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를 놓고 교원단체와 교육부가 정면충돌 직전에 놓여있다. 교원단체는 그동안 계속해서 교원평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고 후진적 교원근무여건과 학교환경을 개선하고 지원하는 데 앞장설 것을 요구해 왔지만 교육부는 “만병통치약으로서의 교원평가”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총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 교원들이 교원평가에 회의적인 것은 교원평가가 교직의 특수성과 학교 현장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은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 집단으로 고도의 자율성을 요구한다. 전문가를 평가하려면 전문가 이상의 전문성과 안목이 요구한다.
그런데 지금 평가권자로 거론되는 학생과 학부모가 과연 교원의 전문영역에 속하는 학교활동, 그 중 수업내용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교원평가에 대한 논의가 이러한 교직사회의 특수성을 배제한 체 진행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또 현실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교원법정정원 확보율이 90%도 안 되는 빠듯한 학교현장에서 수업하기도 벅찬데 평가위원회에 참여하고, 공개수업을 하며 다른 교사의 수업을 평가해야 하는 것은 또 다른 부담에 다름 아니다.
한편 교육부 시안의 내용도 동료교사간 협력적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육권침해는 물론 자율성과 전문성 그리고 그에 따르는 책임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교직사회를 평가기준에 맞춰 계획하고 준비하고 수업하는 타율형 인간으로 변하게 할 우려가 대단히 높다.
교육부는 교원평가제 도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제도의 한계를 고려해 교원의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 강화, 교원임용제도의 개선 그리고 수석교사제를 중심으로 한 교원인사제도의 개편과 교원이 교직생애에 걸쳐 주기적 연수를 할 수 있도록 국가책임 연수제의 확립과 같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