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관람한 영화 한 편이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개봉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영화 ‘군함도’. 일본 나가사키현 남서쪽 18km 하시마. 일본의 군함을 닮아 군함도라고도 불리는 섬이다. 해저 1000미터에다 평균기온 45도. 허리조차 펼 수 없는 막장. 더위와 굶주림, 사망 사고의 연속. 하지만 조선인들에게는 결코 살아서 나갈 수 없는 지옥의 섬 군함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조선인들의 참혹한 삶과 사랑 그리고 욕망은 두 시간 내내 나를 충격으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일본의 잔학상이 실감나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1945년 일제강점기 어느 날부터 시작된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간직한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감쪽같이 속아 탄광섬 군함도로 향한다. 주인공이자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딸 소희(김수안),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조폭두목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이 꿈꾸던 파라다이스가 아닌 지옥섬 군함도에 도착하면서부터 스토리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군함도에 도착하자마자 인정사정없는 매질로 길부터 들이는 관리자. 조선인들에겐 눈곱만큼의 인권도…
2017-07-31 09:01꽃뱅이를 먹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굼뱅이를 떠올린다. 곤충이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이제는 굼뱅이까지 먹는다고?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 총무 직책을 맡고 있고 일월공원 행복텃밭을 분양받아 운영자로 활동하다 보니 그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이어 드디어 요리 강습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내가 보아도 대단한 발전이다. 꽃뱅이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말한다. 더 쉽게 말하면 딱정벌레 애벌레다. 우리가 떠올리는 지저분한 곳에서 사는 굼뱅이가 아니다. 꽃뱅이는 국가에서 식품 원료로로 지정했다. 그러니까 먹어도 된다. 고동색을 띄고 있는 꽃뱅이 분말가루를 먹어 보았다. 거부감은 없다. 어릴 적 먹어 보았던 원기소 맛이다. 이 정도라면 꽃뱅이 햄버거도 충분히 먹을 수 있겠다. 29일 16시 30분, 제3회 수원마을만들기 대화 모임이 일월공원 행복텃밭에서 있었다. 이 행사의 주관은 조경마주넷과 해와달 행복텃밭인데 무려 80여 명이 참가하였다. 주최는 수원시, 수원마을넷, 수원시공원사랑시민참여단이다. 그리고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수원그린트러스트, 수원영상미디어센터에서 협력하고 있다. 프로그램 후반부에는 일월도서
2017-07-31 09:01전남 순천시 순천상공회의소는 매월 CEO와 리더를 위한 인문학 강좌를 에코그라드호텔에서 개최하고 있다. 7월 27일 아침 7시부터 '4차 산업혁명과 일하는 문화의 혁신'을 주제로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였다. 21세기는 변화의 속도가 가속도적이다. 회사나 개인, 국가도 빠른 세상 변화의 물결을 읽어내고 헤쳐나가지 못하면 도태되기 쉽다. 이 변화의 물결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능력을 필요로 한다. 강사로 초대된 류랑도 (더퍼포먼스 대표 컨설턴트)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은 아직도 2차 산업혁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지금까지 기술이 단순히 사람과 제품, 제품과제품 사이의 연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연결을 통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의사결정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사회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프랑스 혁명에 버금가는 촛불혁명이라는 정치적 변화에 이어 최저 임금 상승이라는 소상공인들의 과제는 물론 일자리 감소에 따른 취업 문제가 심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첫째로 집단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 변하고…
