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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스마트교육으로 졸업률 ↑

일부 교육구, 적극 도입, 교실서 넷북·아이패드 활용
인터넷망·연수 63% 학교 부족해…전국 확산은 요원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스마트교육이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각종 온라인 매체 등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올 초 연두교서를 통해 교육에 첨단기술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이미 온라인공개강의(MOOC)를 통해 많은 대학에서 유·무료로 철학, 문학 등의 수료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명한 교수의 강의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기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초·중등 교육에서도 많은 교육구와 학교에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나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캔자스 주 존슨 카운티의 블루 밸리 교육구에 근무하는 톰 트리그 교육장은 교사들에게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블루 밸리 교육구에서는 소속 학생 2만 2000여 명의 학교 일정을 모두 디지털 변화에 중점을 둬 조정하고 교직원들에게도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을 했다. 교실에는 넷북이나 아이패드 같은 장비들이 구비돼 있고, 교사들도 사용방법에 대한 연수를 마친 상태다.

뉴욕 주 미들타운 확대 교육구의 케니스 이스트우드 교육장은 “첨단기술에 적합한 학교문화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미들타운 확대 교육구는 도시 영세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시 북쪽 약 100km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이스트우드 교육장이 수많은 반대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얻어낸 결과는 놀라웠다. 첨단기술을 학교에 처음 도입한 2004년 이후 2013년까지 졸업률이 24% 증가했다. 초·중학교에서 학업성취도 점수도 올랐다. 또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미들타운 지역 교육의 첨단기술 활용 발전에 쓰일 투자금 20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끌어모았다.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는 “첨단기술 도입이 종종 실패하거나 성공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했다. 스마트교육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꾸준한 투자를 했을 때 비로소 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대통령부터 교육부 장관, 상원 의원, 주지사까지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앞선 성공 사례들과 같은 변화는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제한적인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부족한 교원 연수 ▲첨단기술 활용과 연계돼 있지 않은 교육과정 ▲예산 편성 문제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비영리단체 교육초고속망(EducationSuperHighway)의 통계에 따르면 미 전역의 학교 중 63%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언한 ‘커넥티드(connectED)’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인터넷망 기반이 구축돼 있지 않다. 전국 구석구석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인터넷망이 구축돼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디지털 기기들을 학습과 연계시키려는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 소프트웨어 산업과 정보 협회의 연례 조사 결과 대부분 학교들은 기기들만 교실에 구비해둘 뿐,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수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리차드 쿨라타 교육부 교육공학실장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은 많지만 대부분의 학교에 최소한의 인프라도 구축돼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학습을 일반화시키기 위해서는 학교장들이 발 벗고 나서 교사들과 함께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성과를 보이다 보면 디지털 기반의 교수방법에 의문을 품었던 사람들의 신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비전을 갖고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을 갖는 동시에 권위를 앞세우기 보다는 협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톰 트리그 블루 밸리 교육구 교육장은 교사들 간의 협동을 증진시키기 위해 고교는 주 1회 학생 등교 전에, 중학교는 매일 두 번 회의를 하도록 했다. 또 1년에 13일 정도는 초·중학교 학생들을 일찍 하교시켜 교사들 간의 회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변화와 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의 결과다. 트리그 교육장이 말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런 도전이 계속 이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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