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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11) ‘고기잡는 법’

“벌거벗도 나무에 오르라”고 한뒤

급제하는 길 물어

어느 날 낙방만을 거듭하는 서생하나가 고명한 스승을 물어물어 찾아가 뵙고서 급제하는 길을 정중하게 물었다. 요즈음 같으면 십중팔구 소문나고 값비싼 특별과외를 소개해 주었을 것이다. 이때 스승은 그 길을 가르쳐 주겠는데 반드시 하란대로 해야만 한다는 것을 다졌다.


그리고서 이 서생을 앞세워 동구밖 숲거리로 나갔다. 아람드리 팽나무 아래 이르러서 스승은 서생에게 아랫바지를 벗으라고 했다. 요즈음 같으면 팬티를 입지만 옛날에는 바지만 벗으면 보여서 안될것이 드러나 보이기에 서생이 머뭇거리자 약속을 상기시키며 바지를 벗겼다. 그리고서 나무에 오르라고 했다.


동쪽으로 뻗은 큰가지를 타라하고 다시 갈라진 가지의 동쪽 가지를 타라고 시켰다. 가지가 가늘어 질수록 체중이 가중하여 휘청거리길 심하게 했다. 질린 서생은 더 이상 하란대로 했다가는 가지가 찢기어 낙상할 것만 같았다. 한데도 스승은 계속 가지를 타고 보다 갓쪽으로 나가라고 시켰다. 할 수없이 두손으로 가지를 붙들고 몸체를 늘어뜨린 서생은 더 이상 갓쪽으로 갈 수 없다고 하자 스승은 처음 약속을 다시 상기시켰다.


지나가던 마을 사람이 구경거리 생겼다고 마을에 알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숲거리로 몰려들었다. 처녀들은 수풀속에 숨어서 벌거벗은 하체의 총각을 숨어보았고 강아지도 신나게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뛰놀았다. 갖은 창피를 다 당한 서생은 급제 못하면 못했지 더 이상 스승의 분부를 이행할 수 없다고 여기고 그저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흠뻑 극한 상황에 서생을 적셔두었다가 건져 낸 서생에게 바지를 입히고서 말했다.


“알았는가. 공부란 남이 시켜주는게 아니라 제가 하는 것이다. 하기싫고 어렵고 질력나고 가망없다 하는 것은 네 스스로의 문제이기에 그것을 견디어내고 못하고도 너에게 달린것이다. 네가 붙들고 있던 가지로부터 손을 놓으면 네가 죽듯이 그런 마음으로 공부를 붙들고 놓지 말아야 하며 남들 앞에 벌거벗은 하체처럼 공부에는 염치고 창피고 손가락질이고 남의 눈을 무릅써야하는 것이다.” 크게 깨우친 서생은 땅에 업드려 큰절을 연거푸 하고 돌아섰다.


스스로하는 공부


우리한국의 전통 교육 이념에 공부를 가르치지않고 공부하는 저력이나 방법을 가르쳐 스스로 극복하게 하는 전통이 있었다. 이를테면 여울속에 사는 잡다한 고기들을 얻어지기 이전의 잡다한 지식이라고 하자. 스승은 이 잡다한 고기를 잡아다가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한데 요즈음 선생은 보다 많고 보다 맛있는 고기를 아이들에게 먹여줄수록 좋은선생이 되고있다. 그것이 뱃속에 들어가 소화가 됐는지 배탈이 났는지는 차후의 문제요 일단 주입시키고 본다.


기말시험이나 중간시험 진급시험 입학시험 자격시험 그 모두도 이 고기들이 창조할 수 있는 지적 영양으로 흡수 됐는가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고 다양한 고기가 들어가 있는가만 테스트를 한다.


스승은 보다 좋고 많은 고기를 잡아 아이들에게 먹이는 직업이 아닌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그 고기를 잡는가를 가르쳐주는 직업인 것이다. 우리 전통사회에는 그런 좋은 전통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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