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숭겸 장군은 신라의 정치가 어지러울 때 궁예가 나라를 세우자 그의 지휘를 받는 장군이 되어 많은 공을 세웠다. 그런데 궁예가 백성들에게 못된 정치를 하자 배현경, 복지겸 등과 함께 그를 몰아내고 왕건을 임금으로 모셨다. 대구 동구 파군재 삼거리에는 왼손에 칼을 집은 늠름한 모습의 신숭겸 동상이 있고 그 뒤로 말을 타고 활시위를 당기는 사안도와 파군재에서 후백제군과 전투를 벌이는 충렬도를 새겼다. 사안도(射雁圖)는 기러기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으로, 고려 태조 임금과 함께 황해도 삼탄으로 사냥을 나갔는데 한낮에 기러기 세 마리가 날았다. “저기 세 번째 기러기 왼쪽 날개를 누가 맞추겠는가?” “전하, 제가 쏘아 보겠습니다.” “와! 살을 맞았다.” “장군의 활 솜씨가 대단하구려.” 신숭겸이 선뜻 나서 명한 대로 맞혔더니 태조가 신(申)씨 성을 내리고 평산 지역을 다스리도록 하였다. 충렬도(忠烈圖)는 서기 927년 9월, 견훤이 신라의 경주를 공격해 경애왕을 죽이고 갖은 행패를 부리며 경순왕을 임금으로 삼고 물러갔다. 이 소식을 들은 고려 태조 임금은 5천여 군사와 함께 빠르게 달려가 대구의 팔공산 동화사 인근에서 견훤의 후백제군과 맞서 싸우다…
2020-04-06 11:00#1. 3분 만에 끊은 코펜하겐 왕복티켓 나의 스칸디나비아 여행은 즉흥적으로 시작되었다. 덴마크 코펜하겐(Copenhagen)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후배가 이번 여름에 덴마크에 올 수 있냐고 물었다. 생각과 말이 잘 통했고, 특히 여행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던 친구라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항공권을 검색했고, 예약하고 결제하는 데는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출발 날짜와 도착 날짜는 여름 방학 기간이고, in과 out은 코펜하겐이다. 그렇게 나의 스칸디나비아 여행은 시작되었다. 6개월 만에 만난 후배는 전보다 더 밝아졌고, 행복의 나라 덴마크에서 살아서 그런지 더 행복해 보였다. 바이킹의 후예이면서 뷔페의 원조 국가에서 뷔페를 먹은 후에 자전거를 타고 뉘하운(Nyhavn)으로 갔다. 뉘하운은 코펜하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으로, 가지런한 운하 양옆으로 알록달록한 건물이 촘촘하게 서 있다. 운하 곳곳에는 작거나 크고, 오래되거나 최신의 배와 요트들이 질서정연하게 정박해 있다. 친화력이 좋은 후배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대만 친구, 일본 친구, 일본과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는 덴마크 친구, 그리고 덴마크에서 씨앗호떡을 팔며 한국의 음식
2020-04-06 11:00‘코로나 불경기’가 현실이 됐습니다. 영세업종이나 소기업 특히 자영업자분들의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경기를 살리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죽은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를 빌려볼까요? 사실은 모든 정부가 쓰는 일반적인 방법들입니다.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 정부 재정을 더 공급하는 겁니다. ‘전가의 보도’죠. 다들 쓰는 방법이고, 특히 일본 같은 선진국은 십여 년간 수천조 원의 재정 폭탄을 투입했습니다(그래서 나랏빚이 최고로 심각하죠). 만약 정부가 월 매출이 1천만 원이 넘지 않는 영세 식당주에게 월 100만 원씩의 지원금을 주기로 가정해볼까요? 수원에서 작은 피자가게를 하는 A 씨는 이 100만 원으로 급한 월세를 냅니다. 남은 돈으로 아이 학원비를 내고, 오랜만에 운동화도 하나 샀습니다. 결국 정부가 지급한 돈은 학원 원장과 운동화 가게 주인 그리고 건물주에게 들어갑니다. 이들은 또 이렇게 번 돈을 다른 곳에 소비할 겁니다. 이렇게 소비가 늘어날수록 경기가 좋아집니다. 소비는 누군가의 소득이니까요. 다시 말해 경제가 좋아지려면 소비를 늘려야 합니다. 이 기막힌 방법을 찾아낸 사람은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입니다. “우리는 모두…
2020-04-06 11:00할미꽃은 이름부터 참 정다운 꽃이다. 4월이면 거의 우리나라 전역에서 볕이 잘 드는 야산의 자락, 특히 묘지 근처에서 볼 수 있다. 키는 한 뼘쯤 자라지만 아주 굵고 깊은 뿌리를 가진 경우가 많다. 고개 숙인 꽃송이를 보면, 꽃잎은 검붉은색이고 그 안에 샛노란 수술들이 박혀 있다. 일제강점기 사학자이자 언론인 문일평은 『화하만필(花下漫筆·‘꽃밭 속의 생각’으로 재출간)』에서 “첫봄 잔디밭에 풀이 파릇파릇 새 생명의 환희를 속삭일 때, 나면서부터 등이 굽은, 할미꽃은 벌써 그 입술에 붉은 웃음이 터지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다섯 장으로 갈라진 잎도 개성 만점이다. 줄기와 잎은 물론 꽃잎 뒤쪽까지 가득 돋아나는 솜털들은 할미꽃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꽃이 지고 열매가 익으면 그 열매에 흰털이 가득 달려 마치 하얗게 센 노인 머리와 같다고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할미꽃의 한자 이름은 ‘백두옹(白頭翁)’이다. 열매에 붙은 긴 깃털 같은 것은 씨앗을 가볍게 해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완서 작가는 할미꽃을 좋아한 모양이다. 노년을 보낸 경기도 구리 아치울마을 노란 집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우리 마
2020-04-06 11:00나는 ‘응팔(응답하라 1988) 세대’이다. 사회는 우리를 ‘X세대’라고 불렀다. 더 이상 대학에서 ‘사상논쟁’을 하지 않았고, ‘데모’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워크맨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살아온 시대적 모순에 공감했다. 막내딸은 2000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이다. 놀이문화도, 사고방식도 완전 딴판이다. 때론 당황스럽고, 때론 부러우며, 때론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시대가 변했고, 그 변한 시대에서 우리 아이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아이이며, 그 변한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것을. 지금 학교 현장에는 2000년 이후 태어난 ‘Z세대’ 아이들로 빼곡하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은 2002년생, 초등학교 입학생은 2013년생이다. 게다가 ‘Z세대’의 출발 주자인 1995년 이후 출생한 교사도 교단에 발을 디디고 있으며, ‘자유분방함’의 끝판왕인 ‘이해찬 1세대’가 30대로 진입하면서 왕성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학부모 역시 역사상 가장 진보적 세대라고 불리는 ‘X세대’가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가끔 보이던 60년대 후반 학부모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매일 ‘Z세대’와 섞여 생활하고 있는 교사가 ‘Z세대’를 이해하지 못…
