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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너무 철저한 급식교육


어린 꼬마들과 지내다 보니 늙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동심으로 30년 이상을 지내온 것 같다.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귀엽고 똘똘하고 사랑스럽기는 똑같다. 다만 시대가 변하면서 전에는 선생님 말씀에 대꾸를 하기는커녕 앞에 서는 것조차 어려워했는데 요즈음 아이들은 너무 당돌해 교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러분, 낯선 사람이 먹을 것 사주면서 어디로 가자고 하면 절대로 따라가서는 안돼요.”
말이 끝나자마자 “선생님, 억지로 끌고 가면 어떻게 해요?” “전화도 없고 옆에 도와줄 사람도 없으면 어떻게 해요?” 하는 질문이 이어져 나를 당황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2학년 어느 반에서 있었던 실화를 소개한다. 평소 급식지도를 철저히 하던 그 학급 담임선생님은 음식을 남겨 버리는 아이들에게 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하고 밥을 남기지 않도록 지도했다고 한다.

며칠 후, 담임교사가 학년 초 바쁜 격무 때문인지 몸이 아프고 기운도 없어서 식욕까지 떨어져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한두 숟가락 뜨다 잔반통에 버리려고 할 때였다. 아이 한명이 얼른 다가와서 식판을 잡더란다.

‘내가 기운이 없어 보이니까 잔반통에 버리는 것을 도와주려나보다’ 생각하며 자리에 앉는데 그 아이는 식판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얘, 식판을 들고 어디로 가니?”
“이 식판 가지고 교장선생님께 보여 드리려고요.”
“왜?”
“선생님이 쌀은 귀중하니까 절대로 남겨서는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 선생님도 밥을 남겨서 버리려고 했으니까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리려고요.”

담임선생님은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단다. ‘내가 급식교육을 너무 잘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순간 아픈 몸도 모르는 아이가 야속해 눈시울까지 뜨거워졌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의 자유분방함은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유별난 제자 때문에 우리 교사들은 가끔 현장에서 황당함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개성이 강한 자제들이기에 우리나라의 미래도 독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에 오늘도 즐겁게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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