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한국교총의 질의에 대한 회답에서 ‘단위학교 체험활동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차량지원은 청소년활동진흥법에 의거 무방하다’고 밝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처럼 공교육을 응원하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도농교류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의왕시청에 차량지원을 요청했다가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한 초등교사가 교총에 상담을 의뢰하면서 교육계에 화제가 됐다. 만약 이번에 중앙선관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무방하다’는 명쾌한 해석이 아니라 선거법 저촉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어정쩡한 해석을 내렸다면 지방자치단체의 학교 지원은 잔뜩 위축될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가 체험학습 기회의 부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건만 체험학습은 안전사고 위험에다 비용 문제가 발생해 여전히 기피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은 물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말로만 체험학습을 강조하지 말고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부담을 줄여줘야 하고 소요 경비와 편의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그 동안 선심성 논란을 빌미로 청소년 활동 지원을 등한히 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은 마지못해 학교를 지원하는 소극적 자세를 벗고 주민들의 요구를 수렴해 능동적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 나서기 바란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우리나라에서 교육행정 당국의 역량에만 전적으로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고 백지장도 함께 드는 공동체의 정신을 솔선수범한다는 의미도 있다. 차제에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과 공간 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