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강가의 은사시 나무 가벼운 움직임조차 팔랑팔랑 손을 흔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스무 살의 학생부터 지천명을 지난 저까지 다양한 나이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오직 책을 읽고 시를 낭송을 사랑한다는 한 가지 공통점으로 모입니다. 책이 아니면 절대 만나지 못할 사람들의 모임이 이제 1주년을 맞이합니다. 지난 해 여름, 한 젊은이가 후미진 창원시 마산 합포구 완월동 산북도로 아래에 헌책과 커피와 맥주를 파는 헌책방 겸 북카페를 개업하였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일주일에 한번은 가서 커피를 마시고 맥주도 한 잔하고 이 카페가 잘 되기를 빌었습니다. 하지만 오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아 늘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동네에 있는 그 공간이 아까워 작은 쪽지를 가게 문 앞에 붙였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시낭송을 할 동네 사람들 모이세요.’ 같은 동네 사는 친구가 함께 하기로 하여 ‘찾는 이가 없으면 둘이 만나 책이나 읽자’라고 하면서요. ^^ 독서모임을 하면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책을 함께 읽는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책을 읽고 시를 낭송하면서 영혼의 미세한 울림을 느꼈고, 그 힘으로 세상을
2017-07-11 09:14지하보도의 변신은 무죄? 이게 무슨 말인가? 광고 카피도 아니고? 바로 구운동 일월지하보도의 새로운 변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월지하보도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나? 서수원터미널 앞에 있다. 수인산업도로 구운 오거리 인근에 있는 지하보도인데 서수원터미널·이마트와 일월먹거리촌·일월공원을 연결하는 지하보도다. 도대체 지하보도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과거와는 180도로 바뀌었다. 지금은 수원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 과거엔 통행하기가 꺼려지는 곳이었다. 왜? 바닥엔 휴지, 가래침, 담배꽁초, 상품 포장지 등 쓰레기들이 굴러 다녔다. 계단과 바닥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고 벽에는 거미줄도 있고. 한마디로 너무 지저분하여 빨리 이 공간을 벗어나고픈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6일 밤 9시 30분. 구운동 주민센터 소속 단체장, 총무들이 단체로 이곳을 찾았다. 데이트하는 남녀가 보이고, 벽화를 관람하는 행인들이 여럿 보인다. 바닥의 쓰레기는 보이지 않는다. 과거 밋밋하던 하얀 벽면은 구운동의 전설, 청룡 마을 주민들의 작품, 화성문화제, 8폭 능행도, 수원 캐릭터 수원이, 포토 존 등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는 쓰레기를 버리고 싶어도 차마 그럴 수…
2017-07-07 14:326.25전쟁은 우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전쟁이 일어나자 부산은 곧 피란수도가 되었다. 그 때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60여년 만에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1950년대 초 광복동 거리의 모습은 군인행렬을 아이들이 우두커니 서 지켜보는 것이다. 좁은 군 막사에 차려진 교실에서 수줍은 듯 아이들이 카메라를 향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귀엽다. 찌는 듯한 폭염에서도 천막교실에는 수백 명 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 졸업식 날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송연(89세) 할아버지는 " 전쟁나면 다 잿더미가 되니까 오로지 투자할 곳은 자녀 교육뿐이었다. 이런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피난 온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진짜 대단하였음"을 증거하고 있다. 이곳에서 교편을 잡은 이송연씨 등 3명이 찍은 사진 60여점이 60여년 만에 공개되었다. 이같은 자료가 공개된 것은 올 6월,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관장 김재순)이 공모를 통해발굴하게 되었다. 김 관장은 "죽음의 상황에서 삶의 현장을 개인이 찍어 당시의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는 더욱 사실적이어서 정부차원의 기록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동족 상잔의 비극인
