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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성장은 관계의 거리를 바꾸며 찾아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거리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변화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함께 걷던 길에서 아이가 한 발 앞서 나가기 시작하고, 손을 잡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른의 발걸음은 그날따라 조금 느려집니다.

 

그 순간, 어른의 마음에는 공백이 생깁니다.

 

“이제 내 말을 안 듣는 걸까.”

“왜 이렇게 멀어진 것 같지.”

 

이 감정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방식이 달라질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 순간,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의 ‘거리 두기’는 성장의 신호입니다. 성장은 의존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아이에게 그 과정은 어른과의 거리를 조정하는 일입니다. 어른의 눈에는 거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기준을 세우는 과정입니다. 부모의 생각에 의문을 품고, 교사의 말에 질문을 던지는 과정 속에서 아이의 ‘자기 기준’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개입보다 거리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붙잡는 대신, 스스로 설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하는 것. 그 거리만큼 아이는 자신의 기준에 가까워집니다. 이제 아이의 뒷모습이 멀어졌다면, 불안해하기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지금, 기준을 세우는 중입니다. 그 기준이 만들어질 때, 아이의 선택은 점점 안정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어른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붙잡기보다, 넘어지지 않을 만큼의 거리에서 함께 걷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역할을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는 아이를 쉽게 오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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