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교육부가 논란 끝에 강행했던 교원평가 시범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교원평가를 교육력 제고의 핵심화두라며 시행을 압박했던 언론들은 교육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시범실시결과가 기대수준에 크게 밑돌며 10억 원이라는 국고를 쏟아 붇고도 교단 변화의 조짐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하며 합의도출을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졸속방안을 시간에 쫓겨 시행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지난해 11월17일, 시범실시 학교를 최종 확정발표한 후 속성으로 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관계자회의, 평가자 연수와 평가과정, 결과의 분석 등 빠듯한 후속일정을 불과 1~2개월 내에 진행시킨 것은 사실상 무리였다. 부실한 동료평가의 과정이나 학교와 지역실정을 고려한 평가지표나 항목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육부가 제시한 매뉴얼을 그대로 활용한 것도 평가가 형식적인데 그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초기와 달리 시범운영을 통해 교원평가에 대해 가졌던 교사들의 오해가 해소되었다”는 등 근거나 비교대상의 제시 없이 정책시행의 당위적인 효과들을 지나치게 내세운 것도 경계되어야한다. 이와 관련 교원들이 시범운영의 효과에 대해 평균 이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향후 기대는 평균 이하의 반응을 보였다는 점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교원평가에 대해 교총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전제로 납득할 수 있는 시행방안 도출을 강조해 왔다. 교육부는 3월, 2차 시범실시에 들어간다고 한다. 차수를 거듭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1차와 다른 형식이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시범실시의 진행과정과 결과의 분석에 있어서도 정보를 독점하여 일방적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관주도 방식은 고쳐져야 한다. 교원평가 시범실시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단을 위해 교원단체의 참여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