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닐테지만, 필자는 스포츠에 별다른 취미가 없다. 국민 스포츠라며 호들갑떨어대는 프로야구 경기를 단 한 번도 경기장은커녕 TV로도 본 적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쯤되면 취미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싫어하는 것이라 해야 맞을지 모르겠다. 그런 필자도 열 일 제쳐두고 유일하게 보는 스포츠 경기가 있다. 바로 축구다. 필자의 축구 취미는 국가대표팀 A매치 경기 TV 중계방송을 백퍼센트 빼놓지 않고 볼 만큼이다. 지난 11일 잉글랜드의 우승으로 폐막한 2017 20세이하(U-20)월드컵에선 우리 나라는 물론 다른 국가들 경기도 몇 개나 봤다. 특히 2017 U-20월드컵은 전주를 비롯 국내 6개 도시에서 개최돼 외국에서 할 때보다 보는게 훨씬 수월했다. 거기에 더해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 승리로 16강행을 확정지어 팬들을 열광케 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떠올리는 등 기대감도 한껏 달아올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우리 대표팀은 5월 30일 열린 포르투갈과의 16강전경기에서 1대 3으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 이상은커녕 최소 목표인 8강 진출을 이루지 못하고만 것이다. 다음 날 대표팀은 해산했다. 동시에 국
2017-06-13 15:57내가 아는 70대 중반의 지인 한분이 버스를 타고 귀가하다가 겪은 얘기다.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시간대라 버스 안이 붐볐는데, 평소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파오곤 하는 몸이어서 앉아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이미 노약자석까지도 아이들이 차지하고 앉아 있기에 할 수 없이 뒤쪽으로 비집고 들어가 손잡이에 의존해서 비틀거리는 몸을 버티고 있었다. 예의바르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아이들이라면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드려야 도리건만, 친구들끼리 키득거리며 장난치거나 각자 핸드폰 게임에만 열중하지 옆에 누가 타고 있는지 따위엔 전혀 괘념하지를 않더란다. 손자뻘 아이들의 버릇없음을 보며 느끼는 서운한 마음을 꾹꾹 짓눌러가며, 시간이 어서 빨리 지나가서 집 앞 정거장이 가까워지기만을 기다리는데, 이럴 수가! 바로 앞쪽 자리에 앉아 있는 두 학생의 태도가 도저히 꼴로는 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 아닌가. 남녀공학의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사이로 가까워 보이는 남녀학생 둘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치마 입은 여학생이 그 남학생의 무릎에 보란 듯이 걸터앉아 있는 것만도 볼썽사나운 광경인데, 죽고 못 사는 눈빛으로 서로를 빤히 바라보는가 싶더니 이내 진
2017-06-09 13:25교장들은 교장이 권한이 없다고 한결같이 이야기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학교에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경우, 최종결정은 교장이 하게 된다.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교사들만큼은 아닐 것이고, 교감 만큼도 아닐 것이다. 필자는 교장을 안해봐서 알 수 없지만 통념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슬그머니 교장공모제 확대시행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교장공모제는 학교를 혁신하겠다는 전교조의 주장을 교육부에서 일부 수용해서 도입된 제도로 보는데, 여기에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탄력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젊고 유능한 교사를 교장으로 임용해 학교혁신을 이끌겠다는 것인데, 이는 정상적으로 승진한 연세가 꽤 있는 교장들에게는 아주 모욕적인 이야기가 된다. 그럭저럭 공모교장이 여럿 탄생했고, 일반교사보다는 전문직 출신들이 더 많이 교장공모제를 활용하고 있다고도 하고, 전교조 출신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사실이 어떻든 진보정권에서 진보교육감들이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활용한 것은 여러 정황상 확실해 보인다. 그러니 앞으로 이 제도를 더 확대시키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2017-06-07 10:29찬란하고 황홀하게 온 천지를 수놓은 봄이 여름의 진한 녹색으로 들어간다. 일 년을 인생에 비교한다면 유월은 청소년기의 마지막인 고등학생이다. 이 싱싱한 유월 아이들은 공부와 경쟁에 초주검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 행복하게 할 권한은 있어도 불행하게 만들 권한은 없다. 축 처진 아이들의 어깨를 보며, 무성하게 피어오르는 개망초 꽃을 보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생각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이 흔한 풀꽃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오로지 화려하고 눈에 띄는 꽃에만 관심을 준다. 이런 관심이 경쟁과 사교육을 조장하고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생각 속이 독초로 자라 공교육은 초토화되고 인성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단지 경쟁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그 아이들을 문제아로 패배자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단지 문제가정, 문제학교, 문제사회만 있을 뿐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은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닌 한평생 신명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성적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다. 하지만 지금 교육 현실은 어떤가?…
2017-06-07 10:04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1호인 고교학점제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추이를 봐야 하지만, 빠르면 2018학년도에 도입될 것으로 보여 고교 학점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즈음이다. 교육계에서는 현 중3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1학년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교사가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하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완전히 다른 교실이 열릴 것이다. 하지만 그 조건과 인프라 구축은 만만찮은 난제다.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의뢰한 연구 결과가 곧 나오는 대로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고 최종 도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고교학점제는 현재 선진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제도인데, 총 4단계를 거쳐 도입될 예정이다. 즉 제1단계 과목 선택권 확대, 제2단계 과목별 이수 기준 마련, 제3단계 고교 K 무크(MOOC) 활성화, 제4단계 무학년제 도입이다. 제1단계인 고교 교과목의 선택권 확대는 2018학년도부터 고교에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된다. 특히 학생 참여 수업과 진로 계열에 따른 과목 선택권이 최대한 확대된다. 현재 고교에 시행 중인 고과 교실제 확충, 개설 교과목 확대, 인근 고교와의 공동 교육과
