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선생님 하실 건가요?” 교사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질문에 최근 10명 중 8명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2016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교직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교사는 여전히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며, OECD 기준 높은 수준의 임금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사명감’보다 ‘이탈’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생님들은 왜 학교를 떠나려 할까?
구조적 결함 임계점 도달해
교직 이탈은 정년퇴직 이전 자발적으로 신분을 포기하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연금법 개정 등 제도적 요인이 주된 원인이었으나, 최근엔 교직 환경 그 자체에 기인한다. 우선 무너진 교권과 무분별한 악성 민원이 핵심이다. 이로 인해 교사는 부당한 요구 앞에서도 조직의 보호 없이 극심한 고립감에 시달린다. 또 교육 본연의 업무보다 행정 업무가 우선시되는 기형적인 직무 환경과 불합리한 보수 체계, 단일한 승진 경로 등 복합적 요인이 교사를 교단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가속화되는 이탈은 교사 개인의 사명감 부족이 아닌, 교육 현장의 구조적 결함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허츠버그의 ‘2요인 이론’에 비춰볼 때, 현재의 교단은 불만족 요인인 ‘위생요인’은 비대해진 반면, 만족을 주는 ‘동기요인’은 고갈된 상태다. 이에 교사가 다시 교단에 설 수 있게 하는 두 가지 핵심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실질적인 교권 보호와 민원 대응 시스템 확립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위생요인’을 복원해야 한다. 현재의 교권 보호법은 현장 체감도가 낮다. 교사는 여전히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를 홀로 방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단위의 일원화된 민원 창구를 공식화하고 법적 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국가가 법적·심리적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국가책임소송제’도입과 전담 변호사 배치를 통해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둘째, 행정 업무의 획기적 경감과 합리적 보상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자아 고갈 이론’에 따르면 행정 업무로 인한 에너지 소모는 교수 학습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학교 업무 표준안’을 제정해 직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늘봄 및 정보화 업무 등을 전담할 별도 인력을 확충해 교육과 행정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 또 저경력 교사의 처우 개선과 연금 및 수당 현실화 등 경제적 보상을 재정비해 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을 회복시켜야 한다. 이 외에도 정기적인 심리 치료 지원, 안식년제 도입, 전문적 교사 경로 다양화 등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실효성 있는 유인책 필요
교사는 교육과정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주체이자 학교 변화를 견인하는 실천가로서, 교육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국가는 교직 이탈 방지를 위한 예산을 단순한 ‘소모적 비용’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생산적 투자’로 재정의해야 한다. 교사가 전문가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교단에 머물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