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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테라로사’로 쓰는 나라는 없다

고교 지리교과서 사용된 지형 용어 재검토

지리 교과서에 사용되고 있는 지형관련 용거 중 현재 사용되지 않거나 문자적 의미로 인해 가질 수 있는 선입견 때문에 잘못이해될 우려가 있는 것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의한 강원대 교수가 최근 교육과정평가연구를 통해 발표한 논문 ‘한국지리교과서에 사용되고 있는 지형관련 용어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대표적 지형관련 용어의 문제점과 이 교수가 제안하는 대안을 살펴봤다.

동해는 이수해안? … 단순분류 적합지 않아
이수해안(離水海岸), 침수해안(沈水海岸)=교과서는 오랫동안 존슨의 해안 분류 방법에 따라 동해안을 이수해안, 서해안을 침수해안이라고 기술해 왔다. 그러나 단순히 해안의 형태만으로 동해안을 이수해안, 서해안을 침수해안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침수해안과 이수해안이라는 개념은 해수면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고 막연히 믿던 20세기 초에 정립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다. 현재의 해안 중에는 단순한 형태의 것은 적고, 대부분의 해안이 제4기의 해수면승강운동으로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

테라로사 대신 ‘적색토’ 바람직
테라로사(terra rossa)=테라로사라는 용어는 고교 8종의 지리교과서 중 6종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어디서도 테라로사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오늘날 테라로사는 적색의 점토가 제자리에서 토양생성작용을 받아 A, B, C 등의 토층을 갖는 성숙토양으로 테라로사의 모재는 석회암에만 한정되지 않고 화강암 현무암 뢰스 단구퇴적물 등 비석회질 모재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교과서에서도 석회암 풍화토를 테라로사라는 용어 대신 적색토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삼각주는 삼각형?… ‘하구퇴적지’로
삼각주(三角洲)=고교 지리 교과서 8종중 7종에서 삼각주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삼각주의 형태를 평면적으로 보면 나일강 삼각주 같은 원호상 삼각주. 이탈리아 티베르강의 첨각상 삼각주, 미국 미시시피강의 조족상 삼각주, 한국 낙동강의 만입상 삼각주 등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삼각주를 삼각형의 퇴적지형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다. 삼각주라는 용어는 지형의 본 모습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한다. 이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하구퇴적지(河口堆積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동시에 형태적 특징을 나타내는 용어를 병기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평탄치 않은 평탄면… ‘고위저기복면’으로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교과서 8종 모두에 사용되고 있다. 고위평탄면은 오랫동안 침식작용을 받아 평탄화된 면이 지반의 융기로 인해 높은 고도에 위치하게 된 지형을 가리키는 용어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지형을 기복이 거의 없어 운동장처럼 평탄한 지형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용어의 문자적 의미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위평탄면보다 고위저기복면(高位低起伏面)이라는 용어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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