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고의 영화축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이사장 박광수)가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해운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작년부터 경쟁 영화제로 전환해 올해는 14편의 영화가 ‘부산 어워드 대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며, 총 315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류승룡, 김고은, 신민아, 주지훈 등 국내 톱스타는 물론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 프랑스 국보 배우 이자벨 위페르 등 세계적인 배우를 비롯해 <은하철도 999> 극장판을 연출한 85세 린 타로 감독도 25년 만에 내한해 해운대의 밤을 밝힐 예정이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의 특징으로 ▲글로벌 위상 강화 ▲관객 관람권 확장 ▲경쟁 부문 영향력 강화 ▲애니메이션의 약진 ▲성대한 게스트 참석 ▲여성 영화인의 목소리와 성취에 대한 헌사 등을 꼽았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쳐서는 안 될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칸·베니스 영화제와 어깨 나란히 … 달라진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
지난해 영화제 출범 30주년을 맞이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경쟁 체제로 전환했다. 국제영화제작자연맹은 지난 3월 부산국제영화제를 ‘A-List’ 영화제로 공식 선정했는데, 국제적 영향력을 인정받은 영화제들만 진입한 이 명단에는 칸·베니스·베를린을 비롯해 전 세계 17개 영화제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최고상에 대해 아카데미 시상식 출품 자격을 부여하기도 했는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 아카데미가 지정한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획득한 영화제는 칸·베니스·베를린·선댄스·토론토에 이어 부산이 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부산이 공식적으로 세계적인 영화제로 평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유럽에서 보기엔 부산이 세계 17대 영화제로, 아카데미가 보기에는 주요 6대 영화제 중 하나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드라마 <파친코>, 영화 <하나 코리아>로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린 김민하 배우의 단독 사회로 진행하는 개막식에는 세계적인 배우들과 아시아 스타들도 대거 출격한다. 먼저 아시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양자경이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기 위해 15년 만에 부산을 찾는다. 프랑스의 대표 배우 이자벨 위페르도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은 데 이어 3개월 만에 신작 <내일은 이름이 있다>로 내한한다.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클레어의 카메라>, <여행자의 필요> 등에 출연해 한국 관객과도 친숙하다. <다크 나이트>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이자,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인 매기 질렌할은 연출작 <플레시 임팩트>로 처음 부산을 찾는다. 신작은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다. <로스트 도터스>로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으로 역량을 인정받은 매기 질렌할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세계적인 감독들도 해운대의 밤을 밝힌다.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전설이자 극장판 <은하철도 999>를 연출한 린 타로는 대표작 <메트로폴리스>를 소개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천국의 아이들>로 국내에 알려진 이란 감독 마지드 마지디는 <빵과 책>으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자신의 페르소나 배우와 전 세계를 떠돌며 10년 넘게 연작 시리즈 ‘행자’를 찍고 있는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부산을 찾고,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 <룩백>을 들고 부산에 온다. 개막식에서는 홍콩 영화의 거장 허안화가 까멜리아상을 받고,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한국영화공로상을 받을 예정이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로 선정됐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 하나의 카페에 스쳐 간 네 쌍의 남녀가 나누는 유쾌하고 담백한 대화를 담아낸 작품으로,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개막작인 <어쩔수가없다>처럼 대형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중 호감도가 떨어지는 작품은 결코 아니며, 김종관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한정된 공간에서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이희준, 전소영, 김동휘 등 개막작 출연 배우를 비롯해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유해진, 이민호, 현빈, 정우성, 우도환, 조여정, 손석구, 김신록, 정성일, 유재명, 류승룡 등 국내 스타들도 개막식의 밤을 빛낼 예정이다. 폐막식 사회자로는 배우 임시완이 단독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를 맞은 경쟁 부문에서는 동시대 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14편이 선정돼 ‘부산 어워즈 대상’을 놓고 경합을 펼칠 예정이다. 경쟁 진출작은 <그날의 태주>(임하연), <긴긴밤>(염규복), <면도>(김정훈), <디센던트>(천지원), <비트윈 투 러버스>(히로세 나나코), <사토코는 언제나>(오키타 슈이치), <일요일 다음날>(가토 타쿠야), <빵과 책>(마지드 마지디), <마이 마더>(에디 카효노), <바다에 새겨진 이름>(요셉 앙기 노엔), <실버 익스프레스>(다나카 미키), <평범하기 위하여>(리윈찬), <처음 만난 외로움>(구유), <힐롤>(보티르 압두라흐마노프) 등이다. 이 중 데뷔작은 4편, 여성 감독 연출작 역시 4편이다. 정 집행위원장은 “경쟁 부문을 신설했던 작년은 처음이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아시아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작년과는 사뭇 다른 온도로 협의를 했고, 올해 출품작들의 수준과 층위가 훨씬 두터워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약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 ‘광기의 걸작, 전율의 기대작 12+1’
일본 애니메이션 100년사의 결정적 순간을 만든 걸작들과, 지금 세계 영화제가 가장 주목하는 신작, 그리고 그 계보의 출발점이었던 유럽 고전 걸작 1편을 더한 애니메이션 대형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린타로와 앞으로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끌어갈 가도와키 고헤이, 가타노사카 료, 나쓰메 신고,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이 부산을 찾아 관객과 만난다.
