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8471건, 2020년 2730건의 학생 언어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발생 건수가 3분의 1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올해 9월 발표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전체 피해유형별 비중에서 언어폭력이 4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집단따돌림 14.5%, 신체 폭력 12.4%, 사이버폭력 9.8% 순이었다. 언어폭력은 지난해보다 8.2%p 증가했는데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언어폭력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학교폭력이 저연령화되고 언어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모든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깊은 심신의 상처를 남긴다. 그런데 언어폭력은 상대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지나가는 욕설이나 농담으로 가볍게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언어폭력은 피해 학생의 영혼에 깊은 상처를 주는 가해 행위다. 모멸감과 자존심 훼손, 자신감 저하, 대인기피, 우울증 등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언어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와 시·도교육청, 학교, 가정이 지속해서 함께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2021-10-18 09:00인간은 잠을 자면서 회복과 충전을 한다. 이때 체온과 심박수는 딱 죽지 않을 만큼 최저치로 내려가는데, 근육은 수축되고 뇌와 신경도 둔화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이내 유연성이나 뇌 반응 검사를 한다면 필경 최악의 기록을 받아들게 될 것이다.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내려다 양파를 집거나 둔해진 악력 탓에 달걀을 떨어뜨려 아침부터 액땜을 치른 일은 비단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낮아진 신체 활성도가 종일 이어지면 맥 빠진 하루가 되지 않겠는가. 효과적으로 활력을 이끌어 낼 그 무엇이 필요하다. 활기찬 하루를 보장할 그것. 바로 ‘아침 운동’이다. 퍼낼수록 차오르는 우물 지금의 일터로 옮겨오기 전만 해도 편도 40분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페달질로 신체를 충분히 깨워놓은 날은 오전 내내 피곤함 없이 상쾌했고 업무를 볼 때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자는 ‘아침에 운동하면 체력이 고갈돼 나머지 하루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아침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분명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체력은 마치 우물 같다. 과거 시골에는 공동 우물이 동네마다 있었다. 신기하게도 퍼내면 퍼낼수록 맑은…
2021-10-17 11:11학령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초·중등 교사 선발 인원도 해마다 줄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으로 교사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친다는 자긍심과 직업 안정성, 한국 사회에서 교사가 갖는 위상을 고려해 볼 때 교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교·사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되기 쉽지 않고, 교사가 돼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만만치 않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교육방식이 달라져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다. ‘인간이 삶이나 세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등의 가치를 매기는 관점이나 기준’을 가치관이라고 정의할 때 교사가 어떠한 가치관으로 교직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역할과 방향이 달라진다. 지나친 주관개입 삼가야 교사의 주관적 개입이 지나치면 학생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주관보다 객관적으로, 특수한 관점보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학생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중용적 자세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아이들도 편견 없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전문성이다.…
2021-10-16 18:06“선생님, 보결 수업을 좀 부탁드릴게요.” “아~ 네. 또 아픈 분이 계신가 봐요.” 교무실에서 전화가 와요. 보결 수업을 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왜 또 저예요? 이제 그만, 보결은 명퇴하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눈치 없는 입은 “네”라고 대답해버렸어요. 일주일에 몇 시간 안 되는 빈 수업 시간. 촘촘히 박혀 있는 수업 시간에서 얼마 안 되는 쉬는 시간인데, 보결 수업 때문에 휴식이 없어져 버리는 건 좋은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무슨 일인지 부쩍 보결 수업이 많아졌어요. 아픈 선생님들이 많아지신 걸까요? 보결은 많고, 시간표가 비어 있는 선생님들은 적어서 교감 선생님도 수업하세요. 굉장히 험난한 상황. 이런 상황은 코로나19로 비롯됐어요. 가족 중에 코로나19가 확진된 선생님.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선생님. 물론, 백신 접종 완료자는 가족이 자가격리 중에도 출근할 수 있어요. 요즘 방역수칙에 따르면요.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어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근무하도록 하는 학교도 많아요. 돌파 감염도 무시를 못 하니까요. 이런 상황은 학교마다 편차가 있어요. 큰 학교는 그만큼 사람이 많으니까 이런 상황이 빈번할 수도
2021-10-14 10:01‘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교권 침해 피해자가 되면 이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만큼 심신의 상처가 크고 두고두고 힘들기 때문이다. 2021년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전국 교권 사건 발생 건수는 총 1만14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1197건으로 전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등교수업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또한 학생·학부모와의 갈등, 지역사회 민원을 고려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피해 교사가 참거나 자체 해결했을 사건까지 생각하면 마냥 좋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교원은 여전히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을 체감하고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증가하는 문제 학생과 민원 무엇보다 문제행동 학생 증가가 고민이다. 수업을 방해하고 교권을 침해해도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권리만 강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의무와 책임은 약화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초등 6학년생의 여교사 성희롱 사건은 무너진 교육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발표된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
