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다를까 2018 추석(9월 24일) 명절에도 TV 특집드라마는 귀했다. 지상파 특선영화들만 거의 30편에 달했던 것과 아주 대조적인 현상이 이번 추석에도 또다시 되풀이된 것이다. 먼저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기 위해 한교닷컴에 이미 발표하고 책에도 수록한 ‘보기 힘들었던 설 특집드라마’(장세진, TV 꼼짝마, 신아출판사, 2017)부터 살짝 들춰보자. 지난 추석(2015년-인용자 주)에 이어 2016 설 명절에도 특집 드라마는 귀했다. 그 이유는 새삼 시시콜콜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지난 추석에 무심했던 MBC가 특집드라마를 내보낸 점이라 할까. KBS는 지난 해 방송했던 ‘드라마 스페셜’ 3편을 앙코르(다른 말로 하면 재탕이다.) 방송했을 뿐이다. SBS는 이례적으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 명절에도 특집드라마를 방송했다. 언뜻 보면 영리적 측면을 더 따져야 할 상업방송 SBS가 KBS와 MBC 두 공영방송 보란 듯이 ‘돈 안 되는’ 단막 드라마를 명절 특집으로 연속 편성하고 있다. 일견 기이한 일이지만, 환영한다. 다만, 좀 고약한 시간대에 편성된 건 아쉬운 점이다. SBS ‘영주’는 설 전날인 2월 7일 오전 9시 30분,
2018-10-01 09:5406:30 게스트하우스에서 저절로 눈이 떠진다. 동쪽 창문을 여니 녹차밭이 보인다. 아침 샤워를 하고 집 주위를 둘러보니 무화과가 한창이다. 무화과 열매는 보관이 힘들어 바로 먹어야 한다고 한다. 앞마당 무화과 나무는 가꾸지 않았는데도 열매가 무성하다. 익은 열매 하나를 맛보니 당도가 높다. 주위 밭을 보니 고추가 붉게 익어간다. 밭사이에서 일할 수 있게 바퀴달린 이동식 작업대가 있다. 식사 전 가까이 있는 강진다원을 찾아가니 그 규모가 놀랍다. 회사 소유의 ‘설록다원 강진’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33.3ha(10만 평) 규모인데 보성 녹차밭보다 이름이 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녹차의 새순 연두색이 싱그럽다. 하얀 꽃잎에 노란수술의 녹차꽃을 처음 보았다. 녹차밭 곳곳에 세워진 전봇대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다. 저 용도는 무엇일까? 바람이 많아 발전기 인 줄 착각했다. 알고 보니 방상(防霜) 팬. 지상의 찬 공기가 서리가 되어 냉해를 입지 않게 공기를 순환시켜 막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조금 가니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대나무, 동백나무 숲이 우거져 어둡다. 조금 가니 백운동 별서정원이 나타난다. 바람이 부니 낙엽은 굴러다니고 옛 건물은 있
2018-10-01 09:51추석연휴 기간, 처음으로 2박3일간 가족 여행을 떠났다. 추석을 앞두고 아이들 친가, 외가 조상님, 어른들을 미리 찾아뵈었다. 지난 8월 하순 부부만의 홋카이도 힐링여행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가족이 떠나는 국내여행이다. 여행의 목적지는 남도지방. 그 중에서 가장 매력을 끄는 곳은 강진.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데 지자체에서는 이것을 관광자원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교직에 있는 아내는 지난 봄. 강진에서 청렴 연수를 받았다. 전국의 공직자들이 모였는데 프로그램도 좋고 그곳의 자연 풍광이 좋아 다시 갈 기회를 찾고 있었다. 이번엔 연수가 아니라 여유 있게 역사힐링여행을 통하여 가족간 정을 쌓고자 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공직자 연수 유치가 지역관광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의 여행 특징 몇 가지. 첫째,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 이용. 그 이유는 운전 피로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산행 시 코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탄소 배출도 줄여 환경도 살리니 1석3조다. 둘째, 맛 여행 겸하기. 그 지역에서만 특별히 맛 볼 수 있는 음식으로 식사 메뉴를 구성한다. 여행에서 보는 것 다음으
