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절벽 끝에 내몰려 있는 교육재정 위기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한국교총은 이 문제를 올 하반기 최대 쟁점이슈로 삼아 총력 대응하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올 연말까지 3조원의 기채를 통해서만 일선 학교가 겨우 겨우 살림을 꾸려갈 수 있다. 그 심각성에 대해 교육재정 전문가 뿐 아니라 교육부 관료들조차 ‘해방 이후 최대의 시련기’라는 표현을 주저 없이 쓰고 있다.
교총은 지난 9월 말 회장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부청사 앞 시위 농성, 대 언론 보도를 통한 국민 여론 조성, 기획예산처 장관 ‘문제 발언’ 규탄, 서울역 앞 교육자대회 개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면담 등을 통해 쟁점 이슈화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본지 역시 지난 몇 달 동안 시리즈물 연재를 통해 문제점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조금씩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듯 하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는 교총의 주장을 전폭 수용해 얼마 전 청와대에 실상을 보고했고, 총리실이 주관이 돼 교육재정 위기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시·도 교육위원회도 교육재정 특별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으며 서울과 부산 , 경기도 등지에서는 민·관이 참여하는 범국민협의체가 발족하기도 했다.
국회 역시 교육재정 위기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교육재정 위기와 GDP 6% 공약이행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는 교총이 주장하는 교육 인프라 구축 없이는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의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황우여 위원장은 12월 7일,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교총과 공동으로 정책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교총은 이어서 지방 순회 공청회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와 교총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교육재정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아직도 멀었다는 실망감이 없지 않다. 그 동안의 교총 주장에 대해 청와대나 정부·여당은 속 시원한 답변이나 해결 방안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왜곡된 수치를 인용해 ‘교육재정 GDP 6%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예산의 40%를 교육예산에 퍼부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불가하다’는 망언성 발언을 한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교총은 공개 해명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교총은 가일층 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아울러 기획예산처 장관의 발언에 대한 책임규명을 분명히 할 것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