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정치행보가 바빠졌다.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당내 경선체제에 돌입했고 민주당과 중도개혁신당의 통합, 열린우리당 인사들의 연쇄탈당, 범여권후보의 탐색 등 분주한 정치일정과 논의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유력후보를 중심으로 교육에 대한 비전과 비공식적인 공약이 간헐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들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발언을 보면 진지한 고민의 흔적을 엿보기 어렵다. 획일적인 평등주의에 사로잡힌 교육현실을 바꾸어 놓을 방도가 보이질 않는다.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유를 분석해보면, 성과의 장기성으로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 수 없는 교육의 내재적 속성이나, 자칫 이념대립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는 교육문제에 대한 의도적인 기피, 마지막으로 교육에 대한 식견이나 관심의 부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여 진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대선국면에서 공식 공약발표기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저버릴 수는 없다.
교총 교육정책연구소는 20일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사회 양극화의 해법으로 교육 투자 확대가 세계적 담론이 되고 있다. 교육대통령을 자임하건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건 교육 문제는 어느 후보도 피해 갈 수 없다. 교육정책의 안정적인 추진과 국가 핵심의제화를 위한 초정권적 ‘국가교육정책위원회’의 설치, 선진 교육여건의 조성을 위한 교육재정의 확충, 보통․고등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시스템의 혁신, 교육기회의 확대와 교육복지 실현,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인사․보수제도의 개선과 교육활동보호 등에 걸쳐 국가 정책의 방향성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열한 국제경쟁체제에서 교육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와 변화 없이 내일의 국가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상품을 찍어내듯이 인력을 배출하는 과거 산업시대의 학교교육 방식으로는 국제경쟁사회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미래학자 앨빈토플러의 일갈을 실천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