2018-09-28 09:02이번 추석 명절에도 많은 영화들이 TV로 방송되었다. 지상파 방송만 살펴봐도 KBS 5, MBC 3, SBS 6, EBS 8편 등이다. 거기에 지역방송인 OBS까지 더하면 거의 30편에 이른다. 천만영화에서부터 극장 개봉 6개월밖에 안된 신작까지 영화 종류도 다양하다. 시청자 입장에선 거의 공짜인 추석특선 영화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한 차림표라 할 수 있다. 먼저 두 개 채널의 KBS보다 SBS가 더 많은 영화를 편성해 눈길을 끈다. SBS가 나름 공을 들인 반면 MBC는 3편뿐이라 좀 빈약해 보인다. 방송사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나마 좀 의아한 편성이란 생각이 든다. 추석 명절 분위기와 다소 동떨어진 영화 한 편이 유독 눈에 띄어서다. 청불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이다. 같은 시간대 역시 청불영화인 ‘범죄도시’를 tvN에서 방송했지만,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이란 점에서 다르다. 관객 동원 면에서도 93만 명의 ‘불한당’은 687만 명이 극장을 찾은 ‘범죄도시’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이래저래 ‘불한당’ 방송이 미스터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불한당’은 과연 어떤 영화인가? “7분간의
2018-09-28 08:55꽃무릇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지난 봄 친지에게 꽃무릇 구근을 한 소쿠리 얻었습니다. 아파트 화단에 심은 꽃무릇을 누군가 모두 뽑아서 버렸다고 속상해 하시길래 얻어다 하루 종일 화단에 남편과 심었습니다. 마늘처럼 생긴 구근을 한 쪽씩 심어두고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며칠 전부터 긴 줄기를 올리고 있더니 붉고 화사한 꽃무릇이 군데군데 피어납니다. 땅에 적응을 못한 것도 많은지 드문드문 피어 있습니다. 아침이면 베란다에서 꽃무릇을 감상합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할 때도 한참을 서서 쳐다보았습니다. 제가 감상하고 있을 때 지나던 할머니 한 분이 꽃 이름이 무엇이냐고 하십니다. ‘꽃무릇’이라 가르쳐드리고 함께 붉은 꽃송이가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낯선 이를 낯설지 않게 여기는 것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즐거움을 나누었기 때문이겠지요. 저와 할머니처럼 말입니다. 어릴 적 우리집 마당에는 봉선화와 채송화가 많이 피었습니다. 여름이면 열 손가락에 봉선화물을 평상에서 동네 아이들과 아줌마들이 함께 들였습니다. 우리들 옆으로 노란 수세미꽃이 피고 호박덩굴이 담장을 타고 지붕으로 올라갔습니다. 가을이면 잘 익은 누렁호박으로 호박죽을 끓여서 함께 먹었습
2018-09-27 09:18문재인 대통령이 수행원 200여 명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 등 북한을 다녀왔다. ‘평양공동선언’에 이어 여러 행사를 가졌다. 가령 15만 평양시민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김정은 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채 사진을 찍기도 했다. ‘판문점 선언’때와 또 다른 사상 최초의 역사적 사건들이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 대통령의 북한 나들이라 할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남북한 정상의 그런 모습들은 자연스럽게 영화 한 편을 떠오르게 한다. 바로 8월 8일 개봉한 ‘공작’이다. ‘공작’은 박근혜정권 시절 기획되고 제작이 시작된 영화다. 소위 블랙리스트가 엄존했던 시절, 개성공단 폐쇄 등 단절이라 할 만큼 북한과의 관계가 혹독했던 시기였다. 실제 갑작스런 사드 배치로 중국 촬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영화 내용이나 주제가 다소 머쓱해질 수 있는 국면이 되어버렸지만, ‘공작’은 2018 여름 영화대전에서 관객 수 3위를 차지한 영화다. 9월 26일 현재 각각 1226만 명의 ‘신과 함께-인과 연’, 658만 명 남짓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 이은 3위로 497만 418명이 극장을 찾았다. 지금도 상영하는 극장이 있어 최종 집계
2018-09-27 09:17"포·즐·사, 우리는 포크댄스로 행복을 전파합니다" ‘포즐사’란 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이다. 수원시평생학습관 뭐라도학교 포즐사(회장 이봉아)가 지난 18일 오후 2시. 장애인 재활복지시설인 수봉재활원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한마당’을 펼쳤다. 이 날 한마당에는 포즐사 회원 14명. 입소자 36명, 재활원 직원 등이 참가하여 서로 손잡고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기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회원들은 시작 30분 전에 모여 한마당 준비를 했다. 포크댄스 의상도 갈아입고 참가자에게 니누어 줄 간식도 작은 봉지에 담았다. 봉지에는 제과점 빵, 바나나, 두유가 들어 있다. 모두 60개의 수량을 준비했다. 지난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우만종합사회복지관 한마당에서는 떡. 음료, 과일을 준비했는데 재활원 측에서 빵이 좋다고 하여 메뉴를 바꾼 것이다. 우만종합복지관에서의 두 차례 봉사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상황이 다르다. 복지관에서는 아파트 거주민을 초대하기 위해 몇 주 전부터 현수막을 내걸었다. 아파트 현관입구에는 안내 포스터도 붙였다. 회원들의 경로당 방문과 1:1 접촉 권유 결과 30여 분의 주민과 함께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기는 시간을 가