2017-07-05 17:004일 오전 11시 30분,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회장 서평임) 회원들은 구운동 관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주민센터 앞 00음식점에서 복달임 행사를 가졌다. 복달임 음식은 바로 삼계탕. 초복을 1주일 앞두고 장마와 함께 찾아온 무더위 속에서 어르신들이 여름을 잘 이겨내시라고 보양식을 대접한 것. 이 복달임 행사를 스케치해 본다. 마을만들기협의회 회원들은 11시에 모이기로 했다. 그러나 어르신들의 특성을 아는 몇 몇 회원들은 그 시각 이전에 행사장에 도착했다. 아니나 다를까? 10시 30분부터 대상 어르신들이 속속 도착, 회원들은 안내하기에 바쁘다. 서 회장은 문앞에서 인사를 드리며 공손히 맞이한다. 음식점 안에서는 회원들이 좌석으로 안내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옆에서 부축한다. 식탁 위에는 무엇이 차려졌을까? 삼계탕 한 그릇? 아마 아닐 것이다. 그건 너무 썰렁하다. 삼게탕은 기본이고 공기밥, 잡채, 콩나물, 오이김치, 열무김치, 감자졸임이 있다. 식후에 드시라고 시원한 수박화채도 놓여 있다. 음료 캔도 있다. 혹시 식사 양이 부족한 분을 위해 절편도 곁들였다. 이 정도면 여름철 보양식으로 괜찮은 편 아닌가? 안방에 들어가 보았다. 4인용
2017-07-04 23:47최상의 언어는 침묵 "꽃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그에게 있는 아름다운 침묵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산 찾아 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자연이 주는 위로 때문입니다. 자연의 침묵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 덕분일 것입니다. 나아가 인간마저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으로 돌아감을, 그 위대한 침묵으로 귀향하는 연습일 것입니다. 말을 하지 않고도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인간의 위대함이 말하는 능력에 있다고 본다지만, 역으로 그 말 때문에 상처 받고 사는것 또한 인간입니다. 향기로 말을 거는 치자 꽃처럼, 까만 눈 껌뻑거림만으로 마음이 통하는 아기 고양이처럼, 작은 손짓 하나만으로 살랑대며 배를 내보이는 강아지와의 교감이 인간끼리도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아침 출근할 때 기름을 넣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단골로 가는 주유소에 강아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손님 차가 들어오면 무조건 짖는다는 그 강아지는 제 차를 보고는 짖는 법이 없습니다. 멀리서도제 차를 보면 꼬리를 내리고 앉아 조용히 응시하다가 차에서 내리면 묶인 목줄을 끊을 듯 뜁니다. 그렇게 반가워하는 강아지를 보
2017-07-04 14:59경상북도립점촌공공도서관(관장 정수자)은 지난 28일(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참가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선유구곡 탐방을 실시했다. 길 위의 인문학은 문화관광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의 공모사업으로 강연과 탐방으로 이루어진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이번 탐방은 ‘문경의 구곡원림’이란 주제로 지난 14일 강연과 21일 강연에 이은 후속 탐방으로 진행됐다. 탐방을 진행한 이만유 문경구곡원림보존회 초대회장은 “이번 탐방은 우리 고장의 구곡원림을 통해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를 되짚어보고 현대인들의 삶의 지향을 새롭게 다지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점촌공공도서관은 7월에도 ‘문경의 탄광’을 주제로 2차 강연을 운영할 예정이다. 행사관련 문의사항은 경상북도립점촌공공도서관(☎550-3607)으로 하면 된다.