2020-04-06 11:00반전으로 점철되었던 영웅의 삶은 막을 내렸지만 남은 자들의 갈등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왕위를 놓고 벌인 전투에서 전사했다. 왕위는 라이오스 시절부터 왕가에서 헌신해온 이오카스테의 남동생 크레온의 차지가 되었다.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에게는 성대한 장례를 베풀었지만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은 시민들의 본보기 차원에서 방치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폴리네이케스의 장례를 지내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명령도 내렸다. 그런데 폴리네이케스를 장례 지낸 흔적이 발견되었다. 크레온을 격분시킨 오이디푸스의 맏딸 안티고네 크레온은 격분했다. 태생적으로 그는 오이디푸스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과거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내어 국가적 위기에 빠진 테바이를 단번에 안정시켰다. 라이오스의 살해자임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는 지혜로운 군주로 인정받았다. 반면 어부지리로 왕이 된 크레온은 자신의 정통성과 카리스마를 백성들에게 인정받아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첫 번째 영이 완전히 무시당했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도전이었다. 병사들을 시켜 색출해낸 범인은 오이디푸스 생전 그를 시중 들었던 안티고네였다. 안
2020-03-05 10:30'레트로(Retro)'에 주목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지친 현대인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 있다. 다시, 인문학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작은 동네 서점들에서 인문학 도서가 인기를 끈다. 아마도 인간만이 지닌 ‘온기’를 다시금 느끼고 싶은 까닭일 듯하다.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인문학 발전에 힘을 쏟아온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가 교육현장의 감각을 살려 인문학을 소설로 조명한다. 첫 회는 ‘우주적 존재인 인간’의 의미를 추구했고, 제2회는 ‘접촉하는 인간’을, 그리고 이번 호에서는 ‘희망하는 인간’을 화두로 소설을 엮어간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내 존재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는 소설을 만나보자. 편집자 신천강 선생 팀원들한테 베레모를 선물 받은 이인문 교감선생은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아르헨티나 출신 젊은 의사가 쿠바 혁명에 참여해서 혁명을 성공하게 한, 체 게바라가 썼던 베레모였다. 더구나 베레모 앞에 황금빛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국에서 별은 좀 불온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더구나 붉은 별은 중공군이나 인민군을 연상하게 했다. 이걸 쓰고 나가 교감 이미지를 ‘확 뒤집자!’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었다. 이따
2020-03-05 10:30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베르나데트 르모완느·디안느 드 보드망 지음, 강현주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216쪽, 1만4000원) 아이의 성장단계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상처 주지 않고 자존감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법, 혼내기 전 아이의 불안감을 이해하는 법, 공부 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법 등을 자세히 담았다. 각 상황에 따라 해주면 좋은 말과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의 예시도 제시했다.
2020-03-05 10:30꼬리 물기 독서법 (유순덕 지음, 리스컴 펴냄, 172쪽, 1만3000원) 꼬리 물기 독서는 책을 읽은 후 그 내용과 관련 있는 책을 이어 읽는 독서법이다. 관련 분야의 여러 책을 통해 내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꼬리 물기 독서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처음 시작할 때 읽으면 좋은 책도 영역별로 소개한다.
2020-03-05 10:30감정조절 안 되는 아이와 이렇게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라 임라우 지음, 장혜경 옮김, 김영사 펴냄, 320쪽, 1만4800원) 감정조절을 못 하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를 잘 다독여 그의 고집을 열정과 몰입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다룬다. 명확한 신호를 보낼 것, 시선을 교환할 것,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것, 아이가 믿을 수 있게 행동할 것 등 떼쓰는 아이와의 대화를 위해 필요한 팁과 사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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