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의 한 보고서가 “향후 5년간 초등교원을 신규채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자, 교육부는 “이 보고서 내용이 ‘2006~2020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의 소요 교원 수 추정과 차이가 있다”며 “2010년까지 매년 일정 규모의 초등교원 신규증원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누구 말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교원임용시험을 코앞에 둔 교․사대생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런가 하면 국감자료에서는 초중고 평균 교원법정정원율이 97년 92%에서 올 89.7%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전국적으로 교원 3만 6000명이 부족하고, 고교의 88.5%가 학급당 35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원들의 주당 수업시수가 97년 대비 초등은 0.1시간, 중학 1.3시간, 고교는 2.4시간이나 늘어났다. 더욱이 내년 일반고 교육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본지 보도(10월16일자)는 충격적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올 보다 부산은 6명, 인천은 4명, 서울은 3명, 경기는 2~4명이나 늘어난다. 이런 추세가 향후 3년간 이어질 전망인데 아직 교육부는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드러난 통계로만 보면 초등 여건이 중등보다 양호한 듯하나, 초등교원들 역시 최근 몇 년 새 교과전담 교사비율 감소에 따른 고학년 수업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교원법정 정원 문제를 제기한 최재성 의원은 “과밀학급 문제해결을 위한 교원수요가 저출산에 따른 장기적 학생 수 감소와 교육재정 논란에 밀려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 정부는 7.20 교육여건 개선 사업을 벌이며 학급당 학생 수 35명 선에 맞추느라 특별교실을 일반교실화 하고 교실을 반으로 쪼개는 등 다소 무리하게 추진해 빈축을 산 반면, 참여정부는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자연감소에 기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교육여건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이 악화일로다. 이러고도 정부와 정치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교육공약으로 ‘교육선진국 건설’을 내세울 염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