2017-07-28 11:53우리 나라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여행지도가 바뀌고 있다. 사드 갈등 이후 중국 내 한국여행 전문 여행사들 상당수가 전공을 일본여행으로 바꾸고 있는 현실이다. 거대한 시장 중국에서 한국행 여행사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사드 배치가 결정된 뒤 한·중·일 관계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의 한국행 여행 규제로 3월부터 5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반중 감정이 일어 한국인의 중국 여행은 지난 2분기에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상반기에 작년보다 40% 넘게 증가해 일본의 전체 외국인 여행객 중 1위를 기록했다. 일본이 웃고 있다. 이는 중국 대신 일본여행을 선택한 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향한 결과다. 또, 중국인 관광객의 상반기 일본 방문은 작년 동기에 비해 7%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외교관을 지낸 한 지인에 의하면 날씨가 무더워진 요즘 홋카이도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넘친다는 것이다. 이같은 통계는 한중 양국 모두에 당혹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왜곡된 역사를 교육하고…
2017-07-27 11:17여름방학을 하자마자 사천대교가 멀리 보이는 연수원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림 같은 해안선 아래 질척한 갯벌과 그 사이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물줄기, 바다의 숨결 같은 둔덕이 물때를 맞추어 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쉬는 시간이면 저는 바다와 눈을 맞추었습니다. 표정이 달라지는 바다를 시간차로 바라보고 있으면 지난 학기의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졌습니다. 잠자리가 다른지 일찍 깨어 해무가 약간 낀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잘 가꾸어진 정원에는 사초와 갈대가 많았습니다. 줄무늬와 얼룩무늬의 키 큰 사초들이 시원하였고 아래엔 대나무가 무성하여 화려한 색감의 꽃들로 가득한 정원보다 소박하고 기품 있어 보였습니다. 정갈한 모시옷을 입은 선비 모습 같기도 하고 쪽빛 무명옷을 입은 가난한 사대부가 안주인을 보는 듯하였습니다. 기분 좋은 화단을 지나 해안 쪽으로 가니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퐁, 풍, 풍” 큰 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들리지 않는 것도 아닌 물방울이 터지는 소리 같기도 하고, 구멍이 열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물고기 하품소리 같기도 합니다. “폭, 퐁, 폭” 갯벌이 숨 쉬는 소리입니다. 자신의 몸에 난 구멍으로 작은 호흡을 토하면, 눈을 껌벅이는…
2017-07-27 08:47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잡지를 읽던 중‘잡지에 글 한 번 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소설가나 작가만 자신의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평범한 나 같은 사람도 어려서부터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뛰어놀고 자랐기 에 훌륭한 스승이자 교과서인‘자연’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평생 제대로 된 글을 한 번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서 차근차근 글을 써 내려갔더니 그럴싸한 수필이 완성되었다.‘이 정도면 될까?’자신감이 없어 주저하고 있을 때 “여보, 처음이 중요한 거야. 한 번 보내봐.”아내의 격려에 힘을 얻어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에‘있을 수 없던 일’이란 코너에 글을 보냈더니 며칠이 안 되어 전화 한 통을 받았다.“보내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다음 달 잡지에 실어드리겠습니다.”작가의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서 “얘들아, 아빠 글이 실린단다. 여보, 당신 덕분에 글이 실리게 되었네.”아이들과 아내에게 자랑을 하고 텔레비전에 처음 출연한 사람처럼 흥분을 주체할 수 없다. 서점에 가서 내 글이 실린 잡지를 보니 유명한 작가라도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렇듯 처음으로 세상에 내 글이 실리게
2017-07-26 08:59지식의 쓸모는 먹고사는 것을 넘어 세상의 아름다움, 우주와 역사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데 있다. -엄기호 지음 『공부 공부』 중에서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는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가장 아끼는 책들을 소개한 책이다.그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남들이 제시한 답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더 큰 차원의 통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한때 내가 사람보다 더 사랑했던 책들, 여러분을 그 책들로 유혹하려고 한다." 고. 