먼저 고3 소년이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생을 바꾼 영화 <백사전>(1958)은 중국 설화를 바탕으로 백사의 화신과 청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밤새 울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발표 당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던 야마모토 에이치의 <슬픔의 벨라돈나>(1973)는 미슐레의 <마녀>를 바탕으로, 악마와 계약 후 마녀로 다시 태어나는 주인공 ‘잔’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에는 4K 복원판으로 부활하며 세계적인 컬트가 되었다. 아톰의 아버지이자 전설적인 만화가인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존>(1980)은 그가 원안·각본·총감독을 맡아 자신의 역작 <불새>를 영상화한 작품이다. 대사 한마디 없이 음악과 이미지만으로 주인공의 성장을 압축한 12분의 도입부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1996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최초로 소개된 후, 30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은 작품도 이름을 올렸다. SF 만화 <아키라>(1982)로 세계를 뒤흔든 오토모 가쓰히로가 총지휘한 <메모리즈>(1995)다. 이번 상영은 2025년 공개된 30주년 기념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세기의 전환기를 통과한 세 편의 에피소드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메트로폴리스>(2001)의 린타로 감독은 이번 특별전을 위해 17년 만에 내한해 부산을 찾는다. <메트로폴리스>는 데즈카 오사무가 1949년에 그린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1979)의 린타로가 연출하고 <아키라>(1988)의 오토모 가쓰히로가 각본을 쓴, 앞서 소개된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3세대의 합작이다. 5년의 제작 기간과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된 화면이 압도적인 작품이다.
지금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작 4편도 함께 소개된다. 감독인 가도와키 고헤이, 가타노사카 료, 나쓰메 신고, 시노미야 요시토시가 모두 부산을 찾는다는 점도 이번 특별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고스트- 밤의 끝>은 나쓰메 신고가 연출하고 매드하우스가 제작한 신작으로, 2027년으로 예정된 일본 개봉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된다. 나쓰메 신고는 최고의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는 <원펀맨>(2015)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라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대표작들을 선보여온 웰메이드 제작사 코믹스웨이브필름이, 독학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신인 가타노사카 료를 발탁해 극장용 오리지널 제작을 지원한 36분 단편이다. 가타노사카 감독이 러프 원화 325컷 중 3분의 2를 손수 그리며 온 힘을 다한 작품이다. <우리는 외계인>은 가도와키 고헤이의 작품으로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과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며 비범한 신예의 등장을 알렸다. 로토스코핑을 기반으로 한 사실주의적 작풍으로 감독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장편 데뷔작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고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콩트르샹심사위원상을 받은 시노미야 요시토시의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76분 동안 화면을 가득 채우는 시노미야 감독 특유의 초록빛은 독성 탓에 금지된 초록 물감 ‘화록청’에서 출발했다. 시노미야는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2013) 포스터와 <너의 이름은>(2016)에 참여한 화가로, 이번 작품에서는 원안·각본·연출에 캐릭터 디자인과 미술까지 직접 맡았다.
최근 애니메이션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첨단의 화두로 떠올랐는데, 전통의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 애니메이션 세계를 깊이 들여보기 위해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몇 가지 까다로운 전제를 뒀다고 설명했다. 첫째, 되도록 극장용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일 것. 둘째, 과거 모험의 선례로 남은 작품일 것 혹은 동시대 미래의 비전이 될 작품일 것. 셋째, 특히 한국에서 극장 상영한 적 없거나 적었던 작품일 것. 넷째, 마지막으로 영원한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의 작품은 잠시 제외할 것. 다섯째, 대신에 그들이 사랑해 마지않았고 그들 작품의 교본이 된 고전을 포함할 것이 바로 그 기준이다. 정 집행위원장은 “어떤 영화들은 극장에서 볼 때에만 그 영화의 진짜를 느낄 수 있다. 부산의 관객이 이 진귀한 극장 체험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한다. 더불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린타로와 차세대 거장 4인을 한 자리에 초청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판빙빙 배우·홍경표 촬영감독의 ‘내 인생 영화’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는 ‘백지수표’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전적인 선택의 자유’를 의미한다. 부산국제영화제 ‘까르뜨 블랑슈’ 섹션은 문화계 명사들이 자신의 영화적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친 작품을 직접 선정해 관객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영화인 특집이라는 콘셉트로 한국과 글로벌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김지운, 배우 판빙빙, 촬영감독 홍경표가 호스트로 참여한다. 연출·촬영·연기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 온 세 사람은 이번 ‘까르뜨 블랑슈’에서 창작자의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한 사람의 시네필로 돌아간다. 본인의 영화적 감각과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품을 고르고, 영화제 기간 중 상영과 함께 진행되는 GV를 통해 그 영화를 사랑하게 된 이유와 창작자로서 바라보는 영화의 순간들을 나눈다.
