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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교육 나침반 삼아야 할 ‘양심전’의 교훈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옛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유효하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길러내는 일인 만큼, 교육 현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 행정은 그 어느 분야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때때로 들려오는 성적 평가나 입시를 둘러싼 불공정 논란, 혹은 교육 예산의 불투명한 집행 소식은 교육에 대한 신뢰를 흔들곤 한다.

 

교육에 대한 신뢰 상실 시대

촘촘한 감시나 제도 강화만으로는 온전한 신뢰 회복을 이루기 어렵다. 근본적인 해답은 교단을 지키는 교사부터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교육 공무원까지,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양심’에서 찾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120여 년 전, 한국 역사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던 한 인물의 결단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윤성근의 ‘양심전(良心錢)’ 사건이다.

 

1903년, 윤성근은 깊은 내면의 각성을 경험한다. 그는 과거 인천 주전소(화폐 주조 관청)에서 일할 당시, 자신이 부당하게 챙겼던 정부의 돈이 떠올라 괴로워했다. 이미 20여 년이나 지난 일이었고, 그 누구도 그에게 죄를 묻거나 추궁하지 않았다. 그냥 침묵하면 평생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적당한 타협 대신 뼈를 깎는 실천을 택했다. 당시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을 땀 흘려 모은 뒤, 대한제국의 재무부 격인 ‘탁지부’를 찾아가 자신이 유용했던 국고를 반납했다. 옛날에 빼돌린 돈을 자발적으로 갚으러 온 전무후무한 상황에 놀란 관리는 그에게 영수증을 발급해 줬다. 이것이 바로 우리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양심전 영수증’이다.

 

이 사건은 오늘날 교육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선명한 교훈을 던진다. 진정한 청렴이란 외부의 감시나 처벌, 혹은 학부모와 여론의 시선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내면에 있는 엄격한 잣대를 통해 자발적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교육 공무원과 교육자들에게 요구되는 ‘공정’은 단순히 규정을 지키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학생 성적과 생활기록부를 편견 없이 투명하게 기록하는 양심이며,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할 교육 예산을 1원조차 낭비하지 않는 책임감이다. 또 사사로운 학연이나 지연, 청탁에 흔들리지 않고 모든 학생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굳건한 태도다. 윤성근이 20년 전의 잘못을 스스로 직면하고 대가를 치른 그 결연한 용기야말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아이들의 미래를 다루는 교육자들이 마음에 품어야 할 최고 수준의 직업윤리다.

 

굳건히 지켜야 할 공정과 책임감

아이들은 어른들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교육자의 정직함과 청렴함은 그 자체로 학생들이 배우는 가장 훌륭한 ‘살아있는 교과서’다. 제도를 운영하는 어른들의 양심이 무뎌지고 적당주의에 타협한다면, 우리는 결코 아이들에게 정의와 공정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120년 전, 탁지부 관리의 손에서 건네진 한 장의 영수증은 지금 우리 교육계에 “우리 교육의 공정 저울은 과연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고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모든 교육자와 교육 공무원들이 각자의 가슴속에 작은 ‘양심전’의 정신을 새길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은 신뢰를 되찾고 진정한 백년대계를 그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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