2018-09-27 09:12문경 모전초등학교(교장 김주하) 6학년 학생 150명은 지난 9월 4일(화) ~ 6일(목)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수학여행은 역사 문화체험을 테마로 하였으며 학생들을 소규모로 나누어 1팀은 9월 4일(화)과 5일(수)에, 2팀은 9월 5일(수)~ 6일(목)에 각각 1박 2일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서울의 주요 역사 유적과 미술관을 답사한 후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에버랜드에서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우선 서울 광화문거리와 경복궁, 서대문 형무소를 둘러보며 학교 수업에서 배웠던 역사적 내용들을 직접 살펴보았다. 학생들은 6학년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워크북의 미션을 해결하며 유물과 유적의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직접 정리하며 우리의 역사와 우리 조상들의 정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으로 호암미술관에 가서는 미술 감상 수업과 연계하여 전시된 작품들을 보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해 가며 작품들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수학여행을 인솔한 6학년 정○○ 교사는 “수학여행 오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동할 때 교사의 지시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이
2018-09-21 09:43내가 배우 신혜선의 연기를 처음 본 것은 최고 시청률 21.0%를 기록하는 등 인기리에 방송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다. 2016년 11월 16일부터2017년 1월 25일까지 방송된 전지현ㆍ이민호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신혜선은 조연 차시아 역이었다. 이민호(허준재ㆍ담령 역)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차시아는 과거엔 담령에게 첫날 밤 소박맞은 신부였다. 그냥 그런 배우가 있나보다 넘어갔던 신혜선을 다시 본 것은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에서다. 2017년 9월 2일부터 2018년 3월 11일까지방송한 52부작에서 신혜선은 주연중 한 명인 서지안으로 나온다. 글쎄, 조연으로 다소 미미한 비중의 ‘푸른 바다의 전설’이 인기를 끌어서 그런지 흥행 보증수표라 할 KBS 2TV 주말극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황금빛 내 인생’은 최종 45.1%를 찍으며 종영되었다. 이미 나는 “‘황금빛 내 인생’이 엄청난 지지를 받은 건 재벌 까는 야무진 흙수저 서지안(신혜선) 덕분이지 싶다”(한교닷컴, 2018.3.14.)고 말한 바 있다. 그 신혜선(우서리 역)이 주연을 맡은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 첫날인…
2018-09-20 13:39백두산 천지 일정을 위해 이도백하에서 아침을 맞는다. 밖은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 지금 날씨로 봐서는 불가능하다는 말뿐이다. 이곳 이도백하는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한 물줄기(白河) 두 개가 합류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이도백하는 발해의 중경(中京) 흥주성지(興州城址)가 남아있으며 안도현의 서남부에 위치하여 백두산 북파 방면 해발 500m 지점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로 백두산 등정을 위해선 꼭 거쳐야 하는 곳이다. 날씨 때문에 걱정하자 가이드는 지금 여기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워낙 고산지역이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화니 출입이 허용 되면 가야 한다고 한다. 짙은 흐림 속에 있는 이도백하를 등지고 백두산 천지 등정의 첫 관문인 서파 산문으로 간다. 가는 도중 어제 명동촌과 용정의 아쉬움 속에 일제강점기 마지막 조선 총독 아베 노부유키의 소름 끼친 말이 떠오른다. 그의 친손자가 현재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이다. 그는 1944년 7월 24일에 일본의 제9대 조선 총독으로 부임해 전쟁 수행을 위한 징병·징용 및 근로 보국대의 기피자를 마구잡이로 색출했으며, 심지어는 여자정신대근무령을 공포해 만…
2018-09-18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