먼저 <조용한 가족>(1998)으로 데뷔해 <달콤한 인생>(2005)으로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선보이며 <라스트 스탠드>(2013)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김지운 감독은 조지 밀러 감독의 신화적 출발점인 <매드 맥스>(1979)를 꼽았다. <매드 맥스>는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강렬한 비주얼과 독창적인 액션 연출로 현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기틀을 마련하고 대중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신화적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은 “그 위대한 전설의 시작이자, 시리즈 중 가장 자극적이고 거칠며 본능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가공할 만한 에너지의 충격과 두려움은 여전히 생생하다. 진정한 ‘시네마틱 시네마’란 무엇인가를 증명하는 영화”라며 선정 이유를 전했다.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온 배우 판빙빙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를 선택했다. 치밀한 서스펜스와 압도적인 미장센을 통해 계급과 성별의 억압을 뚫고 피어나는 욕망과 구원의 이야기를 매혹적인 시선으로 포착해 낸 작품이다. 판빙빙은 “극도로 아름다운 미학으로 욕망과 거짓, 권력을 휘감으며, 곤경에 처한 두 여성이 서로를 마주하며 마침내 스스로를 구원하고, 함께 운명의 굴레를 벗어 던지게 한다. 박찬욱 감독의 카메라가 담아낸 여성들은 위험하면서도 자유롭다. 그 명료함과 담대함, 그리고 생명력이 나를 깊이 빠져들게 했다”라고 선정 소회를 밝혔다.
<설국열차>(2013), <곡성>(2016), <기생충>(2019) 등 빛과 공간, 프레임을 정교하게 설계하며 작품마다 선명한 시각적 인상을 남겨온 홍경표 촬영감독은 거장 크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걸작 <세 가지 색: 블루>(1993)를 꼽았다. <세 가지 색>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인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의 ‘자유’라는 가치를 상실의 서사 속에서 빛·색채·음악이라는 감각으로 풀어냈다. 홍 촬영감독은 “볼 때마다 푸른빛 속에 담긴 상실과 고독이 새롭게 다가오고, 이미지가 얼마나 깊은 감정을 전할 수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스크린에서 고(故) 안성기 배우 만나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1월 5일 타계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 안성기를 추모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를 진행한다. 안성기는 1957년 <황혼열차>에 아역 배우로 데뷔해, 1980년 <바람불어 좋은날>을 기점으로 성인 배우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누구보다 성실하고 치열하게 연기하며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오랫동안 대중과 동료 영화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1등급)이 추서됐다.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뜻깊고 각별하다. 무엇보다 생전에 안성기 배우가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제안받았을 당시 자신이 직접 추천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상영된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배우 안성기가 더없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의 작품들이기도 하다. 상영작은 총 6편이다. 먼저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날>(1980)에서 안성기는 중국집 배달부 덕배를 맡아 1980년대 한국 사회의 격변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흔들리고 깨지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 청춘의 초상을 연기했다.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에서는 정처 없이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의 민우로 분해 안성기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웃음기 가득한 표정, 해학이 넘치는 몸짓으로 인간미 있고 자유분방한 인물을 유감없이 그려냈다. 박광수 감독의 데뷔작 <칠수와 만수>(1988)에서는 연좌제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극장 간판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소리치고 기꺼이 제 몸을 던지는 만수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1989)에서는 자신을 천재 영화감독이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삼류 카바레 개그맨인 이종세를 맡았다.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1992)에서는 베트남전쟁 참전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얻은 소설가 한기주를 연기했고, 임권택 감독의 <축제>(1996)에서는 노모의 부고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향하는 작가 이준섭을 맡았다.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주최로 함께한다.
사진 제공 ● 부산국제영화제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