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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합격만 시켜주기만 하면 뭐든 할게요!’ 대상도 없는 간절한 기도를 속으로 외치며, 떨리는 마음으로 임용 합격 발표를 기다렸던 그날이 떠오른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 발령이 결정되기까지 행복과 설렘은 그 어느 때에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교직을 선택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교단에 서서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주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고, 나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앎의 즐거움을 느끼고 교육이란 마법 같은 힘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마법을 전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꿈이 나를 교직으로 향하게 했다.
 
사실 요즘 교육현장은 여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사가 교직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도 한다.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라며 우스갯소리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도 활기찬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보람은 더욱 깊고 의미 있다. 어느덧 10년 차.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간의 보람된 여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 때가 언제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마주하는 수많은 ‘순간’들이다. 다양한 수업활동을 하며 재미있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자신들의 이야기를 재잘거리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볼 때 등 아이들의 웃는 얼굴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맛에 선생님 하지 싶다.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면서도 종종 이것이 아이들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곤 했다.

 

나의 초등학교 생활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재미있는 활동을 하거나 놀이를 했을 때여서 아이들에게도 이 수업보다는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게 더 즐겁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과는 다르게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수업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해 줄 때면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교사들이 가장 뿌듯함을 느끼고 빛나는 순간이 바로 수업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고학년을 맡게 되면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 좀 더 쉽게 그들의 생활에 녹아들 수 있다. 학생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 순간들은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학생들의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듣고 배우며, 그들의 세계에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큰 변화와 성취를 느끼게 된다.

 

또한 MZ세대 교사로서 가장 큰 자부심은 학생들과의 협업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대하고 싶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학습에 참여하며, 나와 함께 교실을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온 감동은 이 직업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 중 하나로 남아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로 보람 있는 일이다. 어떤 학생은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치 작은 싹이 자라나는 순간 같다. 그 순간마다 교육이 가진 놀라운 힘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사로서의 존재가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그로부터 얻는 보람은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10년 동안의 여정을 돌아보면, 어떤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에도 항상 교육의 중요성과 그 안에 내재된 보람을 믿고 나아간 것이 아닐까 싶다.

 

교사로서의 여정에서 가장 큰 발전 중 하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학생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은 항상 나를 책임감 가득한 상태로 유지시켰다. 그러나 이 책임은 무거울 뿐만 아니라 동시에 큰 보람을 안겨주었다. 교육은 아이들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교사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에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라온 덕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컴퓨터로 자료를 제작해야 했던 때에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과 감정 때문에 MZ세대 교사로서는 더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가볍지 않은 책임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감정은 나를 더 나은 교사로 성장하게 했고, 끝없이 발전하는 교육분야에서 디지털 활용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등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희망은 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꿈과 열정을 지켜보며, 그 안에서 나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은 끝없는 자기 발견의 순간이 될 것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특별함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은 나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 앞으로의 여정에서, MZ세대 교사로서 나는 변화에 대한 개방성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하며,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추구할 것이다. 


신규 때에는 학생들의 기억 속에 좋은 교사로 남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지금은 기억에 남는 좋은 교사보다는 함께하는 그 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교사들이 앞으로도 계속 자신의 일을 사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사실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1위가 교사라는 것은 교육현장이 나아질 것이라는 메시지이지 않을까1. 현장에 남아있는 교사들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그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주어진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도전과 꿈을 키워주고, 그들의 꿈을 이루도록 지원하여 긍정적인 변화와 성취감을 부여하는 것이 교사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희망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보람은 나를 계속해서 교육의 길을 걷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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