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 논문은 학교장의 자부심이 교사의 조직헌신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학교장의 자부심이야말로 학교교육의 성과를 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은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으로 문제를 처리하며, 그들은 기꺼이 타인을 돕고 그들을 도와주는 타인에 감사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팀을 구성해 구성원들의 재능을 발휘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학교장의 자부심과 교사의 조직헌신도는 상관관계가 있고, 학교장의 역할을 중시해야만 교사는 교장을 신뢰하고 학교에 대한 헌신이 높아질 것이라며, 학교장의 자부심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논점에 동의한다면 작금 벌어지고 있는 각종 ‘교장 흔들기’ 정책은 학교교육을 황폐화 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학교운영위에서 교장을 뽑고, 교사 경력 5년 이상이면 교장 피선거권을 주겠다는 민노당 최순영 의원의 법안에 한 걸음 더 나가 교사 자격이 없는 사람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의 법안, 그리고 국회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부채질이 교원들의 사기를 꺽고 있다. 유력 언론 또한 교직경험이 없더라도 학교를 기업처럼 발전시킬 수 있는 CEO형 교장을 받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자부심이 약한 사람들의 특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폭력적이고 차별적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인 국회의원들이 교장직 흔들기에 나서는 모습에서 바로 이런 현상을 목도하게 돼 씁쓸하다. 정치인들은 섣부른 교원 정책을 쏟아내기에 앞서 그 정책이 진정 교원들의 묵묵한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인지 성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