2017-07-03 09:017월의 첫날 오후 4시,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2017 수원문화클럽 연합공연을 보았다. 행사명이 ‘다문화 가족과 함께 하는 콜라보 축제’다. 행사 주체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다. 협력 단체로 수원문화클럽 열림,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다. 행사 성격이 궁금하다. 다문화 가족들만의 잔치는 아니고 시민들과 다문화 가족이 함께하는 축제다. 이 공연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프로그램 안내를 받았다. 프로그램을 보니 무려 참가한 단체가 26개다. 와, 이 많은 단체가 공연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자세히 보니 이 26개 단체가 9개 출연팀으로 연합하여 무대에 서는 것이다. 그러니까 프로그램은 9개다. 여러 단체가 연합을 한다는데 매력이 있다. 그러고 보니 ‘콜라보’라는 말의 뜻이 궁금하다. 콜라보레이션의 준말인데 공동, 협력, 공동제작품, 합작 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공연 성격이 비슷한 단체들 3-5개가 모여 공연을 하는 것. 늘 보던 사람들이 아니라 단체들이 호흡을 맞추어야 출연이 가능한 것이다. 여기 출연을 위해 여러 차례 연습을 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오늘 행사를 준비한 수원문화클럽 열림 문화위원장 박상
2017-07-02 17:30'잃어버린 하늘에 대한 그리움' 나태주 시인은 '풀꽃'으로 그 이름이 많이 알려진 시인이다. 6월 29일(목) 아침 7시부터 순천상공회의소가 주관한 인문학 특강에서 나 시인은 '시가 당신을 살립니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최근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면서 본 맑은 하늘과 밤 11시인데도 백야인 경치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하늘을 그리라면 어떤 색을 칠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그곳에서 힘들게 살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지금그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물으면서,이 사회가 매우 혼란스러운데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인은 현재 한국의 상황을 병든 상태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가적, 개인적, 사회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자신이 지은 시 '풀꽃'을 통해해 비판적 분석을 했다. 지금 20대는 10명 중 7명이 결혼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혼술, 혼밥이 유행어가 됐고, 연애를 할 줄 모르는 젊은이들이다. 앞으로 인구는 줄어들고 대학의 존재 가치는 엷어지는데 자꾸만 대학 건물을 늘리고 있다. 그 외에도 지금도 문화, 복지 분야에 국민이 낸 많은 돈이 새고 있
2017-06-30 12:03영화가 주는 감동과 느끼는 역사의식은 공교육에서 가르친 내용못지않게 마음을 움직인다. 이준익 감독이 영화 '동주' 이후 '박열'을 내놓았다. 이 영화는 22세 독립투사의 불꽃같은 삶의 이야기다. 28일 개봉한 '박열'은 '동주'와는 사뭇 달랐다. 다른 층위의 감동이 있었고, 여러 지점에서 보는 관객에게 피를 끓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저항과 투쟁의 방식부터 달랐다. 시인 윤동주가 고독한 시 쓰기로 일제의 폭압에 저항했다면, 박열은 냉철한 이성과 기개로 일본 제국주의 본토인 도쿄에서 일제 지배층에 맞섰다. 그는 자신처럼 아나키스트인 일본 여자 동갑내기인 가네코 후미코와 결혼을 했고 21살이 되던 1923년, 이들 부부는 천황 아키히도를 암살하기로 결심하고 폭탄을 준비하던 중 계획이 발각돼 동지 14명과 함께 체포됐다. 그는 아내와 함께 제 발로 일본 대법원에 들어갔고, 법정에서 제국주의의 모순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관동대지진 이후 퍼진 괴소문으로 6000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다.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일본 내각은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하던 조선 청년 ‘박열’을 대역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박열은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의 한복판에서 아나
2017-06-29 15:34외로움을 선택하라!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작가입니다. 작가는 홀로 맞서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글을 대신해 써줄 수는 없습니다. 그 누군가가 대신해서 삶을 살아줄 수도 없습니다. 세상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지만 홀로 맞서 절대고독의 높은 돌담벽을 넘어서야 괜찮은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 - 고도원의 『절대고독』 26쪽 중에서 천재로 불린 이들은 대개 고독한 삶을 살았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태어나기 석 달 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그가 세 살 되던 해 재혼해서 집을 떠났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면서 자란 셈이다. 할머니 손에 자란 뉴턴은 성장한 뒤에도 생각이 깊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함께 놀 친구도 없이 동네 아이들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그런 혼자만의 시간을 매우기 위해서였을까? 그는 집안 곳곳에 해시계를 묻어두는 별난 아이였다. 한편 뉴턴 이래 물리학의 상식을 상대성 이론으로 뒤집어버린 '20세가 최고의 과학자'아인슈타인은 어릴 적부터 학습장애가 있었다. 흥미 있는 일에는 지나치게 몰두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일에는 완전히 무관심했다. -5쪽 말도 또래보다 한참 늦어서 5살 무렵에야 겨우 말문
2017-06-27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