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 길. 안개속을 달려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기온은 영상이라지만 작은 물방울들이 추운 바람에 얼어버렸습니다. 시동을 끄고 보니 안테나에 바삭거리는 얼음막이 달려있었습니다. 해뜨면 없어질 안개라지만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어서 제 눈에 띄었습니다.
2006-03-08 11:26대통령이 "사회변화에 가장 강력히 저항하는 집단이 학교 선생님들"이라고 지목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 순방 중에 전체 교원들을 폄하하고 모독한 것은 대통령의 비교육적 처신과 교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은 기피학교와 선호학교, 실업고와 일반고, 강남과 비 강남, 부자와 가난한 자 등 사회를 흑백 논리로 갈라놓음으로써 오히려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는커녕 이해가 엇갈리는 집단간의 대립을 부추기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처신을 해왔다. 물론 이번 발언은 대통령이 올해의 역점과제로 천명한 '교육개방' 의지가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한․미 FTA 협상을 앞두고 교원집단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여론조성용이라는 색깔이 농후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 어떤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처럼 한 나라의 중요한 교육정책을 두고 교육공동체간의 활발한 논쟁과 합의 도출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이 국민 앞에 떳떳하고 실효성이 있는 것이라면 해당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득하고 이에 걸 맞는 여건 조성을 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2006-03-08 11:26개학 초인데다 월요일이라고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 새로 짝꿍이 된 친구나 선생님과 적응하는데 아직은 어린 3학년이니 더 그럴 것이다. 마침 사회교과서에 학교 주변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지도로 나타내는 시간이 있어 아이들과 밖으로 나갔다. 밖에 나가 현장학습을 한다는 말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먼 곳도 아닌 바로 학교 앞이고, 매일 오가며 보던 곳인데도 마음이 들떠있는 아이들을 보니 웃음이 난다. 나중에 그림지도를 그려야 하므로 관찰하는 방법을 지도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게 한 후 밖으로 나갔다. 꼭 봄 소풍이라도 떠나는 것처럼 연실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씩씩하고 정이 많은 웅찬이는 내 손을 꼭 잡고 알지 못하고 있던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해준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다하면 9살짜리 철부지라고 하겠는가? 내 눈을 피해 잽싸게 여자아이를 미는 남자아이와 막 넘어지는 여자아이를 보면서도 거리가 멀어 구경만 했다. 훌훌 털고 일어났지만 한참을 울상 짓던 여자아이나 죄의식에 어깨를 움츠렸던 남자아이나 새로운 것을 보면 금방 잊어버리고 ‘하하 호호’ 즐거워하는 게 아이들 세상이다.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면사무소부터 우체국, 신
2006-03-08 08:47새로운 아이들이 입학을 하고,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담임을 맡고, 새로운 아이들을 만난다는 것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이번엔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작년처럼 꾸러기들일까 아니면 좀 나은 아이들일까? 이번엔 좀 나은 아이들을 만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앞으로 학급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일 년 계획을 세우고,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가면서 생각을 공유할 것인가에 온통 신경이 쓰입니다. 학급 목표를 정하고, 교실 환경 정리, 출석부 정리, 각종 구비 서류 제출, 클럽 활동 조직 등등등 일이 해도 해도 끊이지 않는 게 각 학년 초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며칠을 보내면 점차 자리를 잡아가게 되고,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상담에 들어가면서 아이들을 알아갑니다. 올 해 담임으로서 제일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입니다. 요즘 국내외에서도 하고 있는 아침 독서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개학 첫날. 아이들에게 읽고 싶은 책 한 권씩을 가지고 오라 했더니 반절이 책을 책상에 꺼냅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이런 저런 이
