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교육부는 교원평가 시범실시학교를 선정·발표하면서 수업시수감축과 교원업무경감방안을 동시에 발표하였다. 이어 각 교원단체의 대의원 대회를 목전에 둔 24일 느닷없이 교장초빙공모제를 내년 하반기부터 시범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차 수업시수감축방안을 언급했다. 급조된 교육여건개선 계획의 발표로 교심을 잡고 교원단체에 의한 교원평가 거부명분을 희석시켜보겠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2014년까지 중장기교원수급과 연동해 현재 주당 평균 25.9:20.9:17.7 시간인 초·중·고 교원의 수업시수를 20:18:16시간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향후 9개년 간 매년 6,100명, 총 5만5000명의 교원을 증원한다는 것으로, 행정직의 증원 1만5300명을 포함해 추가예산은 총 1조7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원증원에 대한 정부의 열의만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초중등교육법 등 법률로 정해 놓은 교원배치 기준에 따른 정원도 해마다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교원평가제의 시범실시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장미빛 청사진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교원수급방안은 앞으로 주5일제 수업의 확대로 인한 수업시수와 수업일수의 감축,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 및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추세 등을 이유로 국가정책차원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교원 1인당 학생수나 학교행정인력 확보치가 OECD국가의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교육여건의 열악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이를 교원의 근무부담 해소와 교육경쟁력 기반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교원증원을 정부차원의 계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범정권적 차원에서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교총이 표준수업시수의 법제화를 통해 교원증원을 강행규정으로 하여 중단 없는 추진을 요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