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기에 더 어렵고 힘들었지만 성공적으로 교직생활을 해 온 서울대치초등교 김수연 교장(59). 교육부가 다음달 배포할 '여교원 체험수기' 공모에 선정된 김교장의 '여교원으로서 40년 삶' 이야기를 들었다.
""교사로 주부로 엄마로 사는게 얼마나 힘겨운 지는 여교원이면 누구나 다 절감할 겁니다.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새삼스럽지요"" 가정을 가진 여교원이면 누구나 1인3역, 4역을 하며 하루하루 발을 동동 구르며 산다. 모처럼의 회식자리도 아이 때문에 혹은 집안 대소사 때문에 참석하기 힘들다. 이래저래 학교에 눈치보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김교장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가장 힘들었지요. 내 자식도 제대로 건사 못하면서 남의 자식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갈등도 많았구요"" 김교장은 이런 갈등을 '부지런히, 열심히 공부하며 살기'를 통해 극복했다. 아침 5시면 일어나 집안 일을 마치고 학교에 출근했다. 여교사들은 지각이 잦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저녁에는 자기발전을 위해 공부를 계속했다.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을 거쳐 미 켄싱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89년 명지대학교에 출강하면서부터는 책을 쓰기 시작, ""학교행사 운영의 실제""(90), ""성의 이해""(97), ""성과 행복""(2000) 등을 출간했다. ""일을 타고났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첫 교장 발령지인 옥수초등교에서도 병설유치원장을 겸임하며 유아원을 만들었지요"" 유아원·유치원·초등학교와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까지 운영, 여교사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속칭 '달동네 학교'의 열악한 시설을 보수하고자 교육청은 물론 구청으로도 직접 뛰어다녔다. 구청 공공근로 지원을 받아 학교 앞길을 닦고 돌부리를 캐내고 페인트, 유리창 청소까지 학교환경을 정리했다. ""초등의 80%가 여교원이지만 앞장서 교직단체 활동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여교원의 권익을 위해 구교련 회장을 해보겠다고 나섰지요"" 지난 6월 강남구교련회장에 선출된 김교장은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일이 설득, 대치초등교의 모든 교원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교총의 활동을 알리고 구교련 회원 배가를 위해 9월중 강남구교련 홈페이지도 개설할 예정이다. ""여교사들이 너무 '생활인'으로 사는데 급급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루살이에 지쳐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거지요.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직업인으로서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저는 항상 10년후를 생각하고 도전하며 살아왔습니다. 목표가 있을 때 사람은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서혜정 hjkara@kft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