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1일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을 발의하였다. 2005년 12월 정부·여당이 사립학교법을 파행적으로 통과시킨 지 1년 여 만이며, 7월 개정법 시행일로 부터는 5개월만의 일이다. 그동안 개정 사립학교법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갈등이 있었는지는 부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열린우리당이 그동안의 교육계와 종교계의 강력한 재개정 요구, 법학자들 사이에서의 위헌적 요소에 대한 심각한 우려, 청와대의 재개정 검토 필요성 시사 등등 일련의 상황 속에서도 재개정 불가 방침만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던 사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나, 재개정안을 전향적으로 들고 나왔다는 사실만은 일단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재개정안 발의가 결코 곱게만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재개정안이 사립학교법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사학에 대한 부정적 시각 그리고 사립학교법을 통해 사학을 규제하고 통제하여야 한다는 시각으로 점철되어 있는 편향된 가치관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먼저, 이번 재개정안이 발의된 시점이 재개정 논의를 일으킨 의도의 순수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정부·여당의 상황이, 그동안 개정 사학법 위헌소송에 소극적이던 헌법재판소가 드디어 14일 공개 변론을 열기로 발표하였다는 정황이 그러하다. 또한, 재개정안의 내용도 핵심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는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개정법 중 위헌지적을 가장 강하게 받고 있는 몇몇 조항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도 그러하다.
이러한 일련의 정황은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재개정안이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작금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함도 아니며, 우리나라 교육의 앞날에 대한 깊은 고민 속에서 도출된 것도 아님을 반증해준다. 즉, 이번 재개정안은 헌법재판소에서의 위헌판결을 피하기 위한 면책용임과 동시에 불리한 정국 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결자해지라고 했다.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현재의 사회적 갈등 상황을 열린우리당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풀어주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