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34개 대학 총장들이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체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과 경기·인천을 동일한 수도권으로 분류하는 현행 지원방식이 지역대학 간 교육여건 격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회장 임경숙 수원대 총장)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경기·인천지역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철우 한국공학대 부총장은 경기지역 사립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가 국공립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발제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공립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508만원인 반면 경기지역 사립대는 1764만원에 그쳤다. 특히 경기남부 사립대는 1313만원으로 국공립대의 52.4% 수준이었다.
경기남부 9개 사립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년보다 0.27% 감소한 반면 국공립대는 3.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유형과 소재지에 따라 학생들이 제공받는 교육여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발제의 핵심이다.
좌장을 맡은 이동현 평택대 총장도 재정지원 불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이 총장은 수도권 대학에 전체 대학 재학생의 42.8%가 재학하고 있지만 정부 재정지원 비중은 14.2%에 그친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학생들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서울 주요 대학의 국가장학생 중 고소득층 비중이 62.7~66.8%인 반면 경기지역 일부 대학은 기초생활수급자부터 소득 3구간까지의 학생 비중이 32.89%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임경숙 협의회장은 정부의 비수도권 대학 육성정책에 공감하면서도 경기·인천지역 대학의 교육여건을 고려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거점국립대 집중 육성에 8855억원이 편성되고, 비수도권 특성화 선도대학 16개교에 850억원 규모의 지원이 추진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지방대학에 대한 지원을 줄여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34개 대학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서울과 경기·인천을 구분하는 별도의 재정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대학 소재지만이 아니라 학생 1인당 교육투자와 실험·실습 여건, 대학의 재정적 취약성 등을 지원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동투자체계를 구축하고, 노후 실험·실습 장비 개선과 디지털 학습환경 확충, 학생 진로지원 등을 위한 예산을 2027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학의 재정여건에 따른 정부지원사업 대응자금 부담 조정과 장학금 지원정책 및 대학 교육여건 개선 재원의 분리도 제안했다. 아울러 교육부와 경인지역 대학 간 정례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올해 말까지 제도 개선방향과 단계별 추진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협의회는 대학 자체의 교육혁신과 재정운영 투명성 제고, 대학 간 교육자원 공유, 교육여건 개선 성과 공개 등 자구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 움직임도 제시됐다. 김준혁 의원은 대학의 소재지보다 학생 1인당 교육투자와 교육여건의 취약성을 고려하도록 고등교육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지역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가 지역대학의 인재 양성에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재정 배분 기준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