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화 서울염창초등교 교감 어느 초등학교에서 발간한 학교신문에 선생님이라는 표현대신 스승님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스승님이라는 말을 쓰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스승님이라는 표현이 나 스스로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스승'이 `선생'과는 다른 네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선 선생님은 지식을 가르치지만 스승님은 삶의 지혜를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보면 강원 삼척 폐광촌에 위치한 도계중학교 이재건 선생님이야말로 스승이 아닐까 생각한다. 몰락하는 탄광촌의 어려운 학생들을 데리고 관악부를 조직해 열악한 여건에서도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하는 등 소외된 아이들에게 삶의 의미와 방식을 가르쳐주시는 이재건 선생님.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자신감을 잃고 고개 숙인 아이들에게 "너희들의 삶은 중학교생인 지금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의 삶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련의 기간이다"라고 격려하는 선생님의 진지한 표정에서 스승의 모습을 보았다. 둘째, 선생님은 말로서 가르치지만 스승님은 몸으로서 실천하시는 분이리라. 고교 1학년 때 내 담임 선생님은 늘 따뜻한 눈빛으로 학
2001-06-18 00:00박은종 충남 당진교육청 장학사 2000학년도부터 초 중 고교에서 연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이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교원 단체를 중심으로 수정고시·폐지 요구, 거부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교육과정 내용 전반에 걸쳐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우선 교원이 부족해 기간제 교사 충원도 어렵고 학교 시설이나 교실도 부족한 판에 교과별, 학년별, 교사별 연구실과 활동실이 필수적인 교육과정의 도입은 무리라는 것이다. 교육 예산도 현재의 2배 이상인 전체 예산의 약 10% 정도는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단계별 수준별 운영은 필연적으로 우열반 편성과 학교의 서열화를 부추키고 궁극적으로 농어촌 학교와 실업계 학교의 황폐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제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단계별 수준별 운영, 심화보충형 지도, 수행평가, 재량활동 특별활동 운영, 과목선택형 운영 등을 제대로 적용하다가는 공교육의 파행과 학습 격차 및 교육불평등을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 하지만 이미 시행 중에 있는 교육과정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폐지한다면 더욱더 큰 교육 파행과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우
2001-06-18 00:00`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곧잘 잊어버리는 탓에 한 학생을 `소(牛)'로 만들었다가 혼난 기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수업시간의 일이다. 하라는 공부는 않고 책상에 낙서를 하던 소 모 君이 눈에 띄었다. 불러 일으켜 세운 나는 큰 소리로 꾸짖었다. "소, 낙서하지 말아라. 다른 사람도 쓸 책상인데 항상 깨끗하게 사용해야지." 이렇게 타이르고는 수업을 계속했다. 끝 종이 울려 교실을 나가려는 순간 소 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울고 있었다. 웬일인가 싶어 물었다. "왜 울어? 어디 아프냐?" 그러자 소 군은 "아니에요. 아픈 게 아니라구요. 선생님이 저보고 소라고 하셨잖아요. 전 소가 아니란 말이에요. 근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고는 내 눈을 피해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제야 내가 아이의 이름을 부르기는커녕 소 군이라고 하지도 않고 그냥 `소'라고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나는 얼른 "선생님이 잘못했구나. 네가 소 씨라서 무심코 소라고 했단다. 어쨌든 선생님 잘못이다"라고 말하면서 사과했다. 소 군은 내기 머리를 쓰다듬으며 거듭 사과하자 마음이 풀리는 기색이었다. 다음날 다른 교실에서 수업을 마친
2001-06-18 00:00경기 평택시 소재 청담정보통신고에 근무하는 교사다.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 가운데 중2 때 만성신부전증진단을 받아 장기이식수술이 필요한 윤현석이라는 학생이 있다. 그런데 윤 군은 모자가정의 어려운 형편 때문에 병 치료가 막막한 상태였다. 하지만 윤 군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익명의 장기기증자와 주변이웃들의 도움으로 수술을 하고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한 상태다. 나와 자기 가족밖에 모르는 각박한 세상에서 현석이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도움주신 많은 분들께 글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현석이의 사정이 평택지역 소식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익명으로 성금을 입금해주신 많은 시민 여러분과 인근 한광여고, 평택고 그리고 청담중 및 본교 학생들, 교직원들의 정성이 모여 현재 500여 만원이 모금됐다. 가뭄이 들어 땅이 타 들어가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황폐해져버린 요즘에도 사랑을 베푸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용기가 난다. 항상 병고에 지쳐 허옇게 뜨고 힘든 모습의 현석이가 수술을 받고 난 후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더 없이 기쁘다. 다시 한번 현석이에게 사랑을 베푸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2001-06-18 00:00감사원이 국민건강보험재정 관련 특별 감사를 실시하고 실무자 7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이유인즉, 부실하게 작성된 건강보험 재정안정 종합대책을 보고하거나 국민불편 최소화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 등 `직무태만'이었다. 당사자의 반발은 물론이거니와 권외자인 우리가 생각해도 장관과 그 이상의 인사들이 책임지지 않는 사안을 실무자가 책임진다는 것이 우습다. 돌아보건 데 이 일련의 사태가 국·과장급의 판단으로 실시된 결과라는 것인지, 국·과장의 보고만 믿은 상급자들은 `바지저고리'라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그처럼 크고 획기적인 변화를 주는 정책의 실시에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대통령부터라도. 또한,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일련의 조치로 이 나라 교육 현장이 얼마나 황폐화되었는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인정하는 일인만큼 감사원은 복지부와 같은 맥락에서 교육부도 특별감사를 실시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노령교사 한 사람 퇴직하면 젊은 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등의 검증되지도 않은 정책을 도입하여 무리하게 정년을 단축시키고 기한을 두어 명퇴를 재촉하는 바람에 많은 인재가 일