2017-06-07 09:51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교원문학회는 5월 19일 제1회전북고교생문학대전 시상식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5월 19일은 ‘전세계 눈⋅귀가 전주로’ 쏠린 20세이하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다양한 전야제 행사가 열린 날이었다. 예컨대 전북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진행된 엑소, 트와이스 등 아이돌 가수 출연의 KBS ‘뮤직뱅크’ 생방송이 그것이다. 전⋅현직 교원들이 모여 지난 해 창립한 교원문학회가 첫 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일이 제1회전북고교생문학대전이다. 3월 14일부터 한 달간 작품을 모집했고, 14명의 수상 학생을 배출했다. 2명의 지도교사상까지 모두 16명에게 상이 주어졌다. 각 학교에 수상 학생의 시상식 참가 협조 공문을 보냈음은 물론이다.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불참시 수상포기로 간주함’이란 문자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런 덕분인지 단 1명만 빼고 다 참석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생의 이유가 조부 기일 추도식 때문이었으니 그럴 듯했다. 또 다른 어느 학생은 서울로 현장체험학습(소풍)을 떠나 엄마가 대신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상식은 수상 학생 2명이 불참한 채 진행되었다. 아무개 학생이 학교에서 보내주지 않아 갈
2017-06-02 16:07아이들에게 있어 학교생활을 하는데 적지 않은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는 것 중의 하나가 학교 급식일 것이다.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중식과 석식 두 끼를 학교에서 해결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요즘 들어, 학생들은 학교급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한다. 매주 금요일 급식소에서 발표되는 주간 식단표에 아이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아이들은 식단표를 보면서 본인이 원하지 않는 메뉴가 있는 날은 식사를 거르고 다른 방법으로 허기를 채운다. 그러다 보니, 급식소는 급식 신청을 해놓고 식사를 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버려지는 잔밥이 넘쳐나기 일쑤다. 점심시간. 텅 빈 교실에서 홀로 남아 빵과 우유를 먹고 있는 한 여학생을 우연히 목격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여학생은 화들짝 놀라며 먹고 있는 것을 얼른 감추었다. 순간, 그 여학생이 급식 대신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는 이유가 궁금했다. 오늘 급식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밥 먹으러 가지 않았다는 그 여학생의 말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매일 수백 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입맛을 맞추기란 여간 힘들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나 잔밥의 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모름지기 잔밥 통에 버
2017-06-01 00:44해마다 학교급식 사고가 한두 건은 일어난다. 그래서 급식 시간만 되면 “아이들이 혹시 식중독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고민한다. 지난해 학교급식 정책 모니터단 발대식이 있었다. 올바른 학교급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직영 급식을 실시하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급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급식의 위생 및 안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단위 학교의 경우 급식소위원회가 있어 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선정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하고 있다. 급식의 질을 높이고 안전을 위해서는 위생관리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학교급식 시설비와 운영비에 대한 별도의 재원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행정적 측면에서 급식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급식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전반적인 시스템을 잘 구축해 나간다면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양질의 급식 제공이 가능할 것이고 국민건강 증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2017-05-30 22:00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이 거의 돼 간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쾌도난마다. 죄고우면하거나 머뭇거리지 않는다. 파격적인 탕평인사 단행, 서민적 탈권위 행보, 지체나 거침없이 실행하는 개혁조치와 소통 행보 등 너무 즉흥적이고 결력이 있어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범 초기 국민 지지도도 90%에 육박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매우 높은 비율로 호응을 받고 있다. 국회에서의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문제로 다소 엉키긴 했으나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출범하고 있는 중이다. 인수위 부재로 출범한 국정운영 출발이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출범 초기의 정치적 허니문, 국민적 기대 등으로 다소 과대 포장된 면이 없지 않으나 안보, 대북 관계 등 국민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켜 안심하는 분위기다. 사실 대통령 자신이 후보 시절 당선되면 북한 먼저 방문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사드(THAAD) 배치 반대, 대북 지원 재개 등 걱정스런 언행을 해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선출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더 걱정되었던 터라 새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국민의 안도감은 클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그 첫걸음을 떼고 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나 역대 정부 때마다 있었던 새로
2017-05-30 09:33최근 선생님을 보고 인사를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조회와 종례를 통해 귀가 따갑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생활 습관으로 잘 정착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침에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는 머리를 숙여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그 다음부터는 가볍게 목례를 하라고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아 못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인사는 모든 예절의 가정 기초라고 할 수 있는데 가정에서부터 인사 예절을 가르치는데 소홀한 것 같다. 당장 아들 녀석만 보아도 인사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1차적인 집단이며 인간 발달에 기본적인 틀은 가정교육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 가정이 화목해야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이성부모가 좋아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핵가족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도덕성의 문란과 물질 만능의 풍조로 가정이 많이 깨지고 있다. 오랜 교직생활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올바른 자녀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훈육의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어려서부터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가 인정할 만큼 뜨겁
2017-05-22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