2006-03-07 16:35준비 없는 정책 추진, 부실한 검증, 효과 호도, 무리한 강행. 교육부의 정책 추진 수순이다. 교육공동체간의 충분한 논의와 준비 없이 지난 해 12월부터 시범운영을 강행하더니 긴 방학을 포함하여 불과 몇 개월 만에 벼락치기로 졸속 설문 조사한 결과를 내놓고 교원평가를 시범실시 했다고 발표한 교육부의 태도가 한심스럽기만 하다. 겨울 방학을 앞두고 불과 한 달 전에서 시범운영이 시작됨으로써 대상 학교들은 대부분 준비가 소홀했을 뿐 아니라 방학을 제외하면 사실상 교육과정상의 수업이나 여타의 교육활동이 사실상 종료되는 기간에 운영하면서 그나마 해당학교 교사의 절반 이상이 평가 자체를 거부한 상태에서 내실 있는 시범운영을 했다고 한다면 교육계는 물론 교육을 모르는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짧은 기간에 당근 책으로 학교당 무려 2000만원과 인사 가산점을 남발하면서 강행했던 교원평가 시범운영의 첫 작품치고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것으로 이는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에게 신뢰를 잃게 함으로써 교육계 전체가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는 전형적인 전시성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러한 부실하고 신뢰성이 없는 졸속 시범운영을 통하여 긍정적…
2006-03-07 16:34교육격차 해소방안으로 속칭 ‘잘나가는 스타교사’를 학생, 학부모가 기피하는 학교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의 계획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미봉책으로 경제 양극화 현상과 함께 이미 메우기 힘들 정도로 벌어지고 있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는커녕 실제 추진과정에서 논란과 아울러 부작용만 불러올 공산이 크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과 같이 교육 현장에 우수교사를 확보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소위 ‘기피학교’로 잘나가는 ‘스타교사’ 몇 명을 인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뿌리 깊은 교육격차의 위기를 극복해보려는 발상은 합병증을 앓고 있는 중환자에게 해열제를 처방하여 일시적으로 열을 내려보려는 천박한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우선, 기피학교에 지원한 교사에게 최소 일정 등급 이상의 가산점을 보장하고, 이들 중 교육격차 해소업무에 탁월한 교원은 ‘수’ 등급을 부여하는 유인책을 제시했으나 이는 지나친 점수 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지양해야 하는 교육당국이 오히려 앞장서서 우리 교직사회를 ‘점수벌레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이 같은 입맛 당기는(?)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우수교사의 자원이 부족할 때는 교육청이 반
2006-03-07 15:32크레파스 잡는 법을 배웠어요.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데 손가락으로 크레파스의 아랫쪽을 부드럽게 잡았어요. 면을 칠할때는 크레파스를 옆으로 눕혀서 칠하면 좋아요. 종이 껍질은 알맞게 풀어서 손에 묻지 않도록 해야 해요.
2006-03-07 15:31'친구야 우유 좀 빨리 마셔라' 다른 친구들 다 마셨는데 아직도 마시고 있는 지희. 숨이 차서 조금씩 마시고 있어요. "기다려 줄께 빨리 마시고 밖에 나가 놀자!" 친구들이 기다려 주는 학교가 참 좋아요. 친구들이 있어서 학교는 재미있어요.
2006-03-07 15:31청명한 아침 분위기를 만끽하며 상쾌한 마음으로 도착한 학교. 교무실에 잠깐 들린 후, 곧바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복도를 지나가던 중, 마치 화분처럼 보이는 물건이 죽 늘어서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학습지 회사에서 놓고간 홍보용 전단지였습니다. 아마도 이른 새벽에 학교에 들어와서 놓고간 듯 했습니다. 전단지도 한 두장이 아니라 수십장씩 여러 묶음을 곳곳에 놓았습니다. 교실에 들어가보니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단지가 곳곳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무리 상술도 중요하더라도 청결하고 깨끗해야할 교육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습도서의 내용이 좋으면 굳이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찾을 것입니다. 지나친 홍보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업자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2006-03-07 10:15학년초라 학교의 교직원 너나 없이 모두 바쁘다. 교장, 교감, 선생님, 행정실 직원 모두 예외가 없다. '눈코 뜰 새 없다'는 말, 바로 요즘에 어울리는 말이다. 아마 학생들도 새학년 적응하느라 무척 정신이 없을 것이다. 토요일, 퇴근할 무렵 G연구부장(42·여)이 2006학년도 학교요람과 교육계획 초안을 건네면서 검토해 달라고 한다. 덜컥 겁부터 난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이번 주말은 바람쐬러 산으로 가긴 어렵겠네' 그러나 교감에게 검토를 받으려고 몇날 몇일 초안을 작성한 연구부장의 수고로움을 생각하면 좀전의 나의 생각은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닐까? 혹시, 벌써 매너리즘에 빠진 구태의연한 생각은 아닐까? 교감의 할 일이란 무엇일까? 선생님을 도와주는 것이다. 학교를 위해, 교육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것이다. 교감 손을 거쳐 가면 미완성인 것이 완성품이 되고 잘못된 방향이 바로 잡히고 수준도 한층 높아져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야 유능한 교감이다. 이럴 땐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전년도 것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부장은 전년도 것을 보완하여 가져 온 것이다. 그렇다면 전에 근무했던 학교 것을 다시 훑어 보아야 한다. 2004·2005학년도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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