2001-06-11 00:00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시끄럽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부터 광복 후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연구 없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미봉책으로 넘겨오다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지난 80년대 교과서 왜곡이 있었을 무렵에도 국민의 분노에 이끌려 그 불만을 독립기념관 건립으로 무마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외교적 사안으로 어물쩡 넘기고 말았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은 우리 얼에 관한 문제로서 그 용어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광복 반세기가 지나도록 우리부터 바른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이 날을 민족 광복의 날로 기념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국에게는 승전기념일이다. 반대로 일본은 패전기념일로 기억하기 보다 전쟁이 끝난 날로 기억하려 해 용어도 `종전기념일'을 쓴다고 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있었던 전쟁을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다. 게다가 우리 겨레 중에는 입에 익어서인지 일본 식민지 지배세력이 만들어낸 역사용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를 `李朝'라고 부르고 일제의 `조선강점, 경술국치'를 `한일합방'이라 하고, `을사勒約'을 `을사보호조약'이라 하
2001-06-11 00:00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일과 중에서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다면 점심시간이다.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교무실에서 잡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동생에 대해 상담할 것이 있다며 경진이 누나가 학교로 찾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경진이는 순진하고 착하지만 학력은 조금 뒤떨어지는 우리 반 개구쟁이다. 교실에서 떠들고 장난치다가 친구들과 다투는 일도 많다. 그런데 그 때마다 경진이 어머니는 `누가 우리 경진이를 괴롭혔다'며 자주 전화를 주시곤 했다. 어머니는 또 그 때마다 경진이가 둘도 없는 귀한 자식이라고 늘 강조하셨다. 한 시간 반이 지나 도착한 경진이 둘째 누나로부터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들었다. 경진이 부모님은 하나뿐인 아들을 대학 재학 중 암으로 잃고 실의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던 전형적인 남아선호 숭배자셨다고 한다. 그런 부모님에게 늦둥이 경진이는 그야말로 삶의 의욕을 주고 새 출발을 하게 한 주인공이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경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남겨주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시는 모습이 애처롭다며 경진이 둘째 누나는 급기야 울음까지 터뜨리고 말았다. 잠시 후 진정이 된 누나는 경진이가 집의 기둥이자 부모님의 생명 줄이
2001-06-11 00:00지난달 28일자 한국교육신문 5면에 실린 평준화고교 성적 더 높아' 기사를 읽고 교사로서, 그리고 학부모로서 `아! 저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기선, 강태중 교수가 내 놓은 `평준화 정책과 지적 우월성 관계에 관한 실증적 검토자료'에 따르면 평준화 고교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비평준화 고교 학생들의 그것보다 훨씬 높으며, 1학년 대비 3학년 성적의 향상폭도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언뜻 보면 그 주장에 아무런 허점도 없어 보이지만, 터무니없는 함정에 빠져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기본적인 불합리를 뻔히 알면서 의도한 목적을 위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 마디로 말해서 평준화고 학생들은 비평준화고 학생들보다 원래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란 사실이다. 물론 나도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어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평준화 지역은 대도시이고, 비평준화 지역은 중소도시이거나 시골이란 건 구태여 조사해보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성적 향상 폭에 대한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내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세칭 명문고나 특수고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는 것은,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런 경쟁을…
2001-06-11 00:00성기선 가톨릭대 교수 우리 사회에는 학교교육과 관련되는 많은 신화가 존재한다. 우리들이 학교교육의 실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을 때 허상이 살아 움직이면서 우리를 더욱 현혹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학교교육에 대한 신화 가운데 `하향평준화'를 예로 들 수 있다. 그것은 이제 너무나 보편화되어서 교육문제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논의에도 응용되기까지 한다.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가 시작된 1974년 이후 정말 수없이 반복되었던 `하향평준화'라는 신화는 아무도 반박하려 노력하지도 않았고 반박할 만한 자료도 없이 그저 우리들의 상식적 수준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학력의 저하 현상을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준화제도 때문이라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언론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 같다. 학력의 하향화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평준화 제도의 근본 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평준화가 학력 하향화의 주범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준화를 깨고 경쟁입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도한 입시경쟁, 이로 인한 청
2001-06-11 00:0012일 정오 73개국 130여 개 도시에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규탄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한국교총 등 99개 시민운동 단체가 연대해 결성한 `일본 교과서 바로잡기 국제 캠페인'이 기획하고 전세계 한인단체, 그리고 현지인과 아시아인은 물론 일본인까지도 참여하는 이번 동시 집회는 인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를 자각하고 일깨우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나라별로 똑같은 12일 정오이지만 시간대가 달라 뉴질랜드에서 시작 돼 미국의 주요도시를 끝으로 연속적으로 펼쳐지게 될 이번 집회가 일부 일본인들의 자화자찬식 거짓된 역사관을 분쇄하는 전기가 되기를 고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최근 일본의 TV토론회에서 역사 미화 지지자들은 `한국은 왜 그들의 교과서에서 베트남 위안부 문제를 다루지 않는가'라든지 `위안부에 대한 강제 연행 증거가 없지 않은가' 등 역공 논리를 폈다는 보도를 보면 그들이 미래지향적인 시각보다 부끄러운 과거를 가급적 숨기고자 하는 원초적이고 방어적인 정서에 매달려 있음을 본다. 일본의 역사 미화 지지자들은 이제라도 적반하장식으로 한국의 교과서가 어떻고 하는 식의 타령 보다 진정으로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2
2001-06-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