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사기를 높이고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수석교사제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는 소리가 높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지난달 23일 하계연수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모든 교사가 교장․교감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수석교사제 도입을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한나라당 교육선진화 특위는 수석교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수석교사제 도입을 국가가 추진해야 할 10대 교육정책 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참여정부 들어 교원 3단체, 전문가, 학부모단체 대표로 구성된 교원인사제도혁신협의회는 1년을 넘게 논란을 벌이다 전교조 외 모두가 수석교사제 도입을 지지했음에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0년 전인 95년 수석교사제 도입을 추진했던 교육부는 당시 재정경제원에 의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관련 예산이 비토된 후 손을 놓고 있다.
교육부는 수석교사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주로 시행 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대학의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처럼 일정한 교단 경력과 연수․연구 실적을 쌓으면 교사, 선임교사, 수석교사로 자격과 보수 상승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교총의 주장대로 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민정부 시절 교육부는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려고 했고, 당시 재정경제원이 반대만 하지 않았더라도 교직사회의 환경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모름지기 성장 욕구는 근무의욕을 높인다. 여타 전문 직업군에서 초․중등 교직생애처럼 20~30여 년 동안 성장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일본은 일찌감치 교사들의 기준학력을 석사학위로 상향하고 자격 갱신 등 성장 욕구를 자극해 전문성 심화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점에 착안해야 한다. 교원평가제 같은 섣부른 교원사기 저하 정책을 버리고, 실효성 있고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수석교사제 도입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