본질을 꿰뚫는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깊게 생각하고 반대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저자에게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준 세계가 바로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모두 저자에게 참신한 영감의 원천을 제공한 것들이라고 소개한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사람보다 더 사랑한 책들이라는 책날개가 나를 유혹했다. 내 질문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이제는 아득한 유년의 어느 날 우리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죽던 날, 나의 첫 질문은 시작되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예닐곱 살 어린 소녀에게 다가온 사랑하는 강아지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사흘 동안 밥 먹기를 거부하고 울었던 그 날의 질문은 그 후로 오래도록 내…
2017-07-26 08:58지난 8일 세상을 달리 한 천이두(1929~2017, 호적은 1930년생) 문학평론가 빈소에 다녀왔다. 또 한 명의 문인이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또’라고 말한 것은 2013년 라대곤 수필가 겸 소설가를 시작으로 김정웅⋅노진선 시인, 2015년 이기반⋅정희수 시인, 2016년 박만기 시인, 정주환 수필가 등 이런저런 인연을 맺어온 문인들이 거의 해마다 세상을 떠나고 있어서다. 특히 천이두 평론가는 내게 대학 은사다. 전북대에 있다 무슨 사정인지 원광대 국어교육과로 옮겨온 1978년 이듬해 나는 인문계열 늦깎이 입학생이었다. 이후 국문과 학생으로 천 교수 강의를 들었다. 1958년 월간 ‘현대문학’에 조연현 추천 평론으로 데뷔한 천 교수는 평론집에서 보듯 달변인 글과 달리 말은 다소 눌변이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졸업후 나는 전남으로 교사 발령을 받았다. 나는 객지에서의 교편생활로 인해 어느 해인가 천이두 교수 장남 결혼식에 참석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그냥 대학 은사의 한 분으로 남는 듯했지만, 결정적 계기가 생겼다. 천이두 문학평론가가 회장으로 있는 ‘표현’지 신인문학상에 응모한 평론 황석영론의 당선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1989년 1월 심사평과 함께 당선
2017-07-24 14:00행복 키우는 '착한 일터' ,'드림위즈앙상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장애인 기업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착한 일터로 '드림위즈앙상불' 기업을 공개했다. 이같은 과정에는장애인어머니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그 결과로 발달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자신의 전공을 살려 직업을 정할 수 있게 되어 자신의전공으로 ‘4대 보험’을 적용받는 정규직이 된 것이다. 보통 발달 장애인의 음악 교육은 ‘전문성’보다 ‘치료교육’ 혹은 ‘재활’이 주 목적이다. 하지만 드림위드 앙상블(지도자 고대인)단원들은 프로 못지않은 연습 양을 소화하며 ‘소음이 화음 되기까지’ 실력을 키웠다. 이때 좋아하는 분야 만큼은 높은 집중력을 보이는 발달 장애인들의 특성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발달 장애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 파트로 만난 단원들과 지도자 선생님은 지난 2015년 3월 클라리넷 앙상블로 독립했다. 이어 2015년 성남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 공모사업에 선정돼 8개월간의 멘토링 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설립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선진학교 초등부 재학중 음악에 대한 자녀의 재능을 일찍이 발견하고 교육시킨 것이 바로 어머니였다. 미래…
2017-07-20 16:59공교롭게도 지난 두 달 로맨틱 코미디(로코)에 푹 빠져들었다. 11일과 13일 각각 종영한 KBS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와 SBS 드라마스페셜 ‘수상한 파트너’를 줄기차게 지켜본 것이다. 사실은 ‘수상한 파트너’ 역시 ‘쌈, 마이웨이’처럼 처음부터 딱히 끌린 드라마는 아니었다. 이유는 하나다. 로코여서다. 그럼에도 ‘수상한 파트너’를 본 것은 동시간대 다른 방송사의 퓨전사극 때문이다. MBC ‘군주’, KBS 2TV ‘7일의 왕비’가 그것이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편에서 이미 말했듯 ‘더 봐주기 힘든 역사 비틀기’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이를테면 ‘수상한 파트너’는, 울며 겨자 먹기의 시청인 셈이다. 아니나다를까 시청률 6.3%로 시작한 ‘수상한 파트너’는 종영까지 딱 한 번 10.5%(6월 21일, 26회)를 찍은 후 계속 한 자릿 수에 머무르고 말았다. 5.4%로 출발했지만, 그 두 배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한 ‘쌈, 마이웨이’와 대조적이다. 굳이 대조하는 것은 두 작품이 로코를 표방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수상한 파트너’는 달달하고 웃기기만 하는 그냥 로코가 아니다. 검사 노지욱(지창욱)과 변호사 은봉희(남지현)의 밀당 로맨
2017-07-18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