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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언> 학부모 문제부터 논의하자

최근 정부가 ‘학교 교육력 제고’라는 명분 하에 소위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놓고 교원들을 평가와 함께 퇴출시킬 궁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8월 15일자 한국교육신문을 보니 교육인의 한사람으로서 화를 참을 수 없어 펜을 들었다.

학부모들이 “폭력 교사도 부적격 퇴출교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둥, 신체에 문제가 있는 교사도 퇴출시켜야 한다는 둥, 또 퇴출 위원회 구성에 학부모가 참여해 부적격 교사를 골라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니 이는 주객이 전도된 교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진정 교육력 제고를 위해 문제 삼아야 할 대상은 학부모다. 지금 각급 학교에서는 일부 학부모들 때문에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이로 인해 교원들의 사기가 날로 침체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 학부모는 거론치 않고, 오히려 그 학부모들이 큰 목소리를 내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으니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안타깝고 허탈할 뿐이다.

교육하면 이스라엘 교육을 손꼽는다. 이유가 뭘까. 수적으로 세계인구의 0.01%밖에 안 되는 유대민족이 교육력 하나로 세계 경제계와 학계는 물론이고, 특히 노벨상의 26%, 그중 과학 분야 노벨상은 60%이상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그 교육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믿는가. 바로 절대적인 교권 때문이다. 정부와 학부모가 교사의 전문성을 믿고, 또 철저히 인정해주고,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형편은 어떤가. 걸핏하면 교육개혁 한다고 평가대상에 올려놓고 흔들더니 이제는 또 몰아내겠다고 학부모와 합세해 으름장을 놓고 있니 무슨 열정으로 교육력을 제고시킬 힘이 생기겠는가 말이다.

최근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교사들이 “학부모들 때문에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교육에 대해서 모르면서도 자기 자녀의 얘기만 듣고 따지듯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 단체, 시민단체와 연계해 집단민원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수업 중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세워 놓고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무슨 사명감과 열정으로 교육력 제고를 위해서 힘쓰겠는가. 특별협의회가 주장하는 대로 문제교사 몇명 퇴출시킨다고 해서 변하는 건 하나도 없다. 1개 시·도, 시·군에서 몇명 있을까 말까 한 문제교사를 추려낸다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교원들의 사기만 땅에 떨어뜨려놓고 아마 언젠가는 또다른 명목으로 교원들을 문제 삼을 것이다.

문제는 학교마다 몇 명 이상 존재하는 문제 학부모다. 나는 힘주어 주장한다. 좀 못난 얘기 같지만 요즘은 학부모가 교장이고, 담임이며, 또 학생이니 그 협의회에서 학부모의 문제를 의논해보자고 말이다. 학교는, 특히 힘없고 여리디 여린 담임교사들은 학부모들을 상대로 어찌할 수가 없다. 맞붙어 함께 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당국에 고발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누가 나서줘야 하나. 바로 정부다. 정부가 나서서 학부모의 의식 수준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 현장에서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무조건 학부모 측만 옹호하지 말고 ‘교육력 제고’라는 큰 목표를 놓고 문제에 접근 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칼잡이, 즉 지도자의 혜안이 필요하다. 결과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 행동을 옮기는 그런 지도자의 혜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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