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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학 캠퍼스에 만학도 느는 까닭은


최근 미국 대학 교정에 30~40대 만학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일정 기간 직장에서 일을 하거나 가정주부로 생활하다가 학사학위를 받기 위해 늦은 나이에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 때문에 이제 미국의 대학 교정에서 나이든 학생들을 보는 일은 흔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이처럼 나이든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늘어나는 이유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고, 특히 저학력자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어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나이든 어른들이 다시 대학입학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달 미국 내 실업률을 살펴보면,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이 4.2%에 머무른 반면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실업률은 9.4%에 이르는 등 고졸자들의 실업률이 대졸자 실업률의 2배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경제와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기존에 고졸자들을 주로 고용하던 생산업체들이 생산설비를 대폭 자동화하거나 인건비가 저렴한 저개발 국가로 옮기면서 고졸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어 고졸자들의 실업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예전과 달리 미국 내 고졸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나이든 학생들이 취업에 유리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대학 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태를 반영하듯 최근 미국교육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 대학 재학생 중 절반이 경제적으로 독립한 상태이고, 대학 재학생의 49%가 파트타임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대학 재학생 중 38%는 풀타임으로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대학 재학생의 27%는 부양가족이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미국 대학 내에 직장인들과 가정주부 등 나이든 만학도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직장인들과 가정주부들의 대학 입학 열기 고조에 발맞춰 미국의 각 대학들은 이들 만학도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만학도들은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한 가정의 가장 또는 주부들인 경우가 많아, 미국 대학들은 이들이 공부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야간에 강의하는 과목들을 개설하고 온라인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온라인 과목을 신설하는가 하면 메인 캠퍼스를 벗어나 다양한 지역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강의를 개설하는 등 만학도들이 공부를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있는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Pennsylvania State University)는 만학도들을 위해 올해 가을학기부터 새로운 비디오 학습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비디오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만학도들이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펜실베니아 곳곳에 개설한 소규모 학습센터에서 비디오나 위성방송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은 이 새로운 비디오 학습 프로그램으로 약 200만 명의 펜실베니아 거주 만학도들이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메인 주에 있는 메인 대학교(University of Maine) 오구스타(Augusta) 캠퍼스는 직접 학교에 와서 강의를 들을 수 없는 만학도들을 위해 인터액티브 텔레비전(Interactive Television) 수업을 개설해 진행하고 있다. 메인 주 내에 있는 소규모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만학도들을 위해 지역 내 고등학교 교실이나 소규모 학습센터에서 인터넷이나 위성을 통해 화상으로 교수의 강의를 듣고 질문을 하거나 토론을 하기도 한다.

필자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텍사스 주립대학교(Texas State University)도 본교와 분교 사이에 위성을 통해 강의를 하는 인터액티브 텔레비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가 본교에서 강의를 하는 내용을 분교에 있는 학생들이 화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듣게 되고 학생들은 화상을 통해 질문을 하는 것은 물론 토론도 이루어진다.

이러한 미국 대학들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만학도 유치를 위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입어 미국의 나이든 만학도들의 대학 입학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률 증가가 오히려 미국인들을 자기 계발과 자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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