 9월 30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중부지방에서는 10월 10~22일, 지리산과 남부지방에서는 10월 13~29일 사이에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가을, 마음속 깊은 곳까지 물들일 전국의 단풍 명소로 떠나보자. 1. 내장산 (전라북도 정읍시) '단풍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내장산은 빨간 단풍나무가 특히 많아 가을이 되면 산 전체가 불타는 듯한 붉은빛으로 물든다. 내장사로 향하는 3km 구간의 단풍 터널은 국내 최고의 단풍 명소로, 하늘을 가릴 정도로 촘촘한 단풍잎들이 만들어내는 터널을 지나면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길목에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단풍 대행진을 만날 수 있다. 신정호 주변에서는 잔잔한 호수에 비친 단풍이 마치 거울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연자봉에서 내려다보는 내장산 전경은 온 산이 붉은 보석으로 장식된 듯 화려하다. 2. 오대산 (강원도 평창군·홍천
2025-10-01 19:04
서울 위례초(교장 박용구)가 지난 3월 1일, 긴 기다림 끝에 다시 문을 열었다. 2018년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으로 휴교에 들어간 지 7년 만이다. 교문 앞을 가득 메운 아이들의 발걸음과 웃음소리가 교정을 다시 밝히며, 마치 멈춰 있던 시간이 한순간에 흐르기 시작한 듯했다. “학교가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에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몰라요.” 한 학부모의 말처럼, 이번 재개교는 단순한 개교가 아니라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의 상징이었다. 이 기쁨과 희망을 나누기 위해 준비된 축제가 바로 『위례 Re:new Festa』다.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진 ‘학교 사랑 주간’은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와 관계를 맺고,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시간이었다.아이들은 작은 종이 타일 하나하나에 자신이 느끼는 학교의 모습과 바람을 그려 넣었다.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대형 벽화가 완성되자, 아이들은 환하게 웃었다. 복도에는 ‘우리 학교의 좋은 점’, ‘앞으로 바라는 점’이 적힌 수많은 메시지가 바람처럼 걸렸다. 작은 글씨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담겨 있었고, 지나던 학부모들은 발걸음을 멈춰 글을 읽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직접 쓴 글을…
2025-10-01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