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11월12일 오후 서울역 광장. 전국 선생님들이 모여, 참여정부의 교육실정을 규탄하고 파탄 교육재정을 살리자고 목청을 높였다. 모쪼록 이 날 교원들의 함성으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편 가르기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교육여건 개선에 매진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지난 2년 반 넘게 참여정부가 교육 분야에서 한 일이 뭔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고 교장임용 제도를 다양화하며 교원평가제를 도입한다고 교육계를 온통 쑤석이기만 했다. 이러는 사이 교육재정은 파탄지경이고 학급당 학생 수 등 각종 교육여건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지금 참여정부는 사학재단을 압박하고 교장을 견제해야 학교가 민주화되고 교원평가제가 모든 교육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 인양 착각하고 있다. 교육 선진화라는 국가적 명제를 마치 손도 안대고 코풀 듯 해결하려 한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기치아래서 교원이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참여정부 들어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참여정부는 인터넷 과외, 방과 후 학교 등 편법에 매달리고 교원평가제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원들의 요구는 한결같다. OECD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교육여건이 OECD 국가 중 꼴지라도 성적은 OECD 우등생이라는 비과학적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여건 지표는 객관적인데 비해 성적 지표는 극히 일부 학생들을 표집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이다. 조기유학 러시, 기러기아빠가 왜 사회 문제가 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교육의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미래 세대의 행복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 기업, 교원, 학부모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교육재정을 확충해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