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참나무에 표고종균 배양 내년 재배…年 400만원 수익 기대 "체험학습에 진로지도도 되는 걸요"
`윙~드르르륵' 보기에도 묵직한 버섯드릴을 손에 쥐고 참나무에 구멍을 뚫는 아이들. 수 십 여 개의 구멍마다 표고버섯 종균을 집어넣느라 바쁜 아이들의 모습이 이색적인 학교가 있다. 6학급에 학생수가 100명인 대전 대덕구 소재 장동초등교(교장 김광웅). 요즘 이 학교 학생들은 표고버섯 종균을 배양하느라 고사리 손을 쉴 틈이 없다. 4월 중순까지는 참나무 구멍에 종균을 다 넣어야 균사의 활착이 잘 돼 좋은 표고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과후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모두 종균 넣기를 한다. 식균이 끝난 원목을 그늘로 옮겨 차곡차곡 쌓은 다음 거적으로 덮는 것도 아이들은 잊지 않는다. "앞으로 한 달은 그렇게 둬야 나무에 균이 잘 붙는대요" 톱밥 묻은 손을 터는 은애(13)는 자못 기대가 되는 모양이다. 초·중등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표고버섯 재배교육을 해봐야겠다는 기발한(?) 생각은 김상철 교감으로부터 나왔다. 충남 공주의 한 농가 출신인 그는 이미 표고 재배 경험이 있던 터였다. 김교감은 "산골 학교의 특수성을 살려 아이들이 직접 버섯 생육과정을 탐구하고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이 같은 체험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성취감과 자신감을 주고 조기 진로지도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표고 재배에 필요한 참나무는 학부모들의 협조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절반이 군인자녀여서 인근 군부대로부터 참나무 230토막(트럭 한 대분)을 지원 받아 학생 1인당 2목씩을 배정했다. 학생들은 각자의 표고목에 명찰을 달아 계속 관찰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아직 버섯이 나올 때가 아닌데도 매일 표고목 근처를 기웃거린다. 김종혁(13)군은 "통나무에서 버섯이 나온다니 믿기지 않지만 앞으로 표고목을 잘 세우고 수분 관리를 해주면 가을에는 제 버섯을 따게 된대요"라며 즐거운 표정이다. 표고재배는 다른 작물에 비해 잔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은 탐구학습장을 활용해 늘 성장과정을 관찰기록하고 5월 중순부터는 숙성된 표고목을 일으켜 세워 주기적으로 돌려주는 일을 해야 한다. 조기 진로교육 차원에서 시작한 표고버섯 재배를 통해 내년부터는 400여 만원의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들 손으로 올린 만큼 수익금은 전액 특기·적성 교육비로 되돌려 줄 계획이다. 체험학습을 통해 진로지도도 하고 학교운영비도 벌 수 있으니 일석삼조(一石三鳥)인 셈이다. 장동초는 표고 재배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광웅 교장은 "아이들과 학교 주변 유휴지에 옥수수씨를 파종해 오는 7월이면 수확을 하게 되고 5월부터는 학교 연못에서 아이들이 직접 참게 양식을 해보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철 chosc1@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