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교육과정의 사소한 변화도 학교 현장에서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육계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국가 교육과정 개정에 큰 관심을 갖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공청회를 통해 발표한 교육과정 개정안은 제7차 교육과정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고민한 흔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
첫째, 고등학교 선택 과목군을 세분화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무관한 교과목을 강제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은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 교육에서 전인교육을 위하여 경쟁력이 약한 교과목을 필수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대학 입시를 목전에 두고 필요한 실력을 집중적으로 길러야 할 시점에서 자신의 진로와 무관한 과목들을 학생들에게 강제 이수하게 하는 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둘째, 교육과정 편제표의 수업시수를 미래 지향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 교육과정 편제표가 주6일 수업을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월2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할 경우를 대비한 수업 시수 감축 운영 지침이 추가되어 있다. 우리 학교에서 이미 월2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과거 지향적 편제표 제시방식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여러 이유로 주5일 수업제를 기준으로 편제표를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현재 시행 중인 월2회 주5일제 수업을 기준으로 편제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사회 교과를 역사와 사회로 분리하는 방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역사, 지리, 일반사회를 사회로 통합하여 제시하거나 이들 세 과목을 모두 분리하여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따라서 세 과목을 모두 통합하거나 모두 분리하는 방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각 교과 관련 단체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 못지않게 여러 과목을 동시에 학습해야 하는 학생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과정의 변화를 시도할 때 그 변화가 가져올 파급 효과를 전 방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으로 우리 학교 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