2021-10-11 09:00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은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들이 부재한 일상’을 마주하게 했다. 일상처럼 누려온 기능들이 온전히 기동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학습 기회의 결여는 아이들 간 학습 불균형의 확대와 학력 격차 확산이라는 염려로 이어졌다. 문 닫힌 '사회화의 장', 학교 일시적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많은 아이들이 학업에 필요한 기회를 잃고 교육의 단절을 경험했다. 학교는 지식 전수 뿐만 아니라 학년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단체생활과 사회 규칙들을 배우며 인지와 감성을 풍부화하는 '사회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공간을 단절 당한 아이들은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의 결여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이후 비등교 수업의 일상화는 물리적 학교의 한계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양질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됐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한 원격교육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원격교육은 물리적 공간에 의해 단절된 학습 기회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대안적 교육플랫폼으로서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운영 초반, 일방적 지식 전달에 머무르는 한계를 보였고, 원격수업 장비를 갖
2021-10-10 09:00코로나 상황이든 아니든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목적 중 하나는 친구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으며 즐겁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데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며 미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다지는 과정을 겪는다. 등교해도 단절감 여전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은 네모난 카메라 화면에 갇혀있다. 등교수업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가벼운 스킨십과 장난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어떤 곳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이 인지, 정의, 기능 등 모든 면의 능력을 고루 갖춘 균형감 있는 인간으로 발달하도록 돕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인지적 측면으로 기울어져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접촉 등 방역이 강조되면서 기존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짝 활동과 모둠 활동, 실험, 실습, 체험 등을 시도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접어들면서 우왕좌왕하던 모습도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 짓지
2021-10-09 18:08오늘은 회복력의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 타인의 빙산 믿음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빙산 믿음 찾기는 공감 능력을 키우고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데 유용한 회복력 기술이다. 몇 년 전 한 해 연구비 신청서 제출 마감이 촉박한 김진영 교수는 아침 일찍부터 서재에 틀어박혀 일에 몰두했다. 마감 시한은 다음 날 오후 5시였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다 마치려면 그날 밤을 꼬박 새워야 할지도 몰랐다. 김 교수는 이미 스트레스로 인해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 상태였다. 아침 식사 후 일하는 데 쓰레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천천히 달리다가 자신의 집 앞에 멈춰 서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아내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계단을 쿵쿵 딛고 올라와 2층 서재로 다가왔다. 그리고 퉁명스럽게 불쑥 내뱉었다. “쓰레기차가 왔어. 쓰레기 버리는 거 당신 몫이야.” 김 교수는 억지로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일어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아내는 서재에서 나갔다. 김 교수는 극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감 시한이 촉박하다는 것을 아내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쓰레기를 대신 버려 줄 수도 있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자신의 지나친 정서 반응에…
2021-10-07 15:36어떻게 해야 정년까지 교직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다르게 지치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수업만 해도 힘든 건 왜 그럴까요? 아침에 출근해서 오후에 수업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물아일체가 되기 때문일 거예요. 수업하고, 쉬는 시간에도 생활지도를 하느라 ‘나’라는 존재는 온데간데없으니까요. 한마디로 정신이 없는 거죠. 수업 시간에는 질문을 하는 아이에게 이야기해주고, 딴짓하는 아이도 참여시키느라 애쓰고, 떠들고 장난하는 아이에게 주의도 줘야 해요. 분주하지요. 쉬는 시간은 선생님도 쉬나요? 여기저기서 선생님을 찾는 아이들의 민원(?)도 하나하나 다 응대해줘야 하고요. 수업을 시작해서 아이들이 하교할 때까지는 결국 학생과 학교와 내가 서로 일치되는 ‘물아일체’의 상황. ‘나’는 없고 ‘교사 000’만 존재하는 극한 상황이지요. 자, 수업이라는 전반전 끝나면 잠시나마 망중한을 즐긴 다음, 다시 후반전을 시작해요. 수업 준비, 공문처리, 그리고 이런저런 회의까지. 오후에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전반전과 후반전을 마치면 퇴근 시간. 멘탈이 탈탈 털리고 나서 퇴근을 하지요. 우리가 편안한 마음으로 교직 생활을 이어나가기…
2021-10-05 09:17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가 8곳이다. 지난달 7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서울의 모든 자치구에 2040년까지 특수학교 9교를 설립한다고 한다. 12년 넘게 원거리 통학을 지원하는 학부모로서 반가운 소식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계획된 완공 목표는 20년 뒤여서 원거리 통학의 고충은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에 17년 만의 특수학교가 설립되기 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학부모들이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무릎 꿇었던 2017년 9월 5일 주민설명회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현장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영화 ‘학교 가는 길’을 한 번 보기를 권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 방치한 결과 그날 현장에 있었던 선생님 한 분은 함께 사는 사회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고 했다. 과거 장애와 비장애가 통합되지 않은 사회에서 교육받고 살아온 그들만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만은 없다. 장애인을 이웃으로, 친구로, 동료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방치한 대한민국 전체의 잘못이다. 모든 교육은 두말할 것 없이 통합교육이 원칙이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대전제다. 그러나
2021-10-04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