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교원들의 그렇게 심한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와 여당에서는 투박하고도 거칠게 교원의 정년을 한꺼번에 3년이나 단축해 버렸다. 이에 따라 교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교원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으며, 교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불평과 불만은 명퇴 신청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의욕을 잃었으며 학생들을 자식처럼 지도하고 돌보는 열성은 떠난 지 오래다. 그토록 떠들어대는 교육개혁도 물 건너가 버렸고, 냉소적이며 자조적인 분위기가 교직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들을 우습게 보고, 교사들은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정든 교단을 떠나려고 퇴직금 액수와 앞으로 계속 교단에 머무를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다.
지난 번 11월 23일 교총 회장 선거나 12월 9일 자민련이 개최한 교원정년에 관한 대토론회에서 나타난 '한 맺힌 함성과 열기'가 이러한 분위기를 말해주기에 충분했다. 항변하고 부인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뭐라고 해도 바로 정년 단축이다. 교육을 모르는 문외한을 교육책임자로 앉혀 '무대포 밀어 붙이기식' 행정방식과 '敎心'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정책결정권자들의 합작품의 결과로 우리의 교육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되었다. 개혁 아닌 개악을 결행함으로써 '교실 붕괴', '교육 황폐화'를 가져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와 같은 실패한 교원 정책을 계속 끌고 나가는 것은 교육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고, 이는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원상회복 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교원의 권위를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아울러 교원들의 사기를 앙양시키고 직무의욕을 높일 수 있는 교원 종합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다행스럽게도 자민련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교원 정년을 63세로 1년 연장하는 법안을 제출해놓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장안이 이번 회기 내에 처리될 뿐 아니라 빠른 기간 내